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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K와이번스의 기세가 무섭다. 시즌 초반 5할대 후반의 승률을 올리며 중위권을 맴돌던 와이번스가 본격적으로 상위권 도약에 힘쓰고 있는 듯 보인다.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15승 1무 9패의 성적과 .625(5월 7일 현재)의 승률로 2강으로 점쳐지던 기아타이거즈와 공동 3위에 올라섰다. 올 시즌 전 전문가들은 와이번스에 대하여 중위권정도의 성적을 예상했지만, 지금까지의 2003 정규시즌을 본다면, 이를 뒤집는 호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중위권으로 점쳐지던 와이번스가 상위권으로 도약
이러한 좋은 성적 때문일까? 와이번스의 홈구장인 문학구장의 경기 당 평균관중은 7,610명(5월 6일 현재)으로 서울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LG트윈스(11,794명), 두산베어스(7,799명)에 이어 3위의 관중수를 자랑하고 있다. 비록 작년 이맘때의 문학구장 평균관중(8,097명)에 비해 약 18%가 감소한 수치이긴 하지만, 8개 구단 관중 감소율이 24%이고, 작년 문학구장 평균관중(6,102명)보다 약 22%정도 늘어났다는 것을 감안할 때 와이번스는 흥행 면에서 타구단에 비해 성공적인 한해를 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와이번스가 서울을 제외한 지방구장 중에서 관중동원에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최신식 구장인 문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문학구장은 2001년 겨울 월드컵 경기장과 함께 지어진 야구전용구장으로써 창단 3년째였던 2002년 시즌 와이번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되는 행운을 잡았었다.
지하4층, 지상5층으로 3만5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문학구장은 국내 최고의 메이저리그식 야구전용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인프라의 구축이 와이번스 관중동원 최대의 메리트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단적인 예로 인천 도원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던 2001년 시즌 와이번스의 평균관중은 2,666명이었던 것에 비해 2002년 시즌에는 6,102명으로 무려 125%가 성장하였다. 월드컵, 긴 장마, 아시안게임 등 프로야구 관중동원에 여러 가지 악재가 있었던 것에도 불구하고 크나큰 성장이었다.
와이번스가 좋은 성적 = 장기적인 투자와 구단의 노력
이번 시즌의 성공은 이런 야구외적인 스포츠마케팅 적인 발전에 야구 내적인 발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와이번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와 구단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좋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2001년 8월, 필자는 와이번스의 명영철 전 단장을 만나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관중확보에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냐는 질문에 "팬 확보 영향도에 비중을 주자면 경기력 향상이 최우선일 것이다. 와이번스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선수력 보강을 많은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답변을 주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그가 말한 과감한 투자의 결과가 나오고 있지는 않은가 조심스럽게 점쳐 보고싶다.
와이번스의 과감한 투자는 와이번스 원년인 2000년부터 시작된다. 전신인 쌍방울레이더스는 구단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김현욱, 박경완 등 주전멤버들을 현금트레이드 시키며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이런 팀을 인수한 와이번스는 팀의 재창단을 선언하며 각 구단으로부터 강병규, 권명철, 송재익, 김충민, 장광호, 김종헌, 김태석 등의 보상선수를 받게 된다. 같은 해 7월에는 영원한 인천맨 김경기 선수를 현금 2억원에 현대유니콘스로부터 트레이드 해왔다. 이는 비단 선수 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인천 연고의 선수를 원하는 인천 야구팬들의 숙원을 풀어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보여진다.
이런 과감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와이번스는 창단 첫해인 2000년 시즌에서 44승 86패 3무 승률 .338의 참담한 성적을 거둔다. 그러나, 이런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이승호, 이진영, 채종범 선수 등 좋은 신인급 선수들을 발굴했다는 것과 구단의 꾸준한 노력에 의해 내년에는 더욱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 한해였다.
