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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엘류에 관한 의문 5가지

[축구 국가대표팀 긴급진단②] 쿠엘류호의 과거, 현재, 미래

03.12.30 00:50최종업데이트03.12.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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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간다. 지난해 월드컵 신화를 일구며 황금기를 지낸 한국 대표팀, 월드컵 직후 히딩크를 보좌한 박항서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하며 지난 겨울 크나큰 진통을 겪었다.

축구협회는 부랴부랴 외국감독 찾기에 나서고, 히딩크 기술고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유로2000에서 포르투갈을 4강에 올려놓은 명장 움베르투 쿠엘류를 대표팀 감독에 선임한다.

지난 2월 부임한 쿠엘류 감독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는 마치 '불패신화'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바라는 듯했다. 어쩌면 월드컵 직후인 터라 그럴 만도 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적잖은 성급한 팬들과 언론은 '쿠엘류 흔들기'로 그를 멍들게 하고, 쿠엘류 감독 역시 순탄치 만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지금이다.

기대는 그렇다 치자. 허나 분석은 바르게 해야 할 터. 쿠엘류호는 과연 올바르게 제 갈길을 가고 있는 것인가? 올 해가 가기 전 쿠엘류호를 냉철하게 분석해 본다. 대표팀의 지금까지 여정과 현 상황을 진단해 앞으로의 전망까지, 3회에 걸쳐 연재를 실시한다. 두 번째 시간으로 쿠엘류에 관한 의문 5가지를 알아본다.


의문 1 - 포백? 스리백? 의미없는 숫자 논쟁

'포백이냐, 스리백이냐'식의 의미없는 숫자논쟁은 부임 초기부터 끊임없이 이어졌다. 쿠엘류가 4-2-3-1 시스템으로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감독이란 건 천하가 아는 사실. 자연스레 한국대표팀에게도 포백을 시도할 것으로 여론은 형성됐고, 수비 시스템에 관한 질문은 데뷔전인 콜롬비아 전부터 매 경기 시작 전후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나왔다.

결과적으로 반환점을 돈 현재, 대표팀은 스리백에 기울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 6월 아르헨티나 전에서 스리백을 시험 가동했고 아쉬움이 남았는지, 이후 아시안컵 2차예선에서 테스트성으로 포백을 다시금 점검했다. 베트남, 오만에 연이은 충격 패배로 불가리아전에서 스리백을 바꾼 이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동아시아 대회에서 경험과 기량을 두루 갖춘 유상철을 중심으로 김태영, 최진철 월드컵 콤비가 스리백으로 나서며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가능케 했다. 쿠엘류가 원하는 것은 내년 아시안컵뿐 아니라 2006 독일 월드컵으로, 신진급 선수들도 틈틈이 테스트했다. 초기 포백을 사용할 때 조병국에게 기회를 줬으며 최근 스리백에서는 박재홍을 기용했다.

대표팀은 스리백과 달리 포백을 사용할 때 이상하리 만치 종종 흔들리는 모습을 엿보였다. 좌우 측면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간의 호흡 문제가 주원인이다. 대다수 선수들의 소속팀이 포백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문제 없을 것이라는 게 쿠엘류의 예측이었으나 스리백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수긍해야 했다.

포백이 충분히 공격적인 전술의 발판이 될 수 있기에 월드컵이 열리기 전 히딩크도 그랬고, 현 쿠엘류도 원하는 것이다. 쿠엘류는 "스리백은 오히려 수비라인에 5명이 있을 때가 많다"며 포백 테스트의 이유를 공격력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반대로 생각하면 포백의 경우 좌우 풀백이 공격적으로 나서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안정성을 이유로 스리백으로 굳혀진 상태지만 동계훈련 후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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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2 - 훈련기간이 짧다, 시간이 없다?

"훈련기간이 짧아 아쉽다." 경기만 끝나면 나오는 쿠엘류 감독의 핑계성 멘트가 되버렸다. 결론부터 말해 핑계가 아닌 사실이다. 지난 5월 동아시아 대회를 준비한 소집 훈련을 제외하면 별다른 훈련 없이 마무리 된 2003년이다.

쿠엘류 감독이 입버릇처럼 이야기 할 만도 하다. 수원, 안양이 선수차출을 거부해 감독이 직접 나서 구단을 방문, 협조적인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프로경기, 대표팀의 일정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게 현실이고, 안타까운 일이다. 훈련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여론은 히딩크와의 비교를 일삼았으니 감독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시간이 없다는 것 또한 헛된 말은 아니다. 임기는 내년 아시안컵까지며 현재 남은 시간만 7개월. 반 년밖에 안남았다고 할 수 있다. 쿠엘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외국인 감독이 타 국가에 와 선수발굴 시간, 훈련 시간, 자기 색깔을 내기 위한 시간까지 포함해 매우 짧은 시간이다. 또 선수를 구성하기 위해선 좋은 선수를 발굴해도 그 선수가 훈련을 시켰을 때, 또 실전에서 얼마나 감독의 마음에 들지, 여러면에서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 테스트는 끝났다"는 게 쿠엘류의 주장이지만 선수 발굴면만 지켜봤을 때 다소 부족해 보이며 충분치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에 목표점 마저 희미한 상태로 목전에 둔 아시안컵에서 뭔가 비젼을 제시해야 2006독일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 수 있다. 사실 비젼과 동시에 성적도 만족스러워야 재계약의 희망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혹자는 뚝하면 훈련기간이 짧다, 시간이 없다는 등의 핑계를 댄다고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충분한 뒷받침이 되지 않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 비전을 제시하라니, 쿠엘류 감독은 매번 아쉬움이 남고 안타깝기 그지 없을 것이다.

