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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5, 한국 스포츠에는 무슨 일이?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 피겨 스케이트 세계 제패 등 쾌거 많아

05.12.30 14:53최종업데이트05.12.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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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면 이제 2005년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다사다난했던 우리 사회 만큼 한국 스포츠에서도 수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스포츠로 하나가 됐는가 하면 반전과 묘미, 감동으로 울고 웃었다. 특히 한국 축구는 월드컵 6회 연속 본선 진출의 쾌거에 박지성과 이영표가 빅리그를 마음껏 누비며 한국 스포츠의 자존심을 세웠다. 2005년 한국 스포츠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 본다.

1.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

2002년 월드컵 4강 이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한국 축구지만 끝내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다.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은 브라질, 독일, 아르헨티나 등에 이어 9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이다. 위기 때마다 한국인 특유의 정신력이 발휘됐고 이제는 세계적 선수가 된 박지성, 겁 없는 신인 박주영 등이 큰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정작 본선 진출을 이끈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은 경질의 비운을 맛봤다.

2. 박지성, 이영표 '프리미어리그로'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선수들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이제 꿈은 현실이 됐다. 박지성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고 이영표 역시 토트넘 홋스퍼에서 '부동의 왼쪽 윙백'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팬들은 이제 서재응, 김병현 등 메이저리거뿐 아니라 축구 역시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을 안방에서 볼 수 있게 됐다.

3. '피겨 스케이트의 요정' 김연아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큰 주목은 못 받았지만 2005년 김연아의 활약은 한국 스포츠의 가장 큰 수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세의 피겨 요정 김연아는 지난 11월 체코에서 열린 2005~2006 국제빙상연맹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1위에 올랐다. 주니어, 시니어 통틀어 한국 피겨 스케이트 사상 최초의 세계 제패였다. 한국 피겨 역사를 새로 쓴 김연아는 향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내다볼 수 있는 재목으로 꼽힌다.

4. 최홍만 K-1 돌풍

민속씨름이 고사 위기에 처하면서 천하장사 최홍만이 일본 종합격투기 K-1에 진출해 안타까움을 남겼지만 최홍만은 좋은 모습을 보이며 큰 인기를 모았다. 서울에서 열린 3월 데뷔전에서 정상에 오른데 이어 9월 월드그랑프리 16강전에서는 강호 밥 샙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8강에서 본야스키에 패하기는 했지만 이종격투기 팬들에게 상당히 강인한 모습을 남겼다. 2006년 골리앗의 돌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 '1000만 달러 소녀' 미셸 위

천재소녀로 불리는 16세 골퍼 미셸 위가 나이키골프, 소니와 1000만 달러가 넘는 스폰서 계약을 하며 프로에 입문했다. 그러나 그녀는 데뷔전인 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드롭 위치를 위반하며 실격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미셸 위는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폭스스포츠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 스포츠인 5위, AP통신이 선정한 올해의 여자 선수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 스타로 도약했다.

6. 한국 축구, 박주영 시대 활짝

거물 신인 박주영은 올해 컵대회 6골, 정규대회 12골로 통합 득점 1위에 오르는 등 빛나는 활약으로 프로축구를 이끌었다. 또 프로축구 23년 역사상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신인왕을 거머쥐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조사기관인 SMS는 올해 박주영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1775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박주영은 이제 일개 신인이 아닌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자리 잡았다.

7. 오승환, 프로야구의 박주영?

프로축구에서 박주영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녔다면 프로야구에서는 오승환의 비상이 돋보였다. 오승환은 7월 삼성의 마무리 투수로 나선 뒤 묵직한 직구와 특유의 '포커페이스'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농락했다. 시즌 성적은 10승 16세이브 11홀드 방어율 1.18로 프로야구 24년 동안 첫 '트리플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MVP 오승환에게 역대 최고 연봉 인상률(225%)로 화답했다.

8. 박찬호, 메이저리그 100승 달성

전성기가 지난 모습으로 과거만큼 주목 받지 못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개인 통산 1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1994년 1월 15일 LA 다저스 입단 이후 11년 5개월 만에 달성한 위업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542번째이며 현역 투수로는 40번째, 동양인 투수로는 2번째이다. 올해 한결 나아진 투구를 보인 '새신랑' 박찬호가 안정된 가정을 발판 삼아 다시 한번 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 국제 스포츠계 거물 김운용 추락

한국 스포츠의 대부이자 국제 스포츠계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던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자신 사퇴했다. 김 위원은 잇단 비리 의혹 속에 대한체육회장, 대한태권도협회장, 국회의원, 국기원장, 세게태권도연맹(WTF) 총재, IOC 부위원장직까지 모든 것을 잃었다. 그는 국제 스포츠에서 한국 체육의 위상을 몇 단계 끌어 올렸지만 결국 각종 스캔들의 벽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30년 영욕의 세월을 마감했다.

10.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와 야구의 퇴출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태권도가 올림픽 무대에서 살아남았다.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투표에서 태권도는 과반수 찬성표를 얻어 2012년 런던올릭픽까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태권도는 박진감과 흥미를 못주는 경기 방식으로 언제든지 퇴출될 수 있다는 있다는 불안감을 남기고 있다. 야구와 소프트볼은 런던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2005-12-30 14:5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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