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와 준태동구의 순수한 친절을 받아들이면서 준태는 자란다. 준태의 성장은 동구의 성장을 이끈다. 동구와 같이 어울려 노는 준태를 보며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특별한 게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주) 타이거 픽쳐스
동구는 체육시간 달리기 때 남들보다 한 바퀴를 더 뛰어요. 동구 담임 선생님이 왜 한 바퀴 더 달리냐고 따지니 당연하다는듯 몸이 약한 준태 몫이라고 하네요. 퍽 마음을 움직이는 장면이지요. 동구의 순수함에 준태도 마음의 빗장을 여네요.
동구를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같이 오락도 하고 어울리는 모습은 참 보기 좋지요. 준태도 동구와 놀면서 상대를 배려하고 관계 맺는 법을 배우게 되죠. 만날 샐쭉한 표정이 활짝 웃는 얼굴로 변하지요. 그래도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도와준다고 '환자와 장애인'의 만남은 아무도 장애아와 놀아주지 않는 현실을 드러내네요.
준태가 동구를 초대한 일은 진규에게 예기치 못한 불안을 낳았지요. 돌아오는 길을 툭하면 까먹는 동구이기에, 친구들이 방과 후 놀아주지 않아 늦게 들어온 적이 없었기에 걱정은 슬픈 상상으로 이어지게 되지요. 동구의 즐거움과 진규의 불안이 겹쳐지면서 찡하네요.
준태는 동구를 포기한 권 코치 대신에 야구를 가르치게 되어요. 모두 이승엽 선수처럼 홈런을 칠 필요는 없지요. 어떤 이는 공을 잘 던지고 다른 이는 발이 빠르지요. 수비를 잘하는 선수도 필요하고 물주전자도 필요하죠. 한 사람만 잘한다고 해서 좋은 팀이 아니듯 구성원 모두가 함께 조화를 이룰 때 '좋은 팀'이 되지요.
"나이스빠따 물빠다"를 외치며 열심히 구호를 외치고 응원하는 동구도 중요한 선수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부담감 때문에 타석에 들어서지 않겠다는 아이 대신에 어쩔 수 없이 동구가 들어서네요. 공이 무서워 눈만 감는 동구가 준태에게 도움 받은 대로 잘할 수 있을까요?
▲배우 정진영은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묵묵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주) 타이거 픽쳐스
정진영이 펼치는 훈훈한 부성애는 잔잔한 감동을 주지요. 이사를 해야 되는 상황에서 한사코 진규는 거부를 하는데 이사를 하면 동구가 길을 못 찾아올까, 걱정에서 우러난 행동이었다는 게 나중에 밝혀져 코끝을 시큰하게 하네요.
암에 걸린 것 같은 징조와 돈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탄음식이 암을 키운다는 얘기를 듣고 홀로 닭을 태워먹는 장면은 가슴을 먹먹하게 하네요. 초등학교만이라도 졸업하길 바라는 진규의 소박한 바람은 자식을 향한 모든 부모의 마음과 같기에 커다란 공감을 낳지요.
거기다 동구의 순진한 모습에 담백한 웃음을 웃을 수 있지요. 장애아를 고통의 눈물의 대상으로도, 우습게도 그리지 않지요. 진규 말대로 다른 애들과 뭐 다를 게 없으면서도 다른 애들과 같을 수 없는 동구의 생활을 소소하게 담아내지요. 평범할 수 없는 동구의 모습에서 평범한 것은 무엇인지 장애아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관객들은 느끼게 되네요.
동구가 발달 장애인지 지능저하인지 이유도 설명 안 하고 힘겨운 '장애 극복 과정'이 그려지지 않아 너무 단순하게 장애에 대해 접근한 것은 아닌지 염려가 들긴 해요. 현실에서 장애와 사회 편견을 넘으려는 고통은 대단하거든요.
그러나 중요한 건 동구의 장애 문제보다 동구를 받아들이려는 주변의 열린 마음가짐이고 장애 가족에게는 장애 '극복' 과정보다 하루하루 일상을 사는 게 더 절실한 문제라는 것이지요.
▲파마머리 아버지와 아들서로에게 사는 이유가 되는 아버지와 아들. (주) 타이거 픽쳐스
여유가 될 때, 좋은 사람들과 모여앉아 <날아라 허동구>를 보셨으면 하네요. 아버지와 아들이 똑같이 파마를 하고 서로에게 짓는 함박웃음에 마음 깊숙이 쌓여있는 우울과 불안을 날려 보내네요. 저 푸른 하늘 마냥 행복하게 웃으며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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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바퀴 더 뛰냐고요? 이건 짝의 몫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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