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올 시즌 유럽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단연 리오넬 메시(22, FC 바르셀로나)를 꼽을 수 있다. 그는 11세가 되던 해 성장 호르몬 결핍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천부적인 재능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바르셀로나의 에이스로서 세계 축구를 빛낼 '거목'으로 부상했다.
지난 24일 누 캄프에서 열린 2008/09시즌 프리메라리가 20라운드 바르셀로나-누만시아 전은 메시의 진면목이 맘껏 묻어났던 경기였다. 메시는 후반 4분 선제골로 포문을 열은 뒤 26분 티에리 앙리의 골을 엮어내는 어시스트로 상대팀을 궤멸시켰고 5분뒤 추가골을 터뜨리며 팀의 4-1 대승을 기여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한 것과 동시에 팀의 리그 19경기 연속 무패행진(17승2무)을 이끌었다.
이러한 메시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명불허전'. 올 시즌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26경기에서 23골 11도움을 기록했으며 정규리그 17경기 14골 8도움, 챔피언스리그 5경기 5골 3도움, 코파 델 레이 4경기 4골로 '뉴 마라도나'의 명성을 크게 떨치고 있다. 특히 23골 11도움은 유럽 3대 빅리그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34점)를 기록한 것이어서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의 뒤를 이을 선수로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찬사를 받게 되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의 저력과 더불어 지구촌 축구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메시가 속한 바르셀로나는 현재 승점 53점(17승2무1패)로 유럽 빅 클럽 중에서 가장 월등한 독주 행진을 펼치고 있으며 그 원동력에는 리그 경기당 3.13골(총 63골)을 기록하는 파괴적인 공격력이 있었고 그 중심에 메시가 있었다. 이러한 활약상은 'HEM 3톱(앙리-에토-메시)'로 불리는 막강 삼각편대의 형성으로 이어졌고 이들은 총 45골을 합작하여 팀 득점의 71.4%를 차지했다.
이제는 유럽 무대에서 메시를 막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 됐다. 메시는 프리메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를 가리지 않고 거의 매 경기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여 유럽 축구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특히 득점력이 웬만한 중앙 공격수를 능가하고 있어 상대 수비수들이 애를 태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메시는 이에 모자라 수비수 3~4명까지 가볍게 제칠 수 있는 드리블 돌파를 여유있게 구사하는 등 탁월한 볼 처리 능력으로 상대 수비진의 거센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169cm의 신장이 믿기지 않는 엄청난 탄력성 또한 여전히 거침없는 상태. 여기에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참가로 올 시즌 체력 저하가 우려되었던 상황속에서 연일 맹활약을 펼쳐 어떠한 미동도 없이 끄떡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가 전력 강화를 위해 메시를 노리며 스페인 언론에 이적설을 흘렸다. 이에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단장은 지난 누만시아전이 끝난 뒤 "레알 마드리드는 언론사를 이용해 쓸떼없는 이적설을 흘리고 있다. 메시는 우리 팀에서 행복하다"며 이적을 부정했다. 이는 바르셀로나에 오랫동안 잔류하기를 원하는 메시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 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레알 마드리드의 영입 구애를 받고 있다는 것은 메시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척도라 할 수 있다.
그런 메시는 올 시즌 유럽 축구 선수중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서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끄는 것. 2년 전 카카(AC밀란)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07년과 2008년 각각 챔피언스리그 우승, 더블 우승(EPL+CL)에 힘입어 그해 개인상 3관왕 독식을 했던 것처럼, 메시는 올 시즌 중요 대회에서 팀을 우승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금까지 메시가 유럽 축구에서 가장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것은 사실임에 분명하다.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인생의 진리처럼 시즌 후반에도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호날두가 70여일동안 프리미어리그 무득점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메시가 '2009년 최고의 별'로 우뚝설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메시는 아직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와 발롱도르를 거머쥐지 못했다. 지난 2년 동안 FIFA 올해의 선수 2위를 기록했지만 아직까지는 1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 바르셀로나가 지난 두 시즌 연속 무관에 그쳤던 것이 메시의 1위 등극에 유일한 장애물이었던 것이다. 최근 절정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메시로서는 이번 시즌이 개인상 수상과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