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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겨울을 뜨겁게 달군 뉴욕의 '역전승'

추억의 명경기① [NBA] 뉴욕닉스 VS 밀워키 벅스

09.01.31 12:04최종업데이트09.01.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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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캠비(사진 왼쪽)와 레이 알렌 이들은 당시 뉴욕 - 밀워키 '대혈전'의 주인공들이지만 현재는 각기 소속팀을 옮겨서 활약하고 있다.
마커스 캠비(사진 왼쪽)와 레이 알렌이들은 당시 뉴욕 - 밀워키 '대혈전'의 주인공들이지만 현재는 각기 소속팀을 옮겨서 활약하고 있다.nba.com

 

2000년 12월 18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 뉴욕(홈) VS 밀워키(원정)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정통의 강호 뉴욕 닉스는 그 동안 팀을 대표했던 명 센터 '킹콩' 페트릭 유잉을 과감히 트레이드하고 일명 '트리플 테러'라는 흔치않은 독특한 스타일의 농구를 구사하고 있었다.

 

장신 자들이 팀의 주축이 되는 다른 팀들과 달리 라트렐 스프리웰, 앨런 휴스턴, 글랜 라이스로 이어지는 작지만(상대적으로) 슛이 좋고 스피드가 빠른 선수들을 중심으로 시즌을 꾸려나가고 있었던 것. 확실히 이러한 스타일의 뉴욕은 신장 면에서 타 팀들에게 딸리는 지라 수비매치업시 곤혹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시에는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를 공략하며 팬들에게 '눈이 즐거운 농구'를 선사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뉴욕과 달리 밀워키는 글랜 로빈슨과 레이 알렌이라는 한창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젊은 스타들을 선봉으로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을 입증이라도 해주듯 이날 경기 전까지 유타 재즈, LA 레이커스, 토론토 랩터스 등을 연파하며 4연승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었다.

 

▶ 1쿼터 '턴 오버는 많았지만 적극적인 공격으로 메워나간 뉴욕 멤버들'

 

뉴욕은 슈팅 가드인 스프리웰이 게임 리딩을 맡는 모습이었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탓인지 잦은 턴 오버를 양산했다. 이에 반해 밀워키는 샘 카셀이 차분하게 경기를 조율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역시 스프리웰은 스프리웰이었다. 그는 비록 경기 운영은 매끄럽게 진행시켜주지 못했지만 자신이 직접 공격의 일선에 서서 원맨속공을 성공시키는 등 특유의 득점 감각을 보여주었고 더불어 다른 트리플 테러 멤버들인 휴스턴과 라이스마저 터지며 잦은 턴 오버와 공격자 파울로 까먹은 부분을 메워나갔다.

 

반면 밀워키는 턴오버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레이 알렌 정도만이 좋은 슛감각을 보였을 뿐 팀내 제 1공격 옵션을 맡아줘야 할 글랜 로빈슨이 침묵했다. 뉴욕은 라이스의 3점슛이 펑펑 꽂히고 스프리웰이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고 다니며 많은 득점을 올렸다. 턴오버는 잦았으나 대신 높은 공격성공률로 커버가 된 상황이었다.

 

▶ 2쿼터 '에이스 역할을 해주지 못한 밀워키의 로빈슨'

 

1쿼터 반칙을 두 개나 범한 스프리웰이 나오지 않아 밀워키로서는 호재를 맞는 듯 했으나 로빈슨이 이지 슛을 연이어 놓치고 그 과정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테크니컬 파울까지 범하며 역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뉴욕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앨런 휴스턴의 미들 슛과 마커스 캠비의 더블클러치가 터지며 본격적으로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더불어 스프리웰이 다시 투입되자 뉴욕의 다이내믹한 빠른 농구는 제대로 탄력을 받기 시작하고 주전 래리 존슨의 공백을 메우고 있던 커트 토마스의 골 밑 플레이가 밀워키 진영을 연신 괴롭히기 시작한다. 골 밑 동료의 활약에 고무된 듯 마커스 캠비의 플레이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었다.

 

밀워키는 전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파울트러블로 플레이가 위축된 로빈슨을 빼주는게 당연한 듯 보였으나 워낙 득점이 안되다 보니 교체 조차도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뉴욕은 힘을 잃어 가는 밀워키를 여기서 끝장내겠다는 듯 캠비의 골 밑과 한창 물오른 슈팅감각을 오늘 보이고 있는 라이스의 외곽이 조화를 이루며 밀워키 진영을 맹 폭격했다.

 

밀워키는 위기 상황에서도 로빈슨에 지나치게 의존했고 이는 뉴욕의 수비마저도 편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뉴욕의 디펜스는 점점 단단해졌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슛감각이 좋아 보였던 알렌마저도 슛을 난사하며 팀 플레이를 상실한 기색을 보였다.

 

이러한 경기 양상은 그대로 스코어로 이어져 뉴욕은 2쿼터를 60-44 로 크게 앞서며 전반을 마친다. 야투성공률 54%-34% 리바운드 31-15 에서도 볼 수 있는 듯 뉴욕이 공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야투와 리바운드에서 월등한 우세를 보이며 경기를 주도해나간 전반전이었다.

