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하를 내세워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강원 FC 누리집(www.gangwon-fc.com) 첫 화면.
강원 FC
2009 K-리그 초반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물은 단연 강원 FC의 골잡이 윤준하다. 그는 7라운드 광주 상무와의 방문 경기(4월 26일)에도 김영후와의 단짝 호흡을 자랑하며 골(31분)을 터뜨렸다. 김명중(광주)·정성훈(부산)·최태욱(전북)과 함께 득점 순위 상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었다(비록 경기는 1-3로 역전패 했다).
컵 대회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모두 여덟 번 K-리그를 경험하며 윤준하는 세 차례를 선발로 나왔고 다섯 차례를 옆줄 밖에서 기다리다가 나중에 들어갔다. 그가 처음부터 뛴 경기는 1승 2패(1득점)의 결과가 나왔고 나중에 들어간 경기는 2승 2무 1패(3득점 1도움)의 결과가 나왔다.
이 수치로만 봤을 때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나중에 들어간 윤준하의 활약를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실로 놀랍다. 팀도 그렇고 자신에게도 잊을 수 없었던 2009 K-리그 첫 경험(3월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안방 경기 결승골부터 시작하여 세 경기 연속골(3월 14일 vs FC 서울, 86분 결승골 / 3월 21일 vs 부산, 90+1분 동점골)의 통렬한 주인공이 되었다.
아울러 최순호 감독은 윤준하 말고도 '교체 신공'이라 일컬을 정도로 옆줄 밖 대기 선수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지난 22일 저녁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09 K-리그 컵 대회 A조 대전 시티즌과의 안방 경기(3-0 승)에서 최순호 감독은 후반전 세 차례의 선수 교체(57분→정경호, 77분→박종진, 85분→권순형)를 이용하여 두 골(78분-득점 정경호,도움 박종진 / 86분-득점 정경호,도움-권순형)이나 더 보태는 놀라운 예지 능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점점 무서워지는 '후보 선수'들교체 선수가 나중에 들어와 골을 터뜨린 기록(2009년 기준)만 놓고 봐도 흥미로운 통계 자료가 만들어진다. 7라운드가 끝난 지금까지 정규리그 49경기가 열렸고 118골(경기당 2.41골)이 나왔는데 이 중에서 '18개'가 교체 선수에 의한 득점(전체 득점 대비 15.25%)이었다. 이에 비해 컵 대회에서는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40골(경기당 2.67골)이 나왔는데 바꿔 들어온 선수가 터뜨린 골은 단 4골(전체 득점 대비 10%)에 그쳤다.
앞서 언급한 강원 FC의 윤준하(3득점)가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려 '슈퍼 서브'로서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고 같은 팀의 정경호는 한 경기(4월 22일 vs 대전)에서 두 골이나 터뜨리는 유일한 기록을 남겼다.
컵 대회를 포함하여 바꿔 들여보낸 선수들이 터뜨린 22개의 골 가운데 강원 FC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두 선수에 집중되어 있지만 이들이 터뜨린 '다섯 골'은 아예 하나도 없는 '포항, 울산'에 비하면 엄청난 것이다.
이밖에도 나중에 들어가서 통산 두 골을 터뜨린 선수가 또 있었는데 경남 FC 골잡이 인디오가 그 주인공이다. 그의 골은 두 경기 모두 특이하게 똑같은 시간(66분)에 터졌다. 상대 수비수들이 정말로 주의해야 할 시간대가 된 셈이다.
라운드로도 큰 편차를 보였는데 공교롭게도 3월 7일과 8일 이틀간에 걸쳐 벌어진 정규리그 첫 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교체 선수의 골(6득점)이 나왔고, 가장 최근에 열린 7라운드(4월 25~26일)에서는 일곱 경기 중 다섯 경기에서 각각 한 골씩 터져서 옆줄 밖의 그들이 얼마나 이를 악물고 준비했는가를 말해주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경기 전 몸 풀기 과정부터 후보 문지기 한 명을 포함한 여섯 명의 대기 선수들은 이른바 '베스트 일레븐'과 분리되어 움직인다. 운동장 한쪽 구석에 둥글게 서서 원 터치 패스 연습이나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슛 연습도 베스트 일레븐이 준비 운동을 다 끝내고 들어간 뒤 잠깐이나마 가능한 일이다.
옆줄 밖 그들의 움직임이 정말로 주목을 받을 때는 관중석이 어수선해지는 하프 타임이다. 감독의 호출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충분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 피지컬 코치의 지시로 본격적으로 땀을 흘린다. 후반전 시작 후 그들은 신고 있는 축구화 끈을 더욱 동여맨다. 그리고 관중들의 관심이 거의 미치지 않는 구석으로 가서 기약 없는 기다림과 몸 풀기를 반복한다.
긴 기다림 끝에 그라운드에 들어가도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눈에 띠는 활약을 해야 비로소 '슈퍼 서브'란 수식어를 얻는다.
그 여섯 명 중에 분명히 세 명은 운동장으로 들어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허탈한 기다림의 시간을 끝내야 한다. 본 운동은 시작도 못해 보고 100분이 훨씬 넘는 시간을 준비 운동만 한 것이다. 이렇게 세 번째 교체 선수로도 자신이 지목이 되지 않으면 곧바로 벤치로 돌아와 엉덩이를 더욱 깊숙하게 들이밀며 앉는다.
관중석에서 이들의 허탈함을 멀리서나마 느끼며 황지우님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을 떠올린다.
'……너였다가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다시 문이 닫힌다…….'
※ 2009 K-리그(정규리그) 교체 선수 득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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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7 수원 2-3 포항(90분,수원 조용태) 2009. 3. 7 전남 1-6 FC 서울(90분,전남 이천수 / 61분,FC서울 이승렬) 2009. 3. 8 강원 1-0 제주(28분,강원 윤준하) 2009. 3. 8 경남 1-1 전북(66분,경남 인디오 / 84분,전북 임상협) 2009. 3. 14 FC서울 1-2 강원(86분,강원 윤준하) 2009. 3. 15 포항 1-1 경남(66분,경남 인디오) 2009. 3. 21 강원 1-1 부산(90+1분,강원 윤준하) 2009. 3. 22 경남 1-대전(80분,대전 한재웅) 2009. 4. 4 부산 2-3 광주(79분,광주 강진규) 2009. 4. 5 제주 1-1 경남(33분,제주 심영성) 2009. 4. 12 대구 2-1 제주(83분,대구 방대종) 2009. 4. 25 부산 1-0 대구(65분,부산 호물로) 2009. 4. 26 수원 1-4 전남(77분,수원 김대의) 2009. 4. 26 성남 2-0 제주(79분,성남 라돈치치) 2009. 4. 26 울산 1-2 FC 서울(82분,FC서울 데얀) 2009. 4. 26 경남 0-2 인천(83분,인천 강수일)
※ 2009 K-리그 컵대회 교체 선수 득점 기록
2009. 3. 25 전남 3-2 대구(63분,대구 포포비치) 2009. 4. 8 경남 2-2 전북(71분,전북 이동국) 2009. 4. 22 강원 3-0 대전(78분,86분,강원 정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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