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안녕을 고하기엔 너무 짧은 인생, 영화<굿나잇>

08.01.30 10:35최종업데이트08.01.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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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펠트로의 영화 <굿나잇>은 권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안달난 남자의 인생을 다룬 영화다. 세드릭 칸의 영화 <권태>를 위시해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권태에 찌든 극히 평범한 남자의 인생에 깊숙이 카메라는 들이댄다.

일단 시작은 순조롭다. 그도 그럴 것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 보다는 그 경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꿈(무의식)에서 묘령의 여인에 안겨 안락을 취하는 것보다 현실 속의 나의 애인과의 교류가 더 소중하다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이 영화에서는 던져 주고 있다. 

감독은 권태에 찌든 현대인의 표본으로 개리와 폴을 선보인다. 개리의 친구인 폴(사이먼 페그)은 여성 편력이 강한 남자다. 끊임없이 아내를 배신하는데도 죄책감이 없는 인물이다. 그에 비하면 작곡가 개리(마틴 프리만)는 미술관 큐레이터인 여자친구 ‘도라’(기네스 팰트로)를 배신하지 않는다.

밤에 자기 전 그저 “사랑해” “그래, 나도 사랑해” 이런 정해진 대화만을 하더라도 말이다. 그저 꿈속의 여인 ‘애나’(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나는 즐거움을 유지하기 위해 방음벽을 설치한다던지 가끔 새벽에 잠을 깨는 도라에게 짦고 가벼운 불평을 입밖으로 내뱉을 뿐이다. 성격 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폴과 개리가 권태를 견디기 위해 발악을 한다는 점에선 유사한 행동을 보여준다.  

그러나 곧 두 남자의 입장은 달라진다. 폴은 자신이 이메일 섹스를 했음을 아내에게 들키고 아내는 그런 그에게 이혼소송을 한 상태. 자신의 바람을 눈치채더라도 아내는 자신만을 사랑할 줄 알았다고 뒤늦게 가슴 저려 하는 그에 비해 개리는 그런 아쉬움조차 떠나려는 여자친구에게 없다.

삶을 향한 열정은 이미 잘나가는 밴드로서의 후황도 다 없어진 상태에서 살기 위해 광고음악만을 담당하며 사는 자신의 처지로 인해 없어진 지 오래다. 육욕을 통해 행복하고자 하는 욕망 역시 지금 개리에겐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이다. 

이렇듯 개리는 폴과 달리 자신이 외롭다는 것을 모른다. 이리저리 꿈속의 여인 애나와의 만남이 조금씩 지옥으로 변하는 순간을 목도하기 전에는 말이다. 애나는 꿈속에서 개리의 애인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폴의 애인이 되기도 하고 폴의 창녀가 되기도 하는 등 마약이 부작용을 일으키듯 기형의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의 외로움을 깨닫고 현실 속의 여자친구가 꿈속의 그녀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그 순간조차 감독은 차사고로 개리를 현실과 유리시키는 등 짧고 날카롭게 끊어낸다. 권태를 극복하는 방법이 현실 속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늦게 깨닫는 것에 대한 응징이라도 하듯. 

첨부파일 U_08_01_27_21_03_26.jpg
제이크 펠트로 권태 아이즈 와이드 셧 페넬로페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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