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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듀오 삼성 마운드의 '중심' 잡아줄까?

이적생 이상목과 터줏대감 전병호의 기대되는 활약

07.12.28 18:54최종업데이트07.12.2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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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렬 감독 부임 이후 전통적으로 공격 지향적인 스타일이었던 삼성은 마운드를 앞세운 ‘지키는 야구’로 팀 칼라의 변신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신은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시즌 삼성은 아쉽게도 한국 시리즈 재패에 실패했다. 부상으로 빠진 배영수  그리고 예년에 비해 다소 구위가 떨어졌던 마무리 오승환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마운드에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줄 베테랑 투수가 부족했다는 것 역시 문제였다. 적어도 마운드의 세대교체는 성공했지만, 이러한 변화가 좋은 효과만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닌 셈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알아서 였을까? 올 시즌 삼성은 롯데에서 방출된 베테랑 이상목을 영입해 새로운 리더의 역할을 주문했다. 기존 전병호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베테랑 투수가 없었던 삼성에 새로운 구원 투수가 들어선 것이다.

 

과연 이상목과 전병호는 노련미를 앞세워 젊은 투수들이 많은 삼성 마운드의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삼성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이상목

 

롯데 시절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이상목 ⓒ 서민석

지난 1990년 삼성에 데뷔한 이후 1993시즌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뒤 빙그레-한화-롯데등을 거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다 올 시즌 직후 롯데에서 방출된 이후 다시금 고향팀인 삼성으로 돌아온 이상목에게 올 시즌은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앞세운 이상목은 1993년 14승8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29, 2003년 15승7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고, 16시즌 동안 94승(116패27세이브)을 거둘 만큼 기본은 해줬던 선수였다.

 

그러나 22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롯데로 이적한 후 4년간 고작 22승(28패)에 그치며 자신의 몫을 다 해내지 못했다. 결국, 올 시즌 1승4패 평균자책점 6.69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이상목은 롯데에서 방출됐고, 한 달 여의 공백 끝에 고향팀이었던 삼성으로의 이적으로 프로 생활에서의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일단, 이상목의 가세는 삼성 마운드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선동렬 감독 이후 매 시즌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투수로 뽑았다. 하지만 올 시즌 타자 외국인 선수인 제이콥 크루즈를 영입하면서 자연스레 선발 자리에 공백이 생긴 삼성 입장에선 만약 이상목이 선발 한 자리만 꿰차준다면, 그만큼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토종 에이스' 배영수가 돌아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브라운-매존 두 외국인 선수를 모두 퇴출시킨 삼성 입장에서는 선발 마운드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프로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이상목의 활약은 더욱 더 중요할 것이다.

 

프로 생활의 끝무렵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이상목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가능할 지 주목해보자.

 

묵묵하게 제 몫은 다 하는 전병호

 

“굵고 짧은 것 보다는 그래도 가늘고 길게 오래 사는 게 좋잖아?”

 

역동적인 투구폼의 전병호 ⓒ 삼성 라이온즈

한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다. 아마 이 대사에 전병호의 프로에서의 활약이 가장 부합된다고 하면 맞을 런지 모르겠다.

 

사실 전병호의 경우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영남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1996년 시즌을 앞두고 입단했을 때만해도 2억8천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계약금을 받았지만, 빠른 직구가 아닌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한 투수다보니 다른 투수에 비해 돋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병호는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선발-불펜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묵묵히 제 몫을 해주며 팀 마운드를 지켜냈다. 비록 빛은 아니었지만, ‘소금’과 같은 존재로 팀에 큰 기여를 한 셈이다.

 

특히 전병호는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경북에서 학교(칠성초-경상중-대구상고-영남대)를 다녀 프로 데뷔 이후 꾸준하게 고향팀인 삼성 한 팀에서만 뛰어온 ‘프렌차이즈 스타’다. ‘양신’이라 불리며 삼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양준혁도 선수 생활 도중 해태와 LG를 떠도는 아픔을 겪었지만, 전병호만큼은 한 팀에서만 꾸준히 뛰어온 셈이다.

 

지난 시즌에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승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는등 프로 11시즌 동안 총 66승49패5세이브를 기록한 전병호. 비록 배영수나 오승환처럼 화끈한 강속구 투수도, 그렇다고 영건도 아니지만, 노련미를 앞세워 수준급 활약을 활약을 보여주는 그의 존재에 삼성의 '새로운 도전'도 가능할지 모를 일이다.

 

선동렬 감독 부임 이후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첫 실패를 맛본 삼성이 산전수전 다 겪은 이상목과 전병호를 앞세워 새로운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해보자.

2007.12.28 18:54 ⓒ 2007 OhmyNews
이상목 전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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