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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영표 부상 시련이 남긴 교훈

부상 관리의 중요성과 유럽 프로팀의 선수 보호 노력

07.04.28 18:45최종업데이트07.04.2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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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에게 부상은 화려한 커리어 뒤로 따라붙는 어두운 그림자와 같다. 특히 '오라는 데도, 갈 곳도 많은' 스타급 선수들에게는 과도한 혹사와 상대의 견제로 인한 부상위협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프리미어리그의 '코리안 듀오' 이영표와 박지성이 나란히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수술대에까지 오르게 되어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다. 2002 월드컵 이후 명실 공히 한국축구의 간판 콤비로 활약해왔던 박지성-이영표의 공백은, 어느덧 시즌 막바지에 이른 소속팀과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대표팀에게도 큰 손해다.

최근 두 선수가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시름을 덜었지만, 그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당분간 볼 수 없게 된 것은 축구팬들에게도 큰 아쉬움일 수밖에 없다.

빡빡한 일정과 혹사에 노출된 스타급 선수들

당장의 공백보다 더욱 아쉬운 것은 스타급 선수들의 잦은 부상에 대한 우려다. 개개인의 컨디션 관리 문제를 떠나, 매년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당한 무릎부상이 치명적인 외력에 의한 부상이라기보다는, 장기간 혹사에 따른 피로누적으로 인한 부상이라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지난 4~5년간 한국 선수 중에서는 국내외 무대를 아울러 가장 많은 경기출전 시간을 소화한 선수들로 꼽히며, '철인'으로 불릴 정도로 체력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월드컵까지 각급 대표팀의 단골이기도 했다.

주목할 것은 2006년 이전까지만 해도 두 선수가 잔 부상으로 인한 단기결장이나 포지션 경쟁 같은 상황을 제외하면, 큰 부상으로 인한 장기간 결장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두 선수가 무릎과 발목 인대 손상 등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2006년은 독일월드컵을 전후하여 박지성-이영표가 소속팀(유럽리그)과 대표팀을 오가며 가장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비단 한국선수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다는 유럽 빅리그 스타급 선수들도 자국리그와 컵대회, 대륙별 클럽대항전을 비롯하여 다양한 군소대회와 친선경기까지 소화해야 한다. 대표팀에 소속된 선수들의 경우 A매치와 국제대회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시즌-비시즌 구분 없이 1년에 80~100경기 이상을 뛰기도 한다.

선수들의 혹사문제를 논할 때 경기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왔지만 각국 리그와 클럽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쉽게 시정되지 못했다.

올 시즌 주력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시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감독은 "쓸데없는 A매치와 국제대회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부상에 대처하는 선수와 구단의 자세

국내 축구도 주중 열리는 컵대회와 주말에 열리는 정규리그 외에 AFC 챔피언스리그, FA컵 대회 등 적지 않다. 경기 수는 날로 늘어가는 반면, 한정된 선수 층과 시간에 쫓겨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선수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의 혹사와 부상 투혼을 미덕처럼 여기는 한국 스포츠 문화의 잘못된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출전 불이익을 우려한 나머지 작은 부상을 숨기고 경기에 뛰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유망주들의 경우, 잠재력만 확인되면 자기관리에 능숙하지 못한 어린 나이 때부터 각급 대표팀에서 쉴 틈 없이 혹사당하다가 망가지는 경우도 흔하다.

박지성과 이영표 역시 일찍부터 부상 위험에 좀 더 적극적이고 신중하게 대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두 선수는 그간 혹사와 부상에 대한 주변의 우려에 한국 선수들 특유의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체력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다"는 반응으로 강한 자신감을 보여 왔고, 잦은 대표팀 차출에도 언제나 군말 없이 성실하게 임해왔다.

스타로서의 당연한 의무이자 의욕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잔 부상에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위험부담을 가볍게 본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 더 큰 화근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영표는 시즌 중반 이후 팀 내 풀타임 주전 수비수로 입지를 굳힌 상황이었고,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챔스리그-FA컵 등 팀의 '트레블' 정상 등극이라는 영광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두 선수의 경우, 부상 위험이 알려지자 소속팀이 이들을 즉각 출전명단에서 제외시키고 정밀진단을 통해 상태 파악에 나서는 등 선수보호를 위하여 빠른 행보를 보여줬다. 선수 관리에 대한 빅리그의 선진화된 체계는 국내 프로리그는 물론이고 대표팀에서도 본받을만한 마인드라고 할만하다.

세계 최고의 무대를 꿈꾸는 선수들이라면 어쩌면 부상위험이야말로 가장 극복해야 할 경쟁상대인지도 모른다. 한국축구의 간판스타라고 할 수 있는 박지성과 이영표의 공백은 소속팀과 대표팀에 있어서 큰 손해이지만, 한편으로는 자기관리와 선수보호에 대한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고 할만하다.
2007-04-28 18:4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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