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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벤자민 버튼(BB) VS. 이명박(MB)

시간 거꾸로 돌리는 거, 쉽지요이잉~

09.02.27 13:06최종업데이트09.02.2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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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BB(벤자민 버튼)와 대한민국의 대통령 MB(이명박), 누가 이길까? 영화를 보는 내내 그게 그렇게 궁금할 수가 없었다. 시간을 거꾸로 가게 하는 것, 참 기발한 생각이 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그렇게 의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인정하지도 않는 시대의 역주행이 이뤄지고 있다.

 

한 시계공이 거꾸로 가는 시계를 만든다. 그 시계를 역에 내다 걸면서 동시에 시간을 거꾸로 사는 주인공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 분)이 탄생한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브래드 피트를 80세 노인으로 세상에 태어나게 한다. 남들은 늙어 가는데 그만 점점 젊어 간다. 하지만 이건 다행스럽게도 현실이 아니고 영화 속 이야기다.

 

한 CEO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그가 경제를 살리겠다며 '747경제정책'을 슬로건으로 내다 걸면서 시대는 거꾸로 간다. 이명박 대통령은 태동한 지 1년만에 경제는 물론이려니와 잘나가던 민주주의까지 뒤로 돌려놓는다. 10년을 단 1년만에 뒤로 돌려놓는다. 이건 불행스럽게도 영화가 아니고 현실이다.

 

[영화] 벤자민의 역주행

 

영화의 한 장면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브래드 피트를 80세 노인으로 세상에 태어나게 한다. 남들은 늙어 가는데 그만 점점 젊어 간다. 하지만 이건 다행스럽게도 현실이 아니고 영화 속 이야기다.
영화의 한 장면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브래드 피트를 80세 노인으로 세상에 태어나게 한다. 남들은 늙어 가는데 그만 점점 젊어 간다. 하지만 이건 다행스럽게도 현실이 아니고 영화 속 이야기다.파라마운트 픽쳐스, 워너 브라더스사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말 뉴올리언스의 여름 어느 날, 80세의 외모를 가진 아기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 분)이 태어난다. 어머니는 벤자민의 장래를 남편에게 책임져달라고 당부한 후 죽고 만다. 아들의 장래를 부탁한 이유가 아들이 특별하게 태어났기 때문인데, 아버지는 그 특별한 이유 때문에 아내의 부탁을 들어 줄 수가 없다.

 

이럴 수가. 그렇게도 사랑하는 아내의 당부에 귀를 기울이던 벤자민의 아버지였지만 골룸을 닮은 아들을 보자마자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아내는 이미 죽었으니 자신과의 약속을 증명해 줄 사람도 없다. 아이의 평범하지 않은 늙은 외모는 그만큼 충격적인지라, 벤자민의 아버지는 아이를 놀란 하우스 요양원 현관 앞에 가져다 버리고 만다.

 

놀란 하우스에서 일하는 퀴니도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물이라 믿고 그 아이를 특별한 아이로 키운다. 요양원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친구로 남들과 다른 특별한 삶을 사는 벤자민, 해가 갈수록 자신이 젊어지는 것을 발견한다. 12살이 되어 60대 외형을 가지게 된 벤자민은 어느 날, 할머니를 찾아온 6살짜리 어린이 데이지를 만난다. 그리고 어린 늙은이 벤자민과 특별한 관계로 진전된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F.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0년대에 쓴 단편소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마크 트웨인의 "인간이 80세로 태어나 18세를 향해 늙어간다면 인생은 무한히 행복하리라"라는 말에서 영감을 얻어 충동적으로 쓴 이야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진 것이다. 시간을 역주행하며 살던 벤자민은 행복하지도 않았으며 결국은 사랑도 떠나야 했다.

 

[현실]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

 

<경제> 1년 전 한 평범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국민들은 그의 CEO능력을 기대하며 잔뜩 부푼 꿈을 키웠다. 그도 그럴 것이 후보자 시절 호언장담을 했다. 경제를 살려놓겠다(그때 경제가 죽었었는지는 다른 문제지만)고. 2007년 12월 이명박 후보는 "내년에 주가 3000을 돌파할 수 있고 임기 내에 제대로 하면 5000까지도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다"고 했다.

