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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전반기를 돌아보며

07.01.01 14:20최종업데이트07.01.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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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파동으로 말도 탈도 많았던 이탈리아 세리에A가 지난 12월 23일 18라운드를 끝으로 2006년 일정을 마쳤다. 인터밀란의 무패행진과 카타니아의 돌풍 등을 큰 화두거리로 삼을 수 있는 세리에A의 06/07 시즌 상반기를 되짚어보자.

1. 인터밀란 무패행진

@BRI@이번 시즌 세리에A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팀은 단연 인터밀란일 것이다. 18라운드까지 15승 3무. 무패로 상반기를 마친 인터밀란은 2위 AS로마와의 승점차를 7점으로 벌리며, 다른 유럽프로축구리그와 달리 선두 독주체제를 갖추어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0월 26일 리보르노전부터 시작된 세리에A 연승행진을 18라운드 아탈란타전 승리로 11연승으로 늘린 인터밀란은 지난 시즌 AS로마가 세운 최다 연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약 보름간의 휴식 후 갖게 되는 19라운드 상대가 토리노이기에 최다연승 신기록 달성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해 리그 3위를 했음에도 1위팀 유벤투스와 2위 AC밀란이 승부조작에 연루되면서 어부지리로 스쿠데토(Scudetto)를 차지한 인터밀란은 88/89 시즌 이후 18년만의 자력 우승을 목표로 적극적인 선수 영입 등을 통해 이번 시즌을 철저히 준비해왔다.

세리에B로 강등된 유벤투스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파트리크 비에이라를 영입했고 첼시에서 에르난 크레스포를 데려왔다. 독일월드컵 우승멤버 파비오 그로소도 영입했다. 이번 시즌 나란히 7골로 팀의 공격력을 이끌고 있는 이브라히모비치와 크레스포는 이번 시즌 팀의 골칫거리였던 아드리아누의 부진을 대신해 성공적인 영입임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비에이라와 그로소 역시 팀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번 시즌 인터밀란이 팔레르모와 라치오, 로마는 물론 AC밀란과의 더비매치 등 껄끄러운 팀들과의 대전에서 모두 승리한 점은 더더욱 높게 평가할 만하다.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세리에A는 인터 밀란이 독주체제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인터밀란을 견제할 만한 AS로마와 팔레르모, 라치오, AC밀란, 피오렌티나 등과 전반기에 모두 원정경기를 치르고 후반기에는 홈경기를 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시즌 인터밀란이 연승행진과 무패행진을 얼마나 이어가며 독주체제를 굳혀나갈 수 있을지 후반기에도 가장 큰 관심사가 될 듯 하다.

2. 카타니아의 돌풍

83/84 시즌 이후 23년 만에 세리에A로 승격하여 올라온 카타니아의 이번 시즌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채 17경기 7승5무5패로 승점 26점, 리그 4위를 달리고 있는 카타니아는 특히 홈에서의 무패 행진이 돋보인다.

열광적이고 광적이기로 유명한 시칠리아섬 홈관중들의 응원을 받게 되는 홈경기의 이점을 잘 살려 홈 8경기 5승3무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카타니아의 돌풍의 핵심에는 11골로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지오나타 스피네시의 활약이 있었다.

인터밀란과 바리를 거치는 동안에는 그저 그런 선수였지만, 세리에B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01/02 시즌부터 매 시즌 10골 이상을 기록하며 골잡이의 면모를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38경기 출장에 23골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세리에A 행에 일등공신이 됐다. 좋은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한 공중 볼 다툼과 슈팅력에 뛰어나다는 점이 스피네시의 강점이다.

카타니아가 후반기에도 전반기와 같은 활약을 펼칠지는 물론 의문이다. 2부리그에서 올라온 팀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얇은 선수층과 그로 인한 체력적인 약점을 얼마나 극복할지, 특히 원정경기에서의 부진한 성적(2승 2무 5패)을 후반기에는 어떻게 만회해 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3. 승부조작에 연루되어 승점 감점 된 팀들의 행보

이번 시즌 이탈리아 축구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영광과 더불어 승부조작 파동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던 한해였다. 승부조작 파동으로 인해 이탈리아 축구를 대표하는 유벤투스는 세리에B로 강등되었고, AC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시에나, 레지나는 승점감점의 징계를 받았다.

