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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만에 바뀐 '동부와 모비스의 운명'

11월 30일 울산에서 만난 모비스와 동부

07.12.01 11:23최종업데이트07.12.0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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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07 시즌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맞대결이 있었던 2007년 3월 22일 울산 동천 체육관.

 

당시 마지막까지 6강 플레이오프(이하 PO)의 끈을 잡고 있었던 동부는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해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던 김주성까지 출장시켜,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던 모비스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김주성은 골밑에서 리바운드 다툼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부상을 당했고, 김주성이 빠진 동부는 경기 막판 모비스에게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81-103로 대패했다. 모비스를 꺾고 마지막 SK와의 홈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쳐 '극적인 6강행'을 노렸던 동부의 꿈은 산산조각 난 것이었다.

 

이후 모비스는 4강 PO-챔프전을 거치면서 ‘통합 챔피언’에 오른 반면, 그 전까지 시즌 연속 PO에 진출했던 동부는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그야말로 지난 시즌 두 팀의 명암은 극과 극이었던 셈이다.

 

세월이 흘러 2007~2008 시즌 모비스와 동부의 2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울산 동천 체육관. 이제는 상황이 완전이 뒤바뀐 채로 두 팀은 다시 만났다. 지난 시즌 챔피언이었던 모비스는 올 시즌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10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반면 동부는 팀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포인트가드진의 약세도 표명일-강대협-이세범 등의 활약으로 상당 부분 해결됐고, 팀의 장점이었던 높이 역시 오코사가 가세하면서 더욱더 강해졌다.

 

이렇듯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모비스와 동부는 11월의 마지막 날. 울산에서 다시 만났다. 10연패에 빠져 있던 모비스와 단독 1위를 질주중인 동부의 뒤바뀐 운명은 올 시즌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일까?

 

아이크의 가세도 막지 못한 11연패

 

사실 모비스 입장에선 이날 경기는 고전이 예상됐다. 어느 포지션 하나 확실한 선수가 없는 데다 그나마 올 시즌 젊은 축에 드는 키나 영-김효범-함지훈 등의 가능성이 돋보인 것이 위안거리기는 했지만, 언제까지나 '가능성'만을 볼 수는 없는 것이 프로 아닌가? 당장의 성적이 바닥이라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 역시 묻힐 수 밖에 없었다.

 

그랬던 모비스 입장에선 이날부터 팀에 합류한 아이크는 분명 큰 보탬이 됐다. 특히나 아이크의 가세가 가장 반가웠을 선수는 외롭게 한국 생활을 해온 키나 영이었다. 어린 나이(22세)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짝을 이룰 외국인 선수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영 입장에선 혼자 도맡았던 골밑 공-수에서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아이크의 경우 비록 시간이 오래 지나기는 했지만, 과거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올 시즌 첫 한국 생활을 하고 있던 영에게는 '심리적인 도움'도 얻을 수 있었다.

영 못지않게 아이크를 반긴 선수는 바로 '모비스의 미래'로 불린 신인 빅맨 함지훈이다. 사실 올 시즌 기대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펼쳐준 함지훈의 활약은 분명,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SK의 포인트가드 김태술과 함께 신인왕 경쟁을 할 만큼 발군이었다. 하지만, 다소 애처로운 면도 없지 않았다.
 
이렇다 할 외국인 센터가 없다보니 공-수에서 함지훈이 떠맡아야 할 부담 역시 컸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외국인 센터만 있었어도 함지훈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활약을 했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는 모비스 관계자의 말이 절실히 와 닿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첫 경기부터 아이크가 폭발적인 활약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게다가 동부는 오코사-김주성으로 이어지는 트윈타워의 힘이 돋보이는 팀이 아닌가? 아이크 입장에서는 '모처럼 뛰는 한국 무대' 그리고, '최강 포스트를 지닌 동부'라는 이중고와 싸웠던 셈이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27분 33초를 뛰면서 12점 7리바운드를 기록한 것은 분명 아이크에게서 발견한 희망이었던 셈이다. 물론 소속팀인 모비스는 11연패를 당해 다시 한 번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홈 12연승에 홈에서만 23승(4패)를 거둔 ‘안방 불패’의 모비스 입장에선 치욕을 이어간 셈이다.

 

표명일과 오코사의 활약이 돋보인 동부

 

반면 동부의 경우 그 동안은 '김주성 원맨팀'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걸출한 외국인 센터로 불리는 오코사의 가세로 지난 시즌까지 동부에 주력 멤버였던 자밀 왓킨스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만 해도 객관적인 기록이나 인지도에서 앞섰던 크럼프(현 KCC)를 제쳐두고 오코사를 뽑은 선택이 적중한 것이었다.

 

하지만, 동부가 올 시즌 더욱더 강해진 요인은 역시 가드진의 강화다.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선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시즌 도중 동부로 이적해온 표명일이 '백업 포인트가드'라는 딱지를 떼고, 올 시즌 들어 완벽하게 동부라는 팀에 녹아 든 것이 눈에 띈다.

 

특히나 동부라는 팀의 특성상 빅맨들에 대해 수비가 집중되는 사이 생기는 3점 오픈 찬스를 상당 부분 성공시킨다는 것 역시 표명일의 힘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여기에 이세범-김진호 등의 백업 포인트 가드 역시 비록 화려한 맛은 떨어지지만, 묵묵하게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만개(滿開)한 기량을 선보인 강대협 역시 슈팅가드로 제 몫을 하고 있다. 손규완-양경민 두 베테랑 슈터가 아직까지 완벽하게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도 중요하지만, 포인트가드 역할을 해야 하는 표명일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수비보다는 공격에 대한 집중의 기회가 많은 강대협 입장에선 올 시즌 들어 더욱더 적극적인 공격에 가세하면서 팀 공격력이 살아나는 효과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부의 강점은 꼴지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물론, 동부 입장에선 '방심'이라는 내부의 적 때문에 1-2쿼터 중반까지는 모비스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빅맨 답지 않은 유연한 몸 놀림과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센터 오코사와 확실한 주전 포인트가드로 도약한 표명일을 앞세워 모비스의 추격을 뿌리쳤다. 모비스 입장에선 알고도 두 선수에게 번번히 당한 셈이었다.

 

결국, 동부 입장에선 지난 시즌 막판 자신들의 ‘PO 진출의 꿈’을 날려버린 모비스와의 올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 순위에 비해서는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는 있지만, 2연승을 거두면서 복수에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과연 두 팀 간의 남은 네 번의 맞대결에서도 동부의 '반전 드라마'가 계속 될지 아니면, 모비스가 또 다른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2007.12.01 11:23 ⓒ 2007 OhmyNews
원주 동부 울산 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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