장기적 투자는 2000~2001 스토브리그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선 신인 정대현 선수를 계약금 3억 5천, 연봉 2천만 원에 데리고 왔다. 그러나, 2000-2001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큰 이슈는 유니콘스의 조규제, 조웅천 선수와 베어스의 강혁 선수의 영입. 와이번스는 2003년 2월 조규제, 조웅천 선수를 15억원에 현금트레이드 해오고, 3월에는 베어스의 보호대상 제외선수였던 강혁 선수를 6억7천5백만 원의 트레이드머니로 데리고 오게 된다. 이로써 와이번스는 그 동안 안고있던 마무리 투수 부재를 해결하는 한편 아마추어 시절 최고의 1루수로 이름을 날리던 강혁 선수도 영입하게 된 것이었다. 이밖에도 자이언츠와의 트레이드(손석만 영입), 트윈스와의 트레이드(장재중, 류현승 영입), 타이거즈와의 트레이드(이동수, 가내영 영입) 등 꾸준한 트레이드를 통한 경기력 향상에 힘을 쏟았다.
비록 2001 시즌은 60승 71패 2무 승률 .458로 종합 7위의 성적에 그쳤지만, 시즌 초반의 호성적 등을 보았을 때 꾸준한 노력만 있다면, 더욱 더 성숙된 팀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였다.
과감한 트레이드
2001-2002 스토브리그는 자유계약선수(FA)들의 계약으로부터 시작됐다. 우선 FA자격을 얻은 김원형 선수 계약기간 4년, 연봉 6억, 사이닝 보너스 5억의 내용으로 계약을 맺으며 팀의 에이스로 부활하길 기대하였다. 김원형 선수와 계약을 맺은 지 바로 5일 후 자이언츠와 재계약에 실패한 FA 김민재 선수를 계약기간 4년, 연봉 5억, 사이닝 보너스 5억에 영입, 입단계약을 맺는다. 김민재 선수의 영입으로 와이번스는 공수주 모두 뛰어난 내야수를 영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와이번스가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를 받는 트레이드는 뭐니 뭐니해도 오상민, 브리또 + 11억 원을 주고 김기태, 김동수, 정경배, 이용훈, 김상진, 김태한을 라이온즈로부터 데리고 온 2대6 트레이드. 앞서 필자가 쓴 "베어스 몰락,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기사에서도 이야기했듯 이 트레이드는 라이온즈나 와이번스 모두에게 이익이 된 윈-윈 트레이드였다. 이 트레이드로 인해 만년 하위 팀이었던 와이번스는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라이온즈는 두말할 것도 없이 공수에서 모두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며 우승에 견인차 적인 역할을 하였던 브리또 선수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와이번스는 이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선수들을 대거 얻게되며 팀을 좀더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최태원 선수가 1000경기 연속 출장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2002 시즌에도 61승 69패 3무 승률 .469 종합 6위의 성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하였다. 하지만, 시즌 중에 자이언츠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조경환 선수와 용병 매기를 영입하며 시즌 후반 4위 다툼에 뛰어들기도 했다. 시즌 중에는 메이저리거 조진호 선수를 연봉 2억원, 계약금 1억원에 데리고 오는데 성공하였고, 동산고 출신의 송은범 선수와 4억원에 계약을 맺기도 하며 팀 건설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
시즌이 끝나고 2002-2003 스토브리그가 시작하자 와이번스는 본격적인 팀 수술에 들어갔다. 가장 큰 수술은 조범현 감독의 영입과 코칭스태프의 보직 확정. 43세의 젊은 조범현 감독을 영입한 와이번스는 김대진, 성준, 김성래, 구천서 등 모두 40대의 젊은 코칭스태프들로 물갈이를 하였다. 젊고 활기찬 팀으로 만들자는 와이번스 구단의 노력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스토브리그 FA 최대어 이었던 박경완 선수를 계약기간 3년 19억원에 옵션포함 4년 24억원에 영입하였다. 박경완 선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포수를 영입하므로 써 우리 나라에서 가장 안정된 투수리드와 시원한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렇듯 와이번스가 지난 3년간 국내 프로야구에서 자기 발전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은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지금현재 와이번스의 모습을 보면, 투타, 강약, 노소 등 모든 조화가 잘 이루어져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와이번스의 현재 모습은?
