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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에 대한 열기, 위기? 기회?

피스컵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방한 경기가 남기고 간 것

07.07.30 15:42최종업데이트07.07.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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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인 루니의 싸커스쿨이 열린 지난 19일 서울 청구초등학교 밖에는 그를 보기 위해 팬들이 목을 빼고 기다렸다. .
ⓒ 나이키 코리아 제공

#Scene.1 "K-리그와 얼마나 다른가 비교해보려 왔다"

축구팬 박민관(22)씨는 친구와 지난 20일과 21일, 이틀 연속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방한 경기(20일)와 세계 클럽축구 간의 겨루기인 피스컵 결승전(21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경기를 관전하는데 든 비용은 티켓 값 12만 원(1등석 기준), 간식거리를 포함 모두 15만 원이 들었다. 박씨가 과감하게 돈을 쓴 이유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유럽축구를 가까이서 보기 위함이었다. 그는 "K-리그도 몇 경기를 봤지만 서로 치고받는 부분이 부족해 재미가 없다"며 "TV로 보긴 하지만 유럽축구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빠르다"고 주장했다.

맨유-FC서울의 친선경기를 본 박씨는 "맨유 선수들의 현란한 몸놀림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그는 "몸을 만드는 과정인 프리시즌임에도 맨유의 경기력은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맨유는 서울에 4-0 대승을 거뒀다.

그 다음 열린 피스컵 결승전을 본 박씨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우승컵을 위한 두 팀의 치열함이 경기장에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 경기가 끝난 뒤 박씨는 기자에게 "이틀간 유럽축구의 진수를 느꼈다"고 말햇다. 이어 "프리시즌의 경기라지만 K-리그보다 경기 속도가 빠른데 놀랐다"는 소감을 밝혔다.

#Scene.2 "한국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

지난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컨벤션센터에서 선문 평화축구재단의 주최로 <해외 클럽축구 운영 사례를 통한 한국축구의 발전방안>의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는 레딩, 볼튼, 리옹, 레알 마드리드 관계자가 참석, 각 구단의 운영 노하우를 발표했다.

각 구단은 한국과 교류를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리옹에서는 장 미셀 올라스 구단주가 직접 발표에 나서 "피스컵이 치러지는 기간 동안 한국의 대기업과 스폰서 관련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유소년 시스템 연결과 아시아 명문 구단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구단의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는 의지도 보였다.

한술 더 떠 레알 마드리드의 알폰소 국제 스폰서 담당도 "한국 내 홍보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선문재단과의 교류를 통해 피스컵의 스페인 유치 가능성을 모색하러 왔다"고 밝혔다.

외국 클럽에 보인 국내 팬들의 열기

▲ 지난 18일 코엑스몰에서 열린 레딩의 팬 사인회.
ⓒ 피스컵조직위원회
피스컵과 맨유 방한 경기가 끝나면서 국내 축구팬들의 눈은 다시 국가대표팀과 K-리그로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남기고 간 것들은 여전히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보인 축구팬들의 열기를 국내축구로 되돌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던졌다.

선문 재단이 주최한 피스컵은 열세 경기 동안 30만 명의 관중을 유치했다. 경기당 평균 2만 3천여 명이 찾았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맨유 방한 경기에 축구 소비심리가 몰려 피스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였다. 조직위원회에서는 온라인 마케팅과 각종 매체를 통해 꾸준한 홍보를 했다. 그 결과 결승전에는 맨유 방한 경기와 비교해 1만 명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 5만 6218명이 입장했다.

맨유 방한 경기의 경우 티켓을 발매한 지 1분 만에 서버가 다운 될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경기 전날 훈련에는 2천 명이 추첨을 통해 관전하는 기회를 얻었다. 실제 경기에서는 서울월드컵 개장 이래 네 번째로 많은 관중이 들었다.

맨유 방한경기에서 홈팀은 서울이었지만 관심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박지성'에게 몰렸다. 더불어 'Here's Another OLD TRAFFORD'(맨유의 홈구장 이름인 올드 트레포드를 빗대 서울 월드컵경기장이 또 다른 올드 트레포드라는 뜻)라는 국내의 맨유 팬들이 내건 걸개 문구와 'MUFC'라는 카드섹션은 열기가 절정에 올랐음을 표현했다.

맨유를 비롯해 피스컵에 참여했던 구단들은 경기뿐 아니라 외적인 부분에서도 팬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맨유는 같은 시간 다섯 군데에서 동시에 행사를 벌여 팬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고민을 안겼다. 설기현의 레딩이나 리옹도 팬 사인회와 축구교실을 열어 팬들에게 가까이 가는 노력을 보였다. 이들이 주최한 행사에는 수많은 팬이 몰렸다.

해외축구의 국내침투,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런 해프닝과 투어, 컵대회라는 경기 성격의 차이에도 국내 축구팬들이 사실상 유럽축구라 봐도 무방한 해외축구에 더욱 빠져들고 있는 상황은 변함이 없다. 한국 선수들의 본격적인 선진리그 진출과 그에 따른 방송사들의 중계, 2003년부터 첫 대회를 치른 피스컵의 영향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자연스레 국내 축구와 비교 실망과 비판이 동시에 나오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실제 이번 맨유 방한 경기에서 0-4로 대패한 서울 구단을 향해 비판을 넘어선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점은 국내 축구를 좋아하는 팬 층과 해외축구팬의 인식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국내 프로구단들이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지 알려준 기회기도 했다.

맨유 경기에 몰린 6만 6천여 관중은 국내 축구에서 국가대표 경기가 아닌 이상 접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팬을 불러 모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 15일 열렸던 <해외 클럽축구 운영 사례를 통한 한국 축구발전 방안> 세미나 현장.
ⓒ 피스컵조직위원회
선문 재단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레딩 홍보국장 앤디 웨스트는 "구단 운영규정에 선수들은 한 달에 네 시간 정도 지역사회에 봉사하라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지역매체를 포함한 다수의 언론은 미래에 구단이 다양한 요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라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볼튼의 사이먼 말렌드 사무국장도 "볼튼은 한때 4부리그까지 떨어져 3천 명의 관중으로만 경기를 치른 적이 있었다"며 "그 당시는 팬들을 위한 운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팬의 열정과 사랑을 팔아 경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오로지 '손님은 왕이다'라는 정신하에 구단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진리그의 구단들은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하며 한국 축구의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팬들과 좀 더 가까이하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몰린 경기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호(현 대전 시티즌 감독)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기 일정 때문에 선수들의 몸 상태는 말이 아니다.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적자를 보고 있는 구단의 재정확보가 필수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 K-리그 대부분의 구단은 재정의 80%를 선수연봉에 쓰고 있어 다른 부분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한 구단의 관계자는 "인건비의 비율이 50~60%정도는 돼야 뭔가를 할 수 있다"며 "몇몇 구단들의 과도한 선수 영입으로 몸값이 더욱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제 아시안컵이 끝났고 바로 8월 1일부터 FA컵이 시작된다. 실질적으로 프로축구의 시작이나 다름없다. 7월을 달군 해외클럽의 경기와 팬들이 보인 열기를 국내 구단이 어떻게 바라보고, 팬들을 끌어오는 계획에 옮길지 지켜볼 일이다.
2007-07-30 15:42 ⓒ 2007 OhmyNews
맨체스터 피스컵 해외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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