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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 2005년에 보여준 것들

05.12.31 15:29최종업데이트05.12.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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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인성
지난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05 삼성 하우젠 K리그 대상 시상식장에선 많은 프로축구의 스타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우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선수는 두 명. 바로 울산현대의 우승을 이끌며 강력한 MVP후보로 떠오른 이천수. 그리고 신인왕 수상이 확정된 상태에서 이천수와 함께 MVP 수상 경합을 하게 된 FC서울의 박주영이다.

이천수가 스페인 프로축구에 진출하는 등 어느 정도 성공하고 인정을 받고 있는 선수라면 박주영은 이제 올 시즌 프로축구와 대표팀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다. 박주영은 올 시즌 하우젠컵을 시작으로 정규리그까지 화려한 한해를 보냈다.

소속팀인 FC서울이 비록 플레이오프 진출은 실패했지만, 그는 공격 파트너인 김은중과 K리그 최고의 공격콤비를 이루어 정규리그에서만 12골을 넣었다. 이러한 그의 성공 뒤에는 남다른 노력과 집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2005년이 끝나고 2006년을 맞이하는 시점. 박주영은 과연 어떠한 선수로 우리들 앞에 성장할 수 있을까.

정규리그 12골, 모두 빼어나

그렇다. 박주영이 넣은 12골은 모두 빼어났다. 박주영은 프리킥이면 프리킥, 개인 돌파에 의한 골이면 골 모두 멋있게 넣었다. 대단한 골들이 많았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박주영의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슛 조준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빠른 드리블을 시작하면 상당히 많은 볼터치로 볼의 위치를 절묘하게 발로 바꾸어 가면서 돌파해 들어간다.

특히 정지된 상태에서 발의 모든 면을 이용하여 볼을 터치하는 기술은 무척 뛰어나다. 그러다 보니 상대 수비수들은 박주영이 어디로 드리블해 갈지, 볼을 어디로 패스할지 슛할지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규리그 12골을 모두 분석하면 대부분의 골들은 빠른 스피드에 의한 슛팅이거나 좁은 공간에서 볼을 기술적으로 굴려 득점한 것들이다. 2006년에 몸싸움과 테크닉만 좀더 세밀하게 다듬으면 더 멋진 골들을 볼 수 있을 듯하다.

ⓒ 문인성

여유와 강인함 보여줘

박주영의 트레이드마크는 '언제나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다. 행사장이나 경기장에서나 박주영은 항상 '무표정'이다. 게다가 눈이 무척 졸려 보여 취약점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박주영은 대단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언론 매체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을 때도 "부담스럽다"는 말만 했을뿐 그것에 동요되거나 그것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즉, 축구 이외에 다른 것은 절대 신경 쓰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는 올 한 해 동안 특유의 여유와 강인함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그리고 그러한 정신적인 면이 성적으로 이어져 '골은 박주영의 발에서'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이러한 정신적인 면은 내년 월드컵에 참여할 수도 있는 그에게는 더 없이 좋은 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내성적이지만 그래도 쾌활한 20대 청년

박주영은 무척 내성적이다. 인터뷰를 할 때도 그는 되도록이면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자들이 가장 인터뷰하기 힘든 선수 중에 한명으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그도 역시 쾌활한 20대 청년이다. 구리에 위치한 FC서울의 연습구장에 가보면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장난을 치고 있는 박주영을 발견할 수 있다. 박주영은 동료들 사이에 신망이 두텁고, 장난을 많이 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방송과 신문에서 보여주는 박주영의 모습은 실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축구를 할 때나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할 때는 미소가 밝은 20대 청년인 것이다.

이장수,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뢰 얻어내

올 시즌 K리그를 통해서 그는 이장수 FC서울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았다. 소속팀의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받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내년 시즌도 분명 주전으로 기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에서도 그는 신뢰를 받고 있다. 꾸준히 쓰리톱의 오른쪽 윙 공격수로 출전하고 있는 박주영.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주영의 재능을 간파하고 신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아직까지 소속팀은 몰라도 대표팀에서는 그 입지가 굳건하지 못하다. 측면 공격수의 역할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기에 설기현이나 박지성 같은 쟁쟁한 선배 공격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2006년은 그의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2006년은 박주영의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몇 가지 단점만 보완한다면 박주영은 월드컵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체력적인 면은 더욱더 증강시켜야 할 것이며 몸싸움, 헤딩능력 등은 더욱더 보완해야 할 것이다.

2006년, 이제 곧 있으면 박주영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의 한해가 될 수 있도록 팬들은 그에게 무한한 신뢰와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엑스포츠 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2005-12-31 15:28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엑스포츠 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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