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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모 초등학교 축구부 참사에 대한 아픈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기를 앞두고 무리하게 체중 감량을 하던 고교 레슬링 선수가 12일 숨졌다. 경찰은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벌여 약물 투여나 폭행, 지나친 훈련을 강요한 점이 발견되면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형사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성적 위주의 학교체육을 확실하게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격한 몸 싸움, 전국 체전 대학부 축구대회
 | | | ▲ 빗속에 벌어진 축구경기에서 들것에 실려 나가는 선수 | | | ⓒ 최인 | | 선수들간 과격한 몸 싸움으로 인해 한 경기에 들것이 십여차례 이상 축구장에 드나드는 것을 목격한 축구팬은 선수들의 지나친 승부욕이 축구를 망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자신을 전주대학교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 사람은, "전국 체전 축구 경기를 보면서 축구팬으로서 가장 아쉬운 것이 있다면, 선수들의 과열된 분위기로 인해 전술이라든지 평소에 배운 기술 실력이 나오지 않고 과격한 몸싸움을 통해 승부경쟁이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이러한 현상이 시정되지 않으면 지난해 월드컵 4강 신화는 앞으로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전국체전의 경우, 각 시도별 지나친 승부욕이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과격한 몸싸움을 강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난투극 벌인 태권도 경기
전국 체전이 중반을 지나고 있던 13일 오전 11시 30분쯤,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가 열리고 있던 전북 김제 실내체육관에서는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던 서울 임원진이 전북 임원진과 난투극을 벌여 선수와 임원 5명이 부상당했다.
전북 김주미 선수와 서울 김선옥 선수의 태권도 여고부 페더급 예선전이 끝난 뒤 김주미 선수의 승리가 결정되자 서울측 임원진이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경기장으로 몰려들면서 전북 임원들과 난투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고로 서울 대표팀 코치와 선수, 전북측 임원 등이 다쳤다.
시도별 과열 경쟁이 불러오는 난투극이 올해 체전에서도 어김없이 태권도 경기장에서 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역도 경기장, 선수 같지 않은 선수 등장
2001년 전국체전에서의 사례이다. 역도 경기장에서는 전혀 역도 선수같지 않은 선수가 머뭇거리면서 나와, 5kg내지 10kg도 채 되지 않는 바벨을 멋적게 들었다 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가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전국 체전에서는 선수같지 않은 선수라도 참가시켜 점수를 확보해야 순위 경쟁에서 처지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 세가지 사례는, 우리 나라의 학교 체육과 전국 체전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들이다. 시합을 앞둔 고등학교 레슬링 선수가 무리한 체중 감량을 견디다 못해 숨진 사건도, 전국체전 등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야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스포츠 정신은 사라진 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성적 지상주의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잇따라 희생되고 있다. 전북 대학교 체육교육학과 강종구 교수는 "천안 모 초등학교의 축구부 참사사건이나, 이번 전국체전에서 고교 레슬링 선수의 사망 사건은 우리나라 학교 체육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학생들을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에 대한 소질보다는 경쟁의식만 심어주고 성적 위주로 지도 하다보니, 학생들이 희생당하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초중고교에서 합숙소를 운영하면서 엘리트 선수 육성을 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초중고에서 학교 정상 교육 과정을 무시하는 선수 육성을 하다보니 선수는 '운동기계'가 되고 운동선수 생활을 마감하면 자칫 사회생활 적응까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일본이나 서구 유럽쪽은 일정량의 학습을 성취해야만 운동 선수의 자격을 준다. 우리는 학습과는 전혀 동떨어진 별개의 학교체육을 육성하다보니 숱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국 규모의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해야만 대학이나 고등학교 진학하게 되는 그런 현상들은 우리나라만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적 문제며, 그런 시스템이 앞으로는 성적이 아니고 소질있는 선수를 발굴하는 학교 체육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체전 역시, 각 시도의 메달 경쟁, 점수경쟁을 통해 순위를 정하는 시스템이 시도의 과열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전국 체전 운영방식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의 희생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의식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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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10-14 1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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