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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프로농구의 대세는 수비 농구?

수비력과 비례한 정규리그 성적

07.12.29 13:45최종업데이트07.12.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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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역시 대세는 ‘수비농구’인가 보다.

 

10월 일 울산 모비스와 대구 오리온스간의 맞대결로 시작된 2007~2008 SK 텔레콤 T프로농구도 어느덧 절반의 반환점을 치닫고 있다. 특히나 올 시즌은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가 자유 계약제도에서 드래프트 제도로 바뀌는 큰 변화가 있어서 더욱더 각 팀들의 성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었다.

 

지난 시즌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 없이 탄탄한 조직력과 폭 넓은 선수층을 앞세운 압박 수비를 앞세워 통합 챔피언에 오른 모비스처럼 과연 올 시즌도 ‘수비 농구’가 리그에서 빛을 발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비 농구가 리그의 대세로 자리 잡는 현상과 지난 시즌과 달라지지 않은, 아니 더 심화된 듯한 인상이다. 수비 부분 4위권 내에 드는 팀들이 정규리그 성적에서도 1~4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수비농구의 전성시대'를 예측하기에 충분하다.

 

높이를 앞세운 수비가 돋보이는 원주 동부와 전주 KCC는 물론이고 그 틈바구니 속에서 뛰어난 가드진과 식스맨을 앞세운 ‘돌림 수비’가 돋보이는 안양 KT&G. 그리고 다양한 수비 전술이 돋보이는 창원 LG까지 수비력 부분 4강을 형성하고 있다. 그야말로 ‘수비 농구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과연 올 시즌 역시 수비력을 앞세운 팀들의 상승세는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높이를 앞세운 수비력의 동부와 KCC

 

역시 농구라는 스포츠에서 ‘높이’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은 여러 모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보면 뛰어난 토종 센터인 김주성과 서장훈을 보유한 원주 동부와 전주 KCC는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어느 정도 우위를 점하고 들어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나 두 팀은 뛰어난 외국인 센터인 오코사와 크럼프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야말로 높이 를 앞세워 상대를 무력화 시키는데 있어서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다.

 

먼저 원주 동부의 경우는 10개 구단 중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12월 28일 현재 경기당 평균 71.7실점으로 10개 구단 중 최고다. 그야말로 상대하는 팀들 입장에선 80점대 득점을 기록하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표명일-강대협-양경민 등 국내 선수들의 수비력 역시 돋보인다.

 

비록 원주 동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허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수비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KCC 역시 수비력이 돋보이는 팀이다. 경기당 평균 78.5실점으로 수비 부분 3위를 기록 중이다. 임재현-신명호-박상률 등으로 이어지는 백코트진의 활약이 다소 아쉽지만, 크럼프-서장훈-추승균 등으로 이어지는 선수들의 수비력이 돋보이는 셈이다.

 

결국, 동부와 KCC의 경우 높이를 앞세운 수비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자연스레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조직력을 앞세운 수비력이 돋보인 KT&G

 

동부와 KCC가 높이를 앞세운 수비력이 돋보이는 팀이라면 올 시즌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단연 돌풍의 중심에선 안양 KT&G의 경우는 높이보다는 가드진의 스피드를 앞세운 '부지런한 수비'가 돋보이는 팀이다. 12월 27일 현재 경기당 평균 78.8실점으로 수비 부분 4위.

 

비록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준척급 선수들의 타고난 성실성을 앞세워 상대방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수비는 올 시즌 프로농구의 히트 상품이 됐을 만큼 돋보이는 상황이다.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KT&G와 만나면 부상 선수가 심심찮게 속출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특히나 KT&G의 이러한 수비력이 돋보이는 것은 공격력에서도 2위(평균 86.2득점)에 올라있다는 것이다. 비록 최근 들어서는 다소 수비력이 무뎌지기는 했으나 동부-LG-KCC등과 함께 여전이 70점대 실점의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렇다 할 스타 플레이어 없이도 단독 2위라는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수비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셈이다.

 

다양한 수비 전술이 돋보이는 LG

 

KT&G 유도훈 감독의 스승으로 불리는 ‘신산’ 신선우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LG 역시 평균 77.6실점으로 수비 부분 2위에 올라있다. 공격은 경기당 79.5득점으로 10개 구단 중 7위에 그치고 있지만, 높이의 열세와 약한 공격의 문제점을 타이트한 수비력으로 만회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다 할 센터 선수도 없는데다 이현민-박규현등 가드진을 제외하면, 수비력이 돋보이는 선수들이 없는 LG가 어떻게 이렇듯 수비에서 빛을 발하는 것일까?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신산’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전술 구사 능력을 갖춘 신선우 감독과 그의 전술을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도록 각 포지션별로 가장 확실한 스타일을 가진 선수들이 모인 LG의 선수 구성이라 볼 수 있다.

 

블랭슨과 워너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들은 ‘높이’에서는 다른 팀 외국인 선수에 비해 처질지 몰라도 스피드와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현민-조상현-현주엽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수의 라인업 역시 각각 어시스트 능력-외곽슛-파워에서 상대 매치업을 괴롭힐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선수 고르는 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신선우 감독이 공격이라는 화려함보다는 수비라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만든 선수 구성을 이뤄낸 것이 LG수비력의 힘인 셈이다.

 

특히나 묘한 것은 네 팀의 사령탑인 전창진-허 재-유도훈-신선우 감독이 모두 용산고 출신의 사령탑이라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수비력을 중시한 고교 출신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러한 밑바탕이 올 시즌 팀 성적을 일궈내고 있는 것이다.

 

공격력만으론 별 재미를 못 보는 팀들

 

그렇다면 올 시즌 공격력이 돋보이는 팀들의 성적은 어떨까? 공격력 1위를 기록 중인 서울 삼성의 경우 경기당 평균 86.4득점을 기록 중이지만, 정작 수비력에서는 86실점으로 수비 부분 9위(86실점)를 기록, 내실있는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3승 13패로 공동 6위.

 

공격력 3위(82.6득점)에 올라있는 인천 전자랜드 역시 수비 부분에서는 82실점으로 6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4연승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내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셈이다. 특히나 5연승 도전 경기였던 어제(28일) 동부와의 경기에서 73 대 79로 패하며 다시 한 번 수비력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절감했다.

 

공-수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KT&G의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의 돌풍이 결코 우연으로 여겨지지 않는 대목인 셈이다.

2007.12.29 13:45 ⓒ 2007 OhmyNews
수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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