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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그의 이름에서 "에이스"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이 이제는 낯설 수도 있다.
2009년, 배영수는 7.26의 방어율로 1승 12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 전해인 2008년도 4.55의 방어율로 역시나 에이스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그럼에도 배영수라는 이름은 대다수 삼성 라이온즈 팬에서 배영수 라는 이름은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 이유는 그가 삼성이 가져 본 첫번째 "포스트 시즌용 에이스" 라는 점에서 기인할 것이다. 2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화려한 조연에 만족했던 삼성, 항상 우승권에 머물면서 우승을 못했던 삼성에게 챔피언의 타이틀을 가져다준 선수, 그가 바로 배영수이다.
*참고
배영수 포스트시즌 통산기록
23경기, 10선발 84.1이닝 방어율 2.67(부분 3위) WHIP 1.01
배영수 한국시리즈 통산기록
17경기, 6선발 58이닝 방어율 2.33 WHIP 0.88
*WHIP은 이닝당 출루허용률로, 이 투수가 얼마나 강력한지(dominant)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이다. 1.2이하이면 최고 수준의 선발투수로 친다. 0.88의 WHIP은 경이적인 수준이며, 배영수가 한국시리즈에서 매우 강력했음을 보여준다.
#1. V0, 비운의 에이스
삼성이 가졌던 역대 에이스 계보는 이선희 - 김시진 - 배영수로 이어진다.
이선희와 김시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비운의 스타"라는 꼬리표가 그것이다.
이선희는 아마시절 최고의 투수였다. 그러나 그는 원년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 투아웃에서 드라마같은 역전 만루홈런의... 조연이 되어야 했다.
그렇게 삼성은 시리즈에서 패했고, 지긋지긋한 "화려한 조연"의 서막을 열었다.
항상 우승후보로 꼽히면서, 정작 우승은 못하는....
김시진. 그도 위대한 투수였다.
데뷔 5시즌동안 평균 220이닝을 던지며 20승. 프로야구 사상 첫 통산 100승.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위대한'이 아닌, '비운의' 스타.
그는 84년 한국시리즈에서 2패를 떠안았고, 전설같은 최동원의 한국시리즈 4승의 조연이 되어야 했다.
#2. 배영수
배영수, 하면 떠오르는 경기?
열이면 아홉은 2004년 한국시리즈 4차전을 떠올릴 것이다.
10이닝 노히트 노런. 이날 배영수는 완벽했다.
시속 150km/h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포심,
최고구속 141km/h을 기록한 고속 슬라이더.
구석구석 파고드는 제구.
10이닝, 투구수 116개, 11탈삼진. 피안타0, 사사구1.
노히터. 그것도 10이닝 노히터.
이 경기로 배영수라는 이름은 각인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영수 라고 쓰고, 에이스 라고 읽게 된 것은.
2006년 한국시리즈였다. 배영수는 한국시리즈직전 통증을 느꼈다.
정밀 진단을 해보니, 팔꿈치 뼈가 박살이 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상식적으로 포기해야 되는 상황. 하지만 배영수는 팀을 위해 진통제를 먹으며 등판했고,
결국 팀은 우승했다.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 배영수의 성적은...
2승 1세이브.(1차전, 4차전 승리, 3차전 SV)
팀에게 우승을 선물한 배영수는 웃으며 수술을 하러 떠났다.
토미 존 서저리 수술.
안쓰는 왼팔의 인대를 떼어내
피칭에 필요한 오른팔에 붙이는 수술이다.
십년이상 쓴 헌(?)인대를 싱싱한 새 인대로 가는 수술.
성공하면 구속증가의 효과를 볼수는 수술.
하지만 배영수의 상태를 본 집도의는 경악했다.
"이런 상태로 공을 던지는게 가능했는가??"
팔꿈치가 끊어졌다 봐도 무방할 정도로 닳아 있었다 한다.
이런 팔꿈치로 배영수는 삼성에게 우승을 선물했던 것이다.
일반적인 투수들에 비해 실패할 확률이 3배 정도 된다고 우려하며 들어간 수술, 다행이도 수술 자체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배영수는 2007시즌을 통채로 쉬었다.
많은 기대와 함께 시작된
2008년, 배영수는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토미존 이후 첫해는 활약이 미미한 경우가 많아,
2009년이야말로 배영수 부활의 첫해가 되리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2008년보다 참담한 성적. 1승 12패 7점대의 방어율.
말도 안되는 성적이고, 다른 선수가 이런 피칭을 한다면 아마도 엄청나게 욕을 먹을 것이다. 저런 투수를 왜 기용하느냐며, 감독에게까지 불똥이 튀었을 것이다.
하지만 배영수는 배영수라는 이름 석자만으로 삼성팬들로 하여금 비난할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배영수가 홈런을 맞으면, 화가 나기보다는 슬퍼진다. 배영수가 이렇게 된 건, 팀을 위해 던지다가 이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배영수의 팔꿈치와 2006년 우승을 바꾼것이기 때문에 비난할 수 없다.
배영수가 아무리 높은 방어율을 기록해도.
배영수가 아무리 많은 패전을 기록해도.
배영수가 아무리 많은 경기를 말아먹어도
삼성팬은 배영수를 욕할 수 없다.
배영수이기 때문에
2010년, 배영수의 힘찬 날갯짓을 기대해 본다.
아울러 한가지 알아야 할 사실은, 배영수가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지금처럼 재활에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는 이상, 삼성팬들은 그가 어떤 성적을 내든 응원할 것이고, 그의 이름 석자는 삼성의 레전드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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