 

▶ 3쿼터 '드디어 시작된 밀워키의 대반격'

 

2쿼터가 뉴욕의 시간이었다면 3쿼터는 밀워키의 시간이었다. 타이트한 디펜스를 중심으로 컨디션이 살아난 로빈슨의 득점 포를 앞세운 밀워키는 트리플 테러가 갑작스러운 부진을 보이는 뉴욕의 진영을 맹 폭격했다. 뉴욕은 2쿼터에서 밀워키가 그랬듯 야투도 갑자기 난조에 빠졌고 밀워키의 두 배가 넘는 턴 오버를 양산했다. 전반 최고의 슛 감각을 보인 라이스는 수비에 막혀 슛찬스 자체가 봉쇄되는 모습이었다.

 

에이스가 살아난 밀워키의 반격은 무서웠다. 로빈슨이 중심을 잡아주자 장신 스윙맨 팀 토마스와 포인트가드 카셀까지 득점에 가세했고 이에 뉴욕 수비진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거기에 룩 롱리가 어설픈 플레이로 골 밑에서 전혀 역할을 못해줌에 따라 밀워키는 손쉬운 속공득점도 차곡차곡 가져갔다.

 

결국 뉴욕은 전반전에서 잔뜩 벌려놓았던 점수 차를 다 까먹고 70 - 68로 2점 차까지 쫓기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뉴욕이 3쿼터에 기록한 점수는 고작 10점. 심상치 않은 기류가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흘렀다.

 

 

▶ 4쿼터 '스트릭랜드, 종료 0.6초 전 기적 같은 3점슛을 성공시키다'

 

뉴욕은 휴스턴이 깨끗한 외곽슛을 성공시키며 깔끔하게 4쿼터의 스타트를 끊었다. 3쿼터에서의 좋지 않은 분위기가 다시금 뉴욕 쪽으로 가는 듯 했다. 하지만 3쿼터에서 달궈진 밀워키의 화력은 4쿼터에서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특히 백업슈터로 나온 린제이 헌터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뉴욕이 휴스턴을 앞세워 슛을 성공시키면, 헌터 역시 맞받아 외곽슛으로 응수했고 토마스 역시 빈 공간으로 잘 파고들며 밀워키의 득점에 가세했다.

 

결국 뉴욕은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고 밀워키는 헌터와 토마스가 연달아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점수를 앞서가기 시작한다. 전반전에서 큰 점수차로 리드해가던 뉴욕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뉴욕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스프리웰은 트레블링을 범했고 휴스턴은 공격자 파울을 저지르는 등 자멸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렇듯 벤치멤버들까지 폭발한 밀워키는 4쿼터 중반쯤 들어가자 92-82로 10여점을 앞서나간다. 그리고 경기는 이대로 끝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공격력이 완전히 실종 된 줄 알았던 뉴욕이 또다시 반격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뉴욕은 라이스의 3점슛이 연달아 터지고, 휴스턴 역시 미들슛을 성공시키며 빠르게 추격전을 전개한다. 이에 뉴욕 홈 관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한다. 심심찮게 '역전극'을 벌이던 뉴욕 선수들이 또다시 사고를 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솟구친 것이다.

 

혼전의 분위기 속에서 밀워키의 샘 카셀이 자유 투를 1개만 성공시킨 가운데 종료 5초를 남기고 뉴욕은 공격 권을 얻는다. 점수차는 밀워키가 3점을 앞서는 상황이었다. 뉴욕 입장에서는 볼 것도 없이 무조건 3점슛을 성공시켜야 했다.

 

밀워키로서는 골 밑은 내주더라도 무조건 외곽만 막으면 됐다. 작전이었을까 아님 우연이었을까, 뉴욕은 휴스턴이 슛을 쏠 듯 하다가 공을 노마크 상태의 에릭 스트릭랜드에게 넘겨주었다. 그리고 스트릭랜드는 침착하게 3점슛을 성공시켰다. 경기종료 0.6초 전 기적 같은 동점극이 벌어진 것이다.

 

▶ 연장전 '똑같은 상황, 밀워키는 실패했다'

 

피 말리는 경기 탓에 긴장감이 컷던 탓일까, 양팀 선수들은 경쟁하듯(?)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했고 점수는 좀처럼 제자리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5분의 연장 경기에서 절반이 넘는 3분 동안 양 팀이 기록한 골수는 겨우 한 골 씩이었다. 뉴욕은 마지막 슛의 영웅인 스트릭랜드의 베이스 라인 돌파에 이은 골밑슛, 밀워키는 알렌의 미들 슛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이후 지루한 소강전이 반복되다가 휴스턴이 베이스 라인 점프 슛을 성공시키며 뉴욕이 3점차로 앞서나간다. 당황한 밀워키는 자유투가 좋지 않은 선수에게 파울작전을 벌였고 이에 뉴욕의 9번 선수는 두 개의 슛을 모두 실패하는 뼈아픈 실수를 저지른다.

 

남은 시간은 9.3초, 4쿼터 마지막 순간과 같은 장면이 이번에는 밀워키에 찾아왔다. 숨막히는 상황 속에서 밀워키는 이날 가장 슛감이 좋았던 린제이 헌터에게 마지막 클러치 3점 슛 맡긴다. 하지만 그는 뉴욕의 타이트한 수비에 막혀 불안한 자세로 슛을 던졌고 결국 공은 림을 외면하고 만다. 뉴욕의 역전승으로 승부가 끝난 것이다.

2009.01.31 12:04 ⓒ 2009 OhmyNews
역전에 역전 레이 알렌 마커스 캠비 에릭 스트릭랜드 클러치 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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