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노기획 관련사진보기신문사 부고 담당 기자인 댄(주드 로). 똑같이 반복되던 출근길의 어느 날. 사람들 속에서 젊은 여성과 눈길이 부딪치고 만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무작정 런던으로 온 앨리스(나탈리 포트만). 그녀 역시 댄의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첫눈에 확인한 두 남녀. 마침내 사랑에 빠진 댄과 앨리스. 그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어 일약 유명 작가가 된다. 그리고 댄은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를 만나자마자 또 다른 사랑을 시도한다. 그러나 안나는 댄을 거부, 피부과 의사인 래리(클라이브 오웬)와 결혼해 버린다. 하지만 래리는 안나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의심하게 되고. 네 명의 남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사랑 앞에서 한없이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데….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할리우드의 실력파 감독으로 유명한 마이클 니콜스. 영화 <졸업>과 <워킹걸>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그의 최신작 <클로저>는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국 출신의 패트릭 마버가 1997년에 발표한 연극 <클로저>는 초연이후 런던비평가협회 최우수 창작 연극상을 비롯하여 뉴욕비평가협회 최우수 연극상 등 평단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작품. 런던을 무대로 네명의 남녀가 보여주는 사랑의 신산한 풍경들은 전세계 100개 도시에서 30개 언어로 공연될 만큼 관객들로부터도 커다란 공감을 이끌어 냈다. <차이다>라는 제목으로 2001년 국내에서도 막이 올랐었다. 공연의 성공으로 영화계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던 페트릭 마버. 그가 선택한 감독은 마이클 니콜스 감독이었다. 아카데미 감독상과 11개의 에미상, 7개의 토니상 등 영화와 연극 모두에서 성공한 마이클 니콜스 감독. 그는 1994년 <울프> 이후 십여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고 줄리아 로버츠,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클라이브 오웬 등 할리우스 스타급 배우들을 앞세워 영화 <클로저> 제작에 돌입했다. 자극적인 정사 장면이라던가 혹은 잔인한 장면 등이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클로저>는 국내심의에서 18세 등급을 받았다. 남녀간의 로맨스를 다룬 영화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 그러나 영화는 그간 개봉되었던 어떤 성인 영화보다 확실한 성인 취향의 영화다. 어른들의 사랑(?)에서만 가능한 온갖 대사들. 그리고 그런 대사를 유도하는 상황들이 영화의 주된 축을 이루기 때문이었다. ▲ <클로저>의 주인공들 ⓒ 이노기획 관련사진보기영화는 사랑의 달콤함이라던가 혹은 그것이 가져다 주는 최면 효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앨리스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더 행복해지고 싶기에 안나를 사랑한다는 댄의 모습은 로맨스 영화의 일편단심형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하얀 가운을 입고 낯선 만남을 기대하는 래리의 모습은 성적 일탈을 꿈꾸는 중년 남성의 육체적 욕망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혼 서류에 사인을 받겠다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 정사를 치르는 안나의 모습 역시 로맨스 영화의 공주 같은 여자 주인공과 비교할 수 없다. 사진은 찍힌 사람의 슬픔을 아름답게 느끼도록 미화하기에 진실일 수 없다는 앨리스의 눈물은 처연하다 못해 폐부를 찌른다. 점프 컷을 이용한 영화의 구성은 영화가 마치 단막처럼 나누어져 연극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졸업>에서 사이먼 앤 가펑클의 배경 음악으로 영화의 메시지를 한층 강조했던 감독의 연출은 <클로저>에서도 마찬가지. 오프닝 장면과 엔딩 장면에서 흐르는 데미안 라이스의 음악은 영상과 감미롭게 어울리며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연인들끼리 기분 전환을 위해 가벼운 로맨스 영화로 생각했다가 극장에 들어섰다가는 낭패를 볼 듯. 인터넷으로 사이버 섹스를 즐기는 댄과 래리의 모습이나 안나를 추궁하는 래리의 치졸하고 본능적인 언어들. 그리고 스트립 댄서인 앨리스의 모멸적인 눈빛은 분명 연인들에게 부담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앨리스 역의 나탈리 포트만과 래리 역의 클라이브 오웬은 이 영화로 골든글러브 남녀조연상을 수상했고 올해 아카데미에도 노미네이트 되었다. ⓒ 이노기획 관련사진보기하지만 남녀관계에 있어 민망하기에 가슴에 담아두었던 고민들, 저열하지만 확인해 보고 싶었던 반응들, 유치하지만 솔직한 애정행각들을 엿보고 엿듣고 싶다면 <클로저>는 적합한 영화임에는 틀림없었다. 그 이야기들이 쏟아내는 적나라한 모습들이 연인들을 껄끄럽게 만들겠지만 그네들이 한번은 겪어봄 직한 사연들이기에 오히려 설득력이 강한 영화였다. 종내 영화를 본 뒷맛이 즐겁지는 않을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