현재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진영 선수는 .392(79타수 31안타 13득점 출루율 .455)의 고타율을 자랑하며 공격의 새로 영입된 용병 디아즈 선수도 .315의 타율과 92타수 29안타 14득점 14타점 홈런 6개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있다. 이밖에도 86타수 24안타 10득점 타율 .279의 조원우 선수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고, 이호준, 정경배, 강혁, 강성우 선수 등도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투수력에서는 젊은 투수들과 노장 투수들의 조화가 정말 잘 이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용병 스미스(방어율 5.18 1승 3패)를 제외한 모든 선발투수는 낮은 방어율을 가지고 있다. 우선 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이승호 선수는 1.95의 낮은 방어율을 보여주며 5경기에 나와 2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승 무패를 기록중이다. 노장 김상진 선수도 6경기에 나와 2승 2패 방어율 2.73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2승째를 거둔 4월 25일 자이언츠와 경기에서는 비록 4실점을 했지만, 팀의 3연패를 끊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 와이번스의 선발로 뛰고있는 조진호 선수도 노련한 피치를 통해 4경기 출전 2승 1패 방어율 2.61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팀의 5선발로 복귀한 채병룡 선수도 방어율 1.10과 2승 무패의 뛰어난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중간계투진과 마무리는 신예 멤버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 '158km의 사나이' 엄정욱 선수는 방어율은 3.18로 빠른 직구를 앞세워 엄정욱 효과를 보고 있고, 신인 송은범 선수도 방어율 3.78 2승 3세이브 2홀드의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송은범 선수는 조웅천, 정대현 선수와 함께 트리플 마무리로 활동하고 있어 앞으로의 좋은 활약도 기대된다. 마무리 조웅천 선수는 방어율 2.95, 1승 1패 7세이브 1홀드의 뛰어난 피칭을 해주고 있고, 중간계투 제춘모 선수도 방어율 3.10 2승 무패 4홀드로 허리를 확실하게 책임져 주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아야 할 선수는 프로 2년차의 정대현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정대현 선수는 5월 6일 경기에서 첫 자책점을 기록할 때까지 15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왔다. 트윈스의 전승남 선수(방어율 0 - 1위, 3승 2세이브 2홀드 )에게 가려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정말 뛰어난 활약이었다. 지금 현재도 정대현 선수는 .42의 낮은 방어율에 1승 1패 2세이브 4홀드의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정 선수는 언더핸드 투수는 왼손타자에게 약하다는 이론을 뒤집듯 올 시즌에는 왼손타자들에게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안정된 전력과 함께 젊은 조범현 감독의 과감한 작전과 선수기용에 힘입어 15승 1무 9패 승률 .625 시즌 3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듯 보인다. '안정된 전력.' 와이번스를 본다면, 이것은 그냥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듯 하다. 물론, 선수들의 피나는 훈련과 자기발전을 위한 노력도 많은 부분 작용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큰 것은 몇 년간의 꾸준한 투자와 구단의 노력이 있었기에 갖게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시즌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와이번스의 모습을 보더라도 성적면이나 흥행면에서 성공적인 한해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당한 트레이드는 리그 균형 발전에 도움
물론, 모든 트레이드가 야구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리그 선수들을 싹쓸이 해온다면 그것은 분명히 리그에 해가 될 뿐이다. 구단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선수들을 현금 트레이드 시킨다면, 그것 또한 팀들간의 전력 불균형을 불러올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와이번스가 지금까지 해온 트레이드는 싹쓸이용이 아닌 자기 팀의 체질개선을 위한 정당한 트레이드였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우리는 가끔 엄청난 운을 기대할 때도 있지만, 세상 대부분의 일이 꾸준한 노력이 있어야만 이루어진다. 야구도 똑같다고 본다. 꾸준한 투자와 노력만이 팬들의 사랑과 좋은 성적을 가져올 뿐이다. 이것은 비단 경기결과만이 아니다. 팬 서비스, 시설관리 등 모든 것에서의 투자와 노력은 필요한 것이다.
와이번스가 지금까지 해온 트레이드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트레이드 해온 선수 중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고, 부상에 허덕이는 선수들도 있다. 그리고, 타 팀으로 트레이드된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와이번스는 자신들의 체질개선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왔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 국내 프로야구를 보면, 성적이 나쁜 팀들도 있고, 성적은 좋지만, 팬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팀들도 있다. 그들이 왜 그 위치에 있는 지 곰곰이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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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5-09 08: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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