1부에서는 살아남았지만 승점감점으로 힘겨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들의 전반기 결과를 살펴보자.

유벤투스, 인터밀란, AS로마 등과 더불어 이탈리아 명문팀의 하나인 AC밀란은 승점 -8점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12위라는 순위는 분명 아쉬움이 큰 순위이다. 18라운드까지 7승7무4패. 승점감점이 없었다 하더라도 순위는 4위, 더욱이 1위 인터밀란과는 승점 20점차이다.

이런 AC밀란의 부진의 원인에는 18경기 동안 16실점의 '짠물수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22득점에 그친 빈약한 공격력이 자리 잡고 있다. 또 홈경기에서 부진을 보인 것도 큰 타격이었다. 홈(4승 2무 3패)과 원정(3승 5무 1패)에서의 승률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것이 현재의 저조한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15점의 징계를 안고 가는 피오렌티나는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8경기에서 5승3무의 상승세를 타며 강등권을 벗어남은 물론 시즌 후반기에서의 충분한 순위도약을 꿈꾸고 있다. 피오렌티나는 이번 시즌 공수 양면에서 모두 리그 상위권(팀 득점 리그 4위, 팀 실점 리그4위)에 이름을 올리며 10승3무5패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런 피오렌티나의 상승세에는 이번 시즌 10골로 득점3위를 달리고 있는 아드리안 무투의 활약이 있었음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무투는 과거 파르마에서 절정의 기량을 인정받고 첼시로 팀을 옮겼으나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과 코카인 복용 혐의로 구설수에 오르다 2004년 10월 방출됐다.

이탈리아로 복귀해 유벤투스에 잠시 몸을 담았고 절치부심한 무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피오렌티나에 전격 합류해 뛰어난 골감각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특히 피오렌티나의 핵심 공격수 루카 토니(9골, 득점4위)와의 호흡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후반기 피오렌티나의 전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요소다.

승점 -11점 감점의 레지나는 전반기가 끝난 18라운드 현재 강등권인 리그 18위에 랭크되어 있다. 비슷한 수준의 감점을 받은 AC밀란과 피오렌티나가 강등권을 탈출하여 후반기 순위상승을 꿈꾸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레지나가 이번 시즌 강등하리라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명, 전반기 원정 8경기에서 3무5패로 승수를 올리지 못한 것처럼 후반기에도 원정에서 부진하다면 강등권 탈출이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을 듯 하다.

4. 후반기 관심거리

한국 시각으로 1월 14일 19라운드부터 06/07 시즌 남은 일정을 소화하게 될 이탈리아 세리에A의 후반기 최대 관심사는 물론 인터밀란의 행보가 될 듯 하다.

더불어 바티스투타, 델 베키오, 에메르손, 사무엘, 톰마지 등 과거의 쟁쟁했던 멤버 대신 프란체스코 토티를 축으로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한 로마가 이번 시즌 최다득점팀, 최소실점팀이라는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얼마나 인터밀란을 견제하며, 선두권 경쟁에 불을 붙일지도 관심거리이다.

또한 시즌 초반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감이 없지 않아있지만, 바르잘리, 코리니, 디 미켈레, 아마우리를 축으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여주는 팔레르모가 이번 시즌 UEFA챔피언스 티켓을 거머쥐고 선두경쟁에도 참여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게 볼 요소이다.

03/04 시즌 5위, 지난 시즌 10위에 랭크되며 좋은 모습을 보였던 파르마(이번 시즌 현재 19위)와 세리에A와 세리에B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아스콜리(이번 시즌 현재 20위)가 지난 시즌 12위의 선전을 뒤로 하고 다시 강등될지도 지켜볼 만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1-01 14:20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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