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시민〉속 한 장면변호사가 어떤 설명을 하더라도 자신의 아내와 딸아이를 죽은 강간살인범과 타협한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그 남편의 굳은 결심.㈜데이지 엔터테인먼트
지난 21일 월요일 날, 1년 만에 만난 후배 전도사와 함께 밥도 먹고〈모범시민〉이란 영화도 봤습니다. 제라드 버틀러가 주연한 그 영화는 법과 폭력을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2인 1조로 된 강도가 한 남편을 폭행하고 테이프로 입과 팔과 발목을 묶은 채, 그 아내를 성폭행한 후 곧장 죽이고, 딸아이까지도 살해하는 극악무도한 범행을 저지릅니다. 그 남편은 그 광경을 바라만 볼 뿐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 사건 변호를 맡았던 담당 변호사는 죄수 한 사람은 사형언도를 받고, 또 다른 죄수는 무죄로 풀려나는데 합의를 하게 됩니다. 전혀 그 상황을 모르고 있던 그 남편은 왜 그렇게 사건이 판결났는지 변호사에게 의문을 던집니다. 자신은 그 사건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목격자요, 법 의학팀에서 제시한 증거 자료도 충분한데 왜 하필 한 명이 석방되는지 항의를 한 것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살인 강간범과 그 변호사 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그 남편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나는 어느 날, 그 법정에서 풀려나 자유롭게 살던 그 살인 강간범을 톱으로 켜서 죽입니다. 그는 그 현장을 녹화 테이프에 담고, 곧장 그 변호사가 낳은 딸에게 보냅니다. 그 딸은 끔찍한 그 영상물을 보는 동안 기겁을 하게 됩니다. 그 사이 그 살인 강간범을 톱으로 켜서 죽인 사람은 다름 아닌 그 남편이었음이 밝혀지고, 곧장 감옥에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그날부터 벌어집니다. 그 감옥 속에 들어간 그는 그 순간부터 그 변호사와 관련된 주요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합니다. 철저한 복수극을 펼친 것입니다. 마치 감옥 속에 들어오기 전부터 돈으로 여러 하수인들을 사서 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만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모든 복수는 그가 직접 자행한 일들이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그는 그 감옥과 연결할 수 있는 땅굴을 파 두었고, 모든 폭탄과 총기와 같은 무기류들을 그 땅굴에 배치해 놓았고, 그 때문에 틈나는 대로 그 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직접 보복을 감행해 왔던 것입니다. 그로 인해 완전한 복수로 그 끝을 장식할 것만 같았지만, 그는 자신이 터트리려 준비한 폭탄에 자신이 터져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모범시민〉속 한 장면2변호사 밑에서 변호사를 돕던 부하 여직원. 그녀가 상관인 변호사에게 승소율을 높이기 보다 고상한 이유에 더 매달릴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런 부하직원 어디 있을까?㈜데이지 엔터테인먼트
"사건의 승소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보다, 고상한 이유에 더 집중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변호사를 돕던 여직원이 그 변호사에게 던진 말입니다. 10년 전 그 남편의 사건을 더 신중하고 깊이 있게 조사하고 변호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끔찍한 복수극이 펼쳐지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나 자신도 그 변호사에게 분노했고, 감옥 속에서 복수극을 펼친 그 남편에게 어느 정도 동정심이 일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나 자신도 그 변호사가 품은 욕망과 성공을 위해 바른 분별력을 상실해 오지 않았던가 하는 점입니다. 이른바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내가 맡고 있는 교회성장이라는 측면에 맞추어 모든 것을 합리화하지 않았던가 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모든 고상한 이유, 숭고한 뜻은 제쳐 놓고 오직 성공에만 내 시선을 쏟아 온 것을 뉘우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들이 우리정부라고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려는 4대강 정비사업이 그 대표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정부는 우리나라 자연과 미래세대를 내다보는 숭고한 뜻은 제쳐 놓고 오직 단기적인 성장 동력에만 안달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진정한 일자리 창출이나 부를 일구는 성장 동력도 아닌 게 분명합니다. 오로지 큰 사업성과를 일궈냈다는 쇼맨십에만 치중하려 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도 처음 계획한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보고되고 있는 마당에 훗날 또 얼마만큼의 비용이 추가될지, 하자보수공사비용은 또 어디에서 마련할지 막막할 듯 합니다. 굳이 천문학적인 나라 빚을 떠안으면서까지 단기적인 성과율을 과시하는데 집중해야 되는 것인지, 모두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2009년 한 해 동안 여러분들이 지닌 시선은 어떠했습니까?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공의롭고 냉정하게 판단해 왔던가요? 그 일이 여러분 자신과 결부된 일이었을 때에도 진지하고 냉엄하게 분별해 왔던가요? 그런 부분이 희미했다면 2009년을 마감해 가는 이 시간에 정리해 봤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밝아오는 2010년에는 나의 성과율을 떠나 언제나 숭고한 이유를 더 먼저 생각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