 

그는 "주가가 저평가된 가장 큰 요인은 정권 때문"이라며 지난 정권 탓을 했고, "정권이 교체되면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다"고 했다. "차기정권은 세계 경제가 어렵더라도 국민이 화합하고 국민이 지도자를 신뢰하면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년에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대통령 후보자의 확신에 찬 말은 국민들을 감동시켰음에 틀림없다.

 

결국 이명박 후보는 당선되었고, 지금 정권 1년을 넘겨가고 있다. 발언 당시 코스피는 1900포인트였고, 지금 코스피는 1050포인트 대다. 모든 경제지표도 하향을 그리고 있다. 코스피 지수만 봐서 다 따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경제가 하향으로 역주행 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의회> 의회민주주의의 상실은 또 어떤가? 여당과 야당은 싸움하라고 국회로 보내진 전사들이 아니다. 그러나 요새 국회의원들을 보면 전쟁을 하는 군인들 같다. 미디어법을 비롯한 야당이 소위 'MB악법'이라고 부르고 있는 법들을 직권상정이라는 방법으로 올리려는 여당, 여기에 맞서 적은 숫자 탓을 하며 강제점거 농성을 하는 야당, 이들은 하루하루를 전투하러 나가는 군인들 같다.

 

새해 벽두부터 김형오 국회의장은 질서 유지권을 발동했다. 지난 달 3일 민노당 박습흡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국회와 국회의원을 경찰의 군화발로 깔아뭉개도 될 만큼 하찮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며 격앙하기까지 했다. 지난 10년 정권에서 보지 못했던,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이전 군인들이 정치할 때나 있었던 일들이 자꾸 입법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권> 인권은 어떤가? 그래도 지난 정권 10년 동안은 소위 데모를 한다고 물대포를 쏴대거나 최루탄을 써야겠다고 국민을 윽박지르진 않았다. 명박산성과 물감 물대포, 용산 참사는 이명박 정권의 인권에 대한 생각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례다.

 

용산참사를 검찰이 한쪽으로 치우쳐 수사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권단체연대회의의 배여진 활동가는 "이번 참사의 원인이 농성자들의 화염병 불꽃 때문이고, 경찰에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검찰의 잠정결론은 왜곡수사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용산참사는 지난 촛불시위부터 일어난 경찰들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진압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났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기준인 유엔 법집행관의 행동강령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승인된 의문사의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준을 지켜 사건을 명확히 조사할 것"을 촉구하였다.

 

연쇄살인사건을 계기로 사형집행에 대한 여론이 불거지자, 지난 13일에는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와, "대한민국 정부가 사형 제도의 사용에서 멀어지고 있는 국제적인 추세에 동참하여 사형 집행을 재개하지 않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어느새 세계인의 눈에도 한국은 인권을 생각해야 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남북관계> 소통부재,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 내에서도 나왔던 단어, '소통부재'가 바로 지금의 남북관계를 적절히 말해 주는 표현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대화가 되던 남북 간의 소통이 지난 10년의 역사였다. 그러나 불과 이명박 정권 1년만에 남과 북은 전혀 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

 

물론 단순이 이명박 정부의 잘못이라고만 밀어붙일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소통부재는 바로 남북관계의 역주행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명박 정부는 강경론자들의 대북 삐라 날리기 행사를 막는 것인지 돕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럴수록 냉각기류는 더욱 심해질 터.

 

그 외에도 교육 분야나 복지 분야, 여성 분야 등 아주 많은 부분에서 10년 전의 모습을 지금의 이명박 정부에서 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벤자민 버튼이 가고 있는 길에 이명박 대통령이 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BB와 현실 속 MB가 시대를 뒤로 돌리며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끝은 어딜까? 둘 중 누가 승자가 될까?

덧붙이는 글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주연/ 파라마운트 픽쳐스, 워너 브라더스사 제작/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급/ 상영시간 166분/ 2009년 2월 12일 개봉

2009.02.27 13:06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주연/ 파라마운트 픽쳐스, 워너 브라더스사 제작/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급/ 상영시간 166분/ 2009년 2월 1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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