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레스모의 우승 소식이 실린 대회 공식 홈페이지(www.australianopen.com) 첫 화면 ⓒ Australian open관련사진보기 경기가 끝나고 두 선수의 눈에서는 모두 눈물이 흘렀다. 모레스모에게는 그랜드슬램 첫 우승의 기쁨이 밀려왔고, 헤닌-하덴은 복통 때문에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며 의자에 주저앉고 말았다.우리 시각으로 28일 낮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06 호주 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3번 시드의 아멜리에 모레스모는 8번 시드의 저스틴 헤닌-하덴에 두 번째 세트 세 번째 게임 도중 기권승을 거두고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처음으로 들어올리는 감격을 누렸다.모레스모, 행운도 뒤따랐다준결승 상대 킴 클라이스터스(2번 시드)와의 팽팽한 맞대결에서도 세 번째 세트 여섯 번째 게임에서 기권승을 거뒀던 모레스모는 결승전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맞이했다. 결과적으로 상대 선수의 부상에 그리 마음 편치 않은 우승자가 되었지만 결승전 경기 운영 자체는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었다. 첫 서브의 성공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던 두 선수(모레스모 62%/ 헤닌-하덴 32%)는 이미 첫 세트에서 승부의 갈림길을 나눠 걸었다. 두 번째 게임에서 헤닌-하덴이 서브권을 쥐고 있었지만 모레스모는 절묘한 넘겨치기로 첫 번째 브레이크를 신고했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쉽게 가져오며 3-0으로 달아난 모레스모는 백핸드 깎아치기가 네트에 살짝 걸치며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행운까지 뒤따라 두 번째로 헤닌-하덴의 서브 게임을 따냈다. 이 순간 모레스모의 힘찬 발걸음은 이미 우승컵에 다가가고 있었던 것이다.첫 서브의 성공률이 낮아 위축된 스트로크를 보낼 수밖에 없었던 헤닌-하덴은 겨우 한 게임을 따내는데 그쳐 1-6으로 첫 세트를 내줘야 했다. 서른 두 번의 멋진 랠리, 안타까운 결말...무엇인가 문제가 생겨 잠시 라커룸에 들어갔다가 나온 헤닌-하덴은 두 번째 세트 첫 게임을 자신의 서브로 시작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결승전에서 유일한 더블 폴트까지 기록하며 모레스모에게 또 밀렸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스트로크 랠리가 서른두 개나 이어질 정도로 멋진 장면이 나왔지만 헤닌-하덴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어이없게 왼쪽 옆줄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이 순간 네트를 붙잡으며 숨을 몰아쉬고 있던 헤닌-하덴은 주심에게 의료진을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의사까지 달려와 배아픔을 호소하고 있는 헤닌-하덴에게 간단히 물약 처방을 내렸지만 일그러진 그녀의 얼굴은 마찬가지였다. 몇 분 후 다시 경기장에 들어서는 헤닌-하덴에게 관중들은 응원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었지만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0:30까지 몰린 헤닌-하덴은 다시 주심 앞으로 걸어와 모레스모에게 중도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결승전은 그렇게 두 선수의 안타까운 포옹 장면으로 끝나고 말았다. 상대 선수의 고통 앞에서 크게 기뻐하지는 않았지만 모레스모의 눈에서는 감격의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조금 멀게는 1999년 이 대회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이 스쳐 지나갔고, 가깝게는 지난 해 그랜드슬램 세 대회에서의 아쉬운 결과(4강 1회, 8강 2회)들이 떠올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