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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약물 사각지대 빨리 벗어나야

[프로야구] KBO와 선수협 사이 마찰로 도핑 테스트 실시 차질 빚어

07.06.30 18:04최종업데이트07.06.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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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1@한국 프로야구의 도핑 테스트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스포츠서울>은 29일 도핑 테스트가 파행 운영될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간의 마찰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초 발표한 강경책, 무위로 돌아가나

KBO는 1월 8일 이사회를 통해 금지약물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하기로 결정했다. 약물 의혹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거듭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이었던 것이다. 굉장히 바람직한 처사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도핑 테스트를 실시한 사례는 없다. 계획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KBO와 선수협 사이의 입장차이가 그 근본적인 이유다.

만약에라도 특정 선수에게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프로야구는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400만 관중의 꿈에 부풀어있는 프로야구의 인기도 자연스레 하락할 수밖에 없다. KBO가 도핑 테스트에 대한 추진 의지를 보였지만 막상 실행에 못 옮기고 있는 것도 이런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선수협은 더욱 곤란한 입장이다. 약물의 사용 유무를 떠나 도핑 테스트를 무작정 거부하기엔 명분이 부족하다. 이미 몇몇 선수들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약물 복용으로 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주로 근육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장타력이 향상된 선수들이 그 대상이다.

그러나 의혹만 있을 뿐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없다. 이런 이유로 열쇠를 쥔 선수협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해를 풀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 선수협이 오히려 도핑 테스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면 프로야구에 대한 팬들의 신뢰는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일본 프로야구도 도핑 테스트 강화해

1994년 메이저리그는 선수노조의 파업으로 시즌이 단축되었다. 구단들은 적자구조 개선을 위해 연봉상한제(샐러리캡)를 제안했고 이를 거부하는 선수간의 마찰이 빚은 최악의 결과다.

문제는 선수들의 욕심으로 비화된 이번 사태에 대해 야구팬들이 상당한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는 것. 결국 이후 몇 년간 메이저리그는 흥행에 참패하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하지만 1998년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던 마크 맥과이어와 시카고 컵스 소속인 새미 소사의 홈런 레이스가 펼쳐지자 메이저리그는 예전의 인기를 회복했다. 이후 2001년 배리 본즈가 단일 시즌 최다홈런인 73호 홈런을 때려내면서 메이저리그의 홈런 신기록은 갈수록 탄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던가. 40년간 깨지지 않던 기록이 갑자기 앞다투어 경신되자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있던 반면 의심을 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의혹은 커져 '스테로이드 스캔들'로 번졌다.

대기록의 중심이던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배리 본즈와 같은 선수는 물론 제이슨 지암비, 라파엘 팔메이로, 게리 셰필드와 같은 스타도 스테로이드 스캔들과 금지약물 사용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선수들의 약물 사용 사실을 알면서 방치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메이저리그는 순간적인 흥행에 성공했을지 몰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도덕성과 숭고한 스포츠 정신을 잃었다.

일본도 최근 도핑 테스트를 강화하면서 금지약물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외치고 있다. 지난해는 적발되더라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지만 올해는 출장정지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섰다. 1차 적발에서는 10경기, 2차 적발에서는 1년 이하 출장정지, 3차 적발은 무기한 출장정지라는 엄격한 규칙이 적용되고 있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금지약물의 사용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현재 금지약물은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만약 이런 것들이 공공연히 이루어질 경우 야구 꿈나무들까지도 약물의 사용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다. 공정한 경쟁은 프로야구는 물론 중·고교야구에서부터 훼손될 수도 있다. 약물이 추방되어야 하는 이유다.

도핑 테스트의 시행은 여러 가지 요소를 안고 있어 결정하기 쉽지 않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은 틀림없다. 지금과 같이 도핑 테스트에 대한 시행 의지가 없을 경우 KBO의 약속은 말 그대로 공언(空言)에 그칠 공산이 크다.

덧붙이는 글 필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aprealist
금지약물 스테로이드 투명성 공정경쟁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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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