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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순위 판도에서 황금세대 약진까지

[프로농구 전반기 결산] 동부-KT&G-KCC 3강 빛났다

07.12.31 11:04최종업데이트07.12.3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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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08 SK 텔레콤T 프로농구도 지난 29일을 끝으로 정확히 일정의 절반인 3라운드를 모두 소화하며 정규시즌의 반환점을 돌아섰다.

 

올해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제 부활로 외국인 선수들의 영향력이 예년보다 낮아진 가운데, 국내파 선수들의 입지가 크게 늘어난 것이 주목할만한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황금세대’로 불리우는 신인 선수들의 대약진과 대형 FA 선수들의 자리이동 등으로 인한 새로운 경쟁구도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화제를 일으켰다.

 

반년만에 뒤바뀐 순위판도

 

전반기까지의 순위 판도는 대략 3강 6중 1약 정도로 정의내릴수 있다. 상위권 3강은 부동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원주 동부의 독주 속에 지난해 중하위권에 그쳤던 KT&G와 KCC가 추격하는 형국을 이루고 있다.

 

중위권은 5할 승률을 기점으로 창원 LG, 서울 SK, 서울 삼성, 인천 전자랜드 등 4팀이 ‘중상’을, 부산 KTF와 울산 모비스가 ‘중하’를 이루고 있다. 4승 24패에 그치며 9위에도 4게임차로 벌어진 모비스는 사실상 1약이 굳어진 상태다.

 

동부는 올시즌 김주성-레지 오코사의 새로운 ‘트윈타워’를 중심으로 한 고공농구를 중심으로 표명일-대협-이광재-손규완-양경민으로 이어지는 ‘막강 외곽포부대’가 든든한 지원사격이 더해지며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라운드 8승 1패-2라운드 7승 2패-3라운드 6승 3패로 매라운드별 기복없는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는게 강점.

 

KT&G는 주희정-마퀸 챈들러 콤비를 중심으로 한 런앤건,  KCC는 서장훈-브랜든 크럼프-제이슨 로빈슨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를 앞세운 고공농구로, 동부를 견제할 유력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두 팀 모두 시즌 초반엔 조직력이 가다듬어지지지 않은 모습으로 불안감을 노출했으나 2라운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
 
눈길을 끄는 것은 불과 반년만에 지난해와 완전히 뒤바뀐 순위 판도, 지난해 4강중 창원 LG만이 현재 4위로 턱걸이하고 있을 뿐, 통합 우승팀 울산 모비스를 비롯하여 대구 오리온스, 부산 KTF는 외국인 선수의 부진과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나란히 8~10위로 추락하여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6위에 그쳤던 KT&G, PO에도 탈락했던 동부와 KCC가 올시즌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과 비추어볼 때,  불과 반년만에 ‘순위의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또한 전체적인 리그의 판도는 ‘높이’와 ‘스피드’의 대결구도로 정의내릴 수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KBL에서 올시즌부터 트라이아웃&드래프트제도의 부활로 양질의 수준급 외국인 빅맨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며 상대적으로 확실한 김주성-오코사, 서장훈-크럼프 등 확실한 센터진을 보유한 동부와 KCC의 약진이 가능했다.

 

반면 KT&G와 삼성, LG 등은 강력한 높이를 자랑하는 팀들에 맞서 주희정, 김태술, 이상민, 강혁, 이현민 등 수준급 가드들을 앞세워 빠른 속공플레이와 모션 오펜스를 추구하는 ‘스피드의 농구’를 선보이며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황금세대의 약진과 새로운 별들

 

올시즌 프로농구는 그야말로 10년만의 ‘황금세대’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신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것은 지난해에 비하여 올해는 외국인 선수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며 국내 선수들이 전반적인 반사이익을 얻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신인왕 ‘빅2’로 꼽히는 김태술(SK)과 함지훈(모비스)을 비롯하여, 양희종(KT&G), 이동준(오리온스), 정영삼(전자랜드), 김영환(KTF) 등은 데뷔 첫해부터 당당히 팀내 주전급 요원으로 부상하며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종래 외국인 선수들을 보좌하는 조연에 머물렀던 선배들에 비하여 팀의 운명을 결정짓는 능동적인 경기운영과 해결사 근성을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한 부분.

 

특히 모비스와 전자랜드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와 리빌딩을 착실하게 이루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팀으로 꼽힌다. 올시즌 초반 기존 선수들의 군입대와 부상으로 전력이 약화되며 젊은 선수들 위주로 진용을 꾸렸던 두 팀은, 모두 현재 성적은 중하위권에 그치고 있지만 함지훈, 김효범, 전형수, 강우형(모비스), 전정규, 정영삼, 한정원, 박상현(전자랜드) 등 젊은 선수들을 팀의 주축으로 키워내며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으로, 비중이 다소 낮아졌다고 할지라도 외국인 선수들이 지닌 영향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올해는 트라이아웃제도의 부활과 교체횟수의 제한 등으로 좋은 선수를 고르기가 더욱 어려워지며 팀마다 외인들의 수준에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레지 오코사(동부), 브랜든 크럼프(KCC), 마퀸 챈들러(KT&G), 테렌스 레더(삼성)-테렌스 섀넌(전자랜드) 등은 ‘용병대란’으로 불리우는 올시즌 제몫을 다하고 있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로 불리운다. 특히 초유의 ‘21순위’ 선발 선수에서 이제는 팀의 해결사로 자리잡은 제이슨 로빈슨(KCC)이나 대체 선수 ‘대박’을 불러일으킨 빅터 토마스(삼성)는 외국인 선수에 엇갈리는 각 팀의 명암을 보여준 흙 속의 진주들.

 

반면 올시즌은 어느 해보다 기량미달의 먹튀 선수들이 쏟아진 한해이기도 했다. 케빈 오웬스(모비스), 타이론 샐리(삼성), 제러드 지(오리온스), 세드릭 웨버, 타이론 워싱턴(이상 KTF) 등이 잇달아 기량미달로 조기 퇴출됐고, 리온 트리밍햄과 크리스토퍼 무어, 에릭 산드린은 외국인 선수 교체와 영입 과정에서 구단과 마찰을 빚으며 여론의 도마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2007.12.31 11:04 ⓒ 2007 OhmyNews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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