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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와맨, K-1의 젊은 괴물마저 잡아낼까?

[K-1 Dynamite 2008] 미노와맨 vs. 에롤 짐머맨

08.12.31 09:50최종업데이트08.12.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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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와맨(사진 왼쪽)과 에롤 짐머맨 ⓒ 드림


'두려움을 모르는 괴짜 파이터, K-1의 떠오르는 강호마저 잡아낼까?'

'리얼프로레슬러' 미노와맨(32·일본)이 'K-1 Dynamite 2008'에 출격한다. 오는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서 펼쳐질 이번 대회에서 그와 맞붙을 선수는 다름 아닌 '본 크러셔(bone crusher)' 에롤 짐머맨(21·네덜란드). 올해 'K-1 월드그랑프리'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차세대 거물이다.

드림룰로 펼쳐지게 될 이번 대결에서 미노와맨과 짐머맨은 각자 자신만의 핸디캡을 안고 싸우게 된다. 룰의 차이와 종합에서의 경험은 미노와맨이, 체급에서 오는 신체조건과 타격능력에서는 짐머맨이 앞선다. 결국 자신의 약점을 최소화한 채 상대의 불리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쪽이 승리를 가져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노와맨(개명전 미노와 이쿠히사)은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상당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선수로 기량에 비해 지명도나 인기가 지나칠 정도로 높다. 따라서 그는 프라이드 시절부터 이미 아시아 시장의 슈퍼스타였다.

미노와맨의 높은 인기 비결은 역시 그만의 독특한 개성이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 빨간 팬츠에 빨간 슈즈, 그리고 슈퍼맨 망토를 연상시키듯 일장기로 몸을 감싼 채 시종일관 관객들을 열광시킨다. 처음 미노와맨을 접하는 팬들은 그의 '오버액션'에 다소 거부감을 느끼지만 이내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에 흠뻑 빠져버리기 일쑤다. 게다가 그의 특이한 행동들의 대부분은 과장되거나 연출된 모습이 아닌 진심(?)이 담겨있는 퍼포먼스라는 점이다.

미노와맨의 개성은 웬만한 연예인들도 따라 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독특함' 그 자체라는 평가. 기를 충전하기 위해 빌딩 옥상에서 광합성(?)을 받는가하면 진지하게 경기를 펼치는 와중에도 상대를 향해 파운딩을 날리며 "프로레슬링을 얕보지 마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어디 그뿐인가. 경기를 치르기 직전 산 속에 홀로 틀어박힌 채 이슬 맺힌 나뭇잎 등을 장시간 관찰하며 그 안에 담긴 진실을 연구(?)하기도 한다. 게다가 날아오는 야구공 피하기, 몽둥이를 든 사람들과의 실전훈련 등 트레이닝 방법 또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별나다.

그를 잘 모르는 팬들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나?"하고 무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경기력 만큼은 결코 만만히 볼 수준만은 아니다. 판크라스, DEEP, 프라이드 등 다양한 단체에서 80여전에 가까운 경기를 치른 그는 175cm-82kg 밖에 되지 않는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체급을 무시한 경기도 상당히 소화해냈다는 점이다.

이중에는 세미 슐트, 자이언트 실바, 버터 빈 등 사이즈에서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거인들도 포함돼있다. 놀랍게도 그는 슐트를 제외한 나머지 2인에게는 각각 TKO와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거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물론 그와 거인 파이터들과의 승부구도는 어느 정도 이벤트성이 강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외에도 미르코 크로캅, 반더레이 실바, 퀸튼 잭슨, 파울로 필리오 등과도 맞붙었던 것을 보면 미노와맨은 진정 상대를 가리지 않는 사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드림룰이라는 점에서 미노와맨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대인 짐머맨은 젊은 나이와 신체조건에서 우위에 있으며 특히 K-1무대에서 보여준 무시무시한 타격능력을 갖추고있는지라 승부를 속단하기는 쉽지 않다.

짐머맨은 K-1 무대에 등장하기 무섭게 비욘 브레기(33·스위스)-자빗 사메도프(27·벨로루시) 등 녹록치 않은 파이터들을 연파하며 본격적인 '신예돌풍'을 예고하더니 급기야 그랑프리 16강전에서는 강호 글라우베 페이토자(35·브라질)마저 제압하고 파이널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는 큰 무대에서는 곧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와 달리 되려 파이널에서 더욱 펄펄 날았다. 8강전에서 자신과 함께 젊은 피를 대표하는 에베우톤 테세이라(26·브라질)를 제압하더니 4강전에서는 현 K-1 최고의 선수중 한명인 바다 하리(24·모로코)와도 치열한 혈전을 벌였다. 비록 미세한 기량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넉 아웃으로 무너지기는 했지만 자신 역시도 하리에게 다운을 빼앗아내며 '진화하는 괴물'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일단 미노와맨과 짐머맨은 그래플링-타격이라는 자신만의 확실한 영역이 있는지라 누가 먼저 기회를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노와맨으로서는 스탠딩 상태에서는 짐머맨의 엄청난 타격을 절대로 받아낼 수가 없다. 그의 테이크다운을 경계하느라 짐머맨이 본래의 타격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해도 둘의 스탠딩능력 격차는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라도 그라운드로 상황이 넘어가게 된다면 자신이 거둔 승리중 62.5%를 책임진 미노와맨의 서브미션능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연 미노와맨은 예전처럼 헤비급 파이터에게 '작은 고추'의 매서움을 가르쳐줄 수 있을지, 오늘 있을 다이너마이트가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K-1 Dynamite 2008 대진표

31일 오후 7시 케이블채널 XTM 중계

[1경기] 미노와맨 VS 에롤 짐머만 (드림룰)
[2경기] 쿠사카베 류야 VS 우라베 코야 (K-1룰)
[3경기] 히로야 VS 시마다 쇼타 (K-1룰)
[4경기] 사토 요시히로 VS 아르투르 키센코 (K-1룰)
[5경기] 토코로 히데오 VS 나카무라 다이스케 (드림룰)
[6경기] 사카구치 유키오 VS 앤디 올로건 (드림룰)
[7경기] 2경기 승자 VS 3경기 승자 (K-1룰)
[8경기] 밥샙 VS 킨니쿠 만타로 (드림룰)
[9경기] 세미 슐트 VS 마이티 모 (드림룰)
[10경기] 사쿠라이 하야토 VS 시바타 카츠요리 (드림룰)
[11경기] 카와지리 타츠야 VS 타케다 코조 (K-1룰)
[12경기] 바다 하리 VS 알리스타 오브레임 (K-1룰)
[13경기] 미르코 크로캅 VS 최홍만 (드림룰)
[14경기] 무사시 VS 게가드 무사시 (K-1룰)
[15경기] 마크 헌트 VS 멜빈 마누프 (드림룰)
[16경기] 아오키 신야 VS 에디 알바레즈 (드림룰)
[17경기] 요아킴 한센 VS J.Z 칼반 (드림룰)
[18경기] 사쿠라바 카즈시 VS 타무라 키요시 (드림룰)
31일 다이너마이트 미노와맨 에롤 짐머맨 격투기 최홍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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