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우리은행-금호생명 "우승후보 맞아?"

[WKBL] 시즌 초반 예상외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두 팀

05.12.30 08:51최종업데이트05.12.30 08:50
원고료로 응원
지난 20일 개막된 여자프로농구(WKBL) 2006 겨울리그의 구도는 여름리그 우승팀 신한은행과 더불어 정규리그 1위팀 우리은행 그리고 트레이드 등으로 팀 전력을 대폭 강화한 금호생명이 3파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각 팀이 3~4경기를 치른 시즌 초반, 예상치 못했던 국민은행의 돌풍 속에 '디펜딩 챔피언' 신한은행은 3승 1패로 체면 유지를 하고 있지만 또다른 우승후보로 꼽혔던 우리은행과 금호생명은 나란히 부진을 거듭하며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

이경은의 적응과 캐칭의 입국을 애타게 기다리는 우리은행

▲ 우리은행의 운명을 쥐고 있는 이경은
ⓒ 한국여자농구연맹
비록 여름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신한은행에게 덜미를 잡히긴 했지만 춘천 우리은행 한새는 2005 겨울리그 통합 우승에 이어 여름리그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던 현재 WKBL 최고의 강팀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겨울리그를 앞두고 '블록슛 여왕' 이종애를 내주면서까지 '제2의 전주원'으로 불리는 신인 포인트가드 이경은을 영입했고 특급 외국인 선수 타미카 캐칭을 2년 만에 다시 데려 오며 우승 탈환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러시아리그의 일정 관계로 캐칭의 입국이 늦어지면서 시즌 초반 1승 3패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캐칭 대신 임시 외국인 선수로 뛰고 있는 샤이라 일라이는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상대팀 외국인 선수에게 현저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김계령, 홍현희 등 국내 센터들도 덩달아 부진에 빠졌다.

기대를 모은 유망주 이경은도 과감한 패싱력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했지만 전주원, 김지윤 등 국내 정상급 포인트가드들과 비교하면 아직 허점이 많은 편이다. 우리은행의 박명수 감독은 경기 경험을 계속 쌓게 하면서 '될성부른 떡잎'을 이른 시간안에 정상급 선수로 키우겠다고 말하지만 우승이 목표인 우리은행에서 신인 선수에게 어느 정도까지 기회를 줄지는 알 수 없다.

이경은은 지난 27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8득점 6어시스트 2스틸로 좋은 활약을 했지만 29일 신세계와의 경기에서는 23분을 뛰는 동안 2득점 2어시스트로 부진하며 아직은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경은이 주전에서 빠진다면 김영옥과 김은혜가 각각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종애의 자리였던 스몰포워드에 공백이 생기게 돼 이경은의 프로 적응 여부는 우리은행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이경은이 경기를 통해 프로무대에 완전히 적응하고, 내달 4일 입국하는 캐칭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팀에 합류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화려한 선수 구성, 그러나 조화가 부족한 금호생명

▲ 기대에 못미치는 '한국형 용병' 트레베샤 겐트
ⓒ 한국여자농구연맹
기존의 김지윤, 김경희, 정미란, 이언주에 새로 합류한 이종애, 외국인 선수 겐트로 이루어진 금호생명의 선수 구성은 6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겨울리그 최고의 복병으로 떠올랐던 구리 금호생명 팰컨스 역시 개막 후 3연패를 당하며 부진에 빠져 있다.

금호생명은 겐트가 득점 4위(19.7점), 리바운드 3위(12.3개), 이종애가 블록슛 1위(3.0개), 리바운드 3위(12.3개), 김지윤이 어시스트 1위(10.3개)에 오르는 등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은 편이지만 대등하게 경기를 이끌어 가다가 중요한 순간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지난 여름리그 신한은행의 우승멤버였던 트레베샤 겐트는 '한국형 용병'으로 불리며 오랜 시간동안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지만 미여자프로농구(WNBA) 출신 선수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 이번 겨울리그에서는 상대적으로 기량이 다소 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호생명의 골밑을 지키는 겐트와 이종애는 신장과 기술이 좋지만 공통적으로 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골밑 파워가 강한 팀을 상대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금호생명은 겐트의 조기 퇴출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만 개인기를 위주로 하는 남자 농구에 비해 여자 농구는 조직력의 중요성이 높아 외국인 선수를 시즌 중에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호생명은 30일 용인체육관에서 4위팀 삼성생명과 연패 탈출을 놓고 일전을 벌이게 된다. 만약 삼성생명에게도 무릎을 꿇는다면 금호생명은 우승후보는커녕 유력한 꼴찌 후보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른다.

▲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순위 (12월 29일 현재)
ⓒ 한국여자농구연맹
2005-12-30 08:50 ⓒ 2007 OhmyNews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