의문 3 - "골 마무리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스트라이커가 없다.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으로 이어지는 스트라이커 계보는 있지만 큰 대회를 치를 때마다 골 결정력 부족을 논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기에 황선홍 이후 계보를 이을 만한, 팀에 승리를 안겨줄 득점에 능한 '킬러'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쿠엘류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이후 투톱, 원톱 등 시스템 변화를 줘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원톱에 조재진, 김도훈, 최용수, 안정환 등을 시험해 봤지만 무득점이 이어졌다. 통계적으로도 콜롬비아,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불가리아를 상대로 득점에 실패했고, 중국과의 한차례 경기에서 유상철의 헤딩골과 일본과의 세차례 경기 중 안정환이 한 골을 성공시킨 게 전부이다.

골 가뭄은 비단 스트라이커 부재에만 한정될 수 없다. 득점을 위해선 스트라이커뿐만 아니라 양 사이드와 중앙 공격형 선수들도 유기적인 조화를 이뤄야 한다. 최전방 공격수가 중앙 깊숙이 묶여 있을 때 양 날개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개인기를 활용, 적절한 패스와 중거리 슛 등 다이내믹한 공격을 요한다.

쿠엘류도 매번 인터뷰 때 마다 마무리 능력 부족에 대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선수들이 꾸준히 기량을 높이고 여기에 감독의 전술이 자로 잰 듯 정확히 맞아 떨어질 때 빛을 발산할 수 있다.

쿠엘류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며 때론 무비 스타처럼 기적적인 골을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 생각해둔 선수가 한명 있으며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전한 바 있다. 현재로선 그의 말을 믿고 새로운 스타 탄생에 기대와 희망을 갖고 기다릴 수밖에.

의문 4 - 숨은 진주 발굴

쿠엘류판 황태자는 누가 될까? 흐뭇한 상상을 한번 해본다. 적잖은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의 문을 두드렸고, 쿠엘류의 눈에 띄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부임 초기만 하더라도 수비에 조병국, 공격에 조재진이 떠오르기 시작해 황선홍, 홍명보의 H-H라인을 잇는 C-C라인 탄생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또 왕정현도 교체멤버로 자주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팬들을 주목을 받았다.

조병국은 여러면에서 좋은 재목이지만 몇차례 실수를 통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고, 최근들어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조재진은 꾸준히 성실한 플레이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카리스마가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컵 2차예선에서 최종범이 쿠엘류의 높은 기대속에 테스트를 받지만 10월 오만 출정에는 함께하지 못해 테스트 실패를 잠정적으로 알렸다. 이 시기 박진섭에 대한 쿠엘류의 평가가 후했지만 이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특별히 눈에 띄는 선수는 없었으며 최근들어 수비에 박재홍, 미드필더에 이관우, 공격에 정경호 세선수가 그나마 '쿠엘류 황태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재홍은 지난 불가리아 전 출전 이후 계속해서 동아시아 대회에 합류하며 가능성을 엿보였으며, 이관우와 정경호는 쿠엘류 감독 스타일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일각의 평가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올림픽 대표팀의 김동진, 최원권, 김정우, 김두현 등이 꾸준히 테스트를 받고 있는 인재들이다. 최고의 유망주 최성국과 청소년대표팀 공격라인의 핵 김동현, 정조국 역시 쿠엘류 황태자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의문 5 - 쿠엘류의 색깔은?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아직까지 쿠엘류 감독만의 색깔을 못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간도 짧고, 특별한 훈련도 없던 게 주원인이지만 1년동안 특별히 보여준 게 없다. 그렇다고 쿠엘류호가 난항를 거듭하고 있는 건 아니다. 기본 시스템은 여러 변화 속에 3-4-2-1 또는 3-4-1-2로 굳혀졌으며 이 시스템에 적절히 들어가 제 몫을 할 선수들 또한 충분히 가려진 것으로 보인다.

쿠엘류는 부임 초기 "프레싱, 스피드, 전 선수가 참여하는 축구를 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의 경기에서 조금씩 이런 요소들과 어울리는 장면은 몇차례 연출됐지만 아직 내세울 만한 단계는 아니다. 결국 동계 훈련 후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쿠엘류가 또 하나 강조하는 점은 '공간'을 유효적절히 형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격에서 중앙 플레이메이커가 측면 또는 중앙으로의 적절한 패스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러한 모습은 아직 연출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좌우 날개 활용을 극대화 하기 위해 포백을 구현, 측면 풀백을 유용히 사용해야 하지만 포백 구현은 어려운 듯하다. 수비가 안정되야 좋은 공격이 가능하다는 쿠엘류의 말처럼 이상적인 축구를 하기 위해선 포백이 가능해야 한다.

쿠엘류가 색깔을 내기 위해선 이상적인 조건으로 포백 구현과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에 패스를 할 수 있고 득점력을 겸비한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하다. 여러 복합적인 문제가 쌓여 있는 상황, 쿠엘류가 진정한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을까.
2003-12-30 11:31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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