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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 광풍에 휩쓸리지 않겠다 했건만...

[리뷰] 거세지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서다, <미안하다 독도야>

08.12.31 09:33최종업데이트08.12.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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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 독도야 영화 스틸컷 ⓒ ㈜지오엔터테인먼트

가수 김장훈이 내레이션을 맡은 다큐멘터리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가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에 절대 애국심 광풍에 휩쓸리지 않겠다고 몇 번 다짐했다. 근래 한국사회에 특이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쏠림 현상은 지난 몇 년간 계속 광풍처럼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

<미안하다 독도야>는 어떤 면에서 분명 애국주의 마케팅 형태를 보이고 있다. 영화 개봉 전에 반일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포스터, 그리고 배급을 맡은 메가픽쳐스제이씨 박희준 대표에게 한국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개봉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협박 전화가 왔다는 사실까지,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개봉하기 전 발생했던 이런 과민한 반응들은 충분히 애국주의 마케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개봉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협박 전화까지

이런 개인적인 생각에도 불구하고 <미안하다 독도야>는 애국주의 마케팅에 대한 면죄부를 받을 만하다. 이 작품은 TV다큐멘터리가 아닌 정식 극장 개봉을 통해 승부하는 극장용 다큐멘터리다. 따라서 만약 이 다큐멘터리 영화가 극장에서 흥행 참패를 한다면 우리 스스로 독도문제에 대해 생채기를 내는 일이 될 수 있다. 분명 리뷰 글을 적고 있는 필자가 이런 걱정을 하는 것 역시 애국심 광풍에 휩쓸리지 말자고 다짐했던 부분과 무엇인가가 맞지 않다.

분명 처음 다짐했던 자세와 이율배반의 태도를 보이면서까지 필자가 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흥행여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로 일본이 보여주는 현재 독도에 대한 태도 때문이다. 최근 양국의 국민감정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독도문제는 일본 시네마 현이 2006년 독도의 날(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면서 더욱더 고조되고 있다.

이후 시네마 현은 2008년 한국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독도의 날을 더욱 확대 발전시켰다. 그들은 집요할 만큼 철저한 준비를 통해 계속 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본어와 영어로 된 사이트를 통해 독도는 일본 영토임을 계속 주장하고 있으며, 독도부교재 및 교원용 지도안, 독도 관련 홍보 DVD 제작까지 마친 상태다.

시네마 현이 '독도의 날'을 제정하면서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일본 우익의 도움이 컸다. 이들은 철저하게 시네마 현을 밀어주며 독도가 이전부터 일본 영토였음을 계속 선전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신문 중에서도 극우로 평가받는 <산케이 신문>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시네마 현을 지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08년 12월 밝혀진 자료에 의하면 일본 외무성은 독도가 자신의 영토임을 주장하는 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이 자료들은 일본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아랍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 전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되었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와 한국보수언론들의 대처는 여전히 미온적이면서 소극적이다. 또한 일본정부는 시네마 현의 '독도의 날' 문제 역시 국가 차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제정한 날이기에 중앙정부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일본이 보여주는 독도에 대한 치밀한 움직임과 달리 한국정부는 미온적이고 소극적이다. 일본이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 한국의 대응은 감정적인 움직임과 정부차원의 무대응을 제외하면 민간차원의 소소한 움직임 밖에 없다. 참으로 아쉽고 통탄할 일이다. 한국에서 독도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 연구와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치밀하게 움직이는 일본의 움직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일반인들의 시선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 미안하다 독도야 영화 스틸컷 ⓒ ㈜지오엔터테인먼트


정치권에서 한일관계 마찰을 생각해 독도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실제 독도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 민간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큐멘터리 <미안하다 독도야>는 독도를 위해 힘쓰고 있는 일반인들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이 작품은 독도에 거주하는 김성도 할아버지 부부 및 손자 김환군부터 시작해서 최근 일본 네티즌들의 공격으로 사이트가 일시 마비되기도 했던 '반크'의 박기태 단장, 독도 문제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영어학원에 다니는 노인 분, 독도를 알리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펜팔을 하는 초등학생 등 정치권과 전혀 상관없는 민간인들의 독도 사랑에 대한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6000여 명의 핸드 프린팅으로 만들어진 태극기가 독도 바다에 띄워지는 장면은 이 다큐멘터리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미안하다 독도야>는 처음부터 끝까지 독도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분히 감정적인 다큐멘터리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시네마 현에서 일본 우익의 도움을 받아 독도부교재 및 교원용 지도안, DVD 제작까지 마친 상태에서 우리도 독도 문제를 민간차원 혹은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사실 정부 혹은 정치권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했다면 이런 다큐멘터리가 기획되거나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이제 독도문제는 정치권과 정부에게 맡겨 둘 수 없는 절실한 문제가 되었다. 일본에서 보여주는 독도에 대한 체계적인 움직임에 우리 스스로 무엇인가 대응할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로 무리가 없다, 하지만 흥행은...

<미안하다 독도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큰 흠이 없다.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독도 문제를 일반인들의 시선으로 충분히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말로만 독도 사랑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다큐멘터리속 국민들을 보면 가슴 뭉클한 감동도 받을 수 있다. 분명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극영화가 아니다. 분명 한번은 볼 만한 작품이지만 어디까지나 다큐멘터리 영화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극장에서 즐기는 영화를 찾는 관객들이라면 이 작품은 큰 임팩트가 없는 평범한 작품이 될 수밖에 없다.
 
TV에서 아무리 흥미 있는 다큐멘터리라도 10% 시청률이면 대박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폭 넓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TV에서조차 다큐멘터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극장용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국에서 관객 동원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 다큐멘터리 영화가 꼭 흥행 성공을 하길 바란다. 너무 저조한 흥행성적을 거둬 '독도의 날'을 제정한 일본 시네마 현 관계자들에게 두고두고 웃음거리로 전락하지 않기를 원한다. 독도에 대한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 지금, 관객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본다.

영화 글을 작성하기 위해 모은 독도 자료들 특히 그중에서도 일본의 독도에 대한 움직임을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상당히 부끄러웠다. 분명 현재 독도는 우리 영토가 맞다. 하지만 독도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는 일본이 훨씬 앞서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우리 스스로 독도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어보자.

끝으로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꼭 언급하고 싶은 인물이 있다. <미안하다 독도야>를 제작한 제작자이자 감독인 지오엔터테인먼트 최현묵 대표이다. 그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완성한 최고 수훈갑이다. <맨발의 기봉이>, <식객> 등을 제작했던 최현묵 대표의 독도사랑이 없었다면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절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2.31 09:33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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