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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선수협과 팬들과의 만남 | | | ⓒ 이성환 | 지난 15일 서울 반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는 작지만, 아주 중요한 행사가 열렸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주최로 각 구단 및 선수별 서포터스 대표운영자와 선수협간의 대화의 장을 가진 것이다. 이름하여 '선수협과 팬들과의 만남'.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를 보면 선수는 플레이를 하고, 팬들은 단순히 그들을 지켜보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만남은 그러한 단순함을 넘어서 선수와 팬이 프로야구를 이끌어 가는 동반자로서 만남을 가졌다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모임에는 나진균 사무국장과 백창만 대리 등 선수협 임직원들이 참석하였고, 서포터스로는 LG피버스(트윈스)의 지혜씨, 베사모(베어스)의 노병수씨, 不敗유니콘스(유니콘스)의 서용훈씨, 조용준 팬클럽(유니콘스)의 김정화씨, 거인뭉치(자이언츠)의 박요한씨와 지승용씨, 비룡천하(와이번스)의 박성일씨, 타이거즈는 영원하리(타이거즈)의 배재석씨 등이 참석하였다.
이번 모임에서는 선수협에 대한 소개와 사업 설명, 팬들의 의견 수렴 등을 비롯하여 프로야구 현안 전반에 관한 자유토론의 장도 마련되었다.
 |  | | | ▲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 나진균 사무국장 | | | ⓒ 이성환 | 예정시간보다 다소 늦은 오후 3시30분이 되서야 시작된 모임은 선수들과의 실제의 만남이 아닌 선수들을 대리한다고 볼 수 있는 어찌 보면 다소 사무적인 선수협의 임원들과 만남이어서 그런지 다소 어색하다못해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다.
먼저 나진균 사무국장은 선수협에 대한 소개와 지금까지 그들이 진행해왔던 사업에 대한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참석자와 동호회의 소개의 시간도 가졌다.
본격적인 토론회를 시작하면서 선수협과 팬들은 만남에 대한 정례화 방안을 토론하였다. 팬들과의 만남의 횟수와 시간, 장소에 대하여 다소 다른 의견이 오고 갔지만, 건설적인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선수협과 팬들의 만남을 정례화 해야한다는 것에는 긍정적으로 합의를 보았다.
거인뭉치의 지승용씨는 "몇 백 개에 이르는 구단별 동호회, 서포터스, 선수 팬클럽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지정된 대표는 없다"며 대표성 획득에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모임에 참가자들은 선수협과 팬들간의 만남의 필요성을 인식하였고, 지속적으로 정례화 시키는데는 찬성하였다.
 |  | | | | | | ⓒ 이성환 | 두 번째 안건으로는 선수협이 추진하는 2003년 사업에 대한 설명과 팬들의 의견수렴의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 선수협은 선수연금의 실질적 개선, 구장 내 긴급구호조치 개선, 비활동기간내 단체훈련 금지 등 기본권 개선과 1군 참가활동보수 최저보장, FA제도 개선, 연봉조정 제도 개선 등 제도 개선에 대한 선수협의 입장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돔구장 건립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팬들에게 설명을 하며 팬들도 다같이 동참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선수협은 이번 만남을 통하여 프로야구선수의 연봉과 관련하여 정확한 실상을 밝혔다는데 큰 의미를 두는 듯하다. 선수협은 팬들과의 만남이 있은 후 2월 17일 "프로야구선수 연봉의 실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통해 첫째로 프로야구 선수들은 일부 언론에서 단 3%의 세금만을 낸다는 보도와는 달리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소득에 따라 약 20% 내외의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로 프로야구 스타선수들의 최고 연봉의 내면에는 구단이 선수의 권리를 독점하는 초상권과 대리인 제한에 있음을 밝혔다.
셋째로 일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치세(luxury tax)와 연봉총액제한제도(salary cap)는 검증되지 않은 프로야구단들의 적자논리 속의 KBO와 구단의 손익계산서 발표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선수협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프로야구선수의 연봉에 관한 문제를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 정확한 실상을 밝혔다고 이야기하였다.
 |  | | | ▲ (왼쪽부터) 조용준 팬클럽의 김정화씨, 비룡천하의 박성일씨, 사자후의 신동준씨 | | | ⓒ 이성환 | 필자가 약간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이번 만남에 있어서 팬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기보다는 선수협의 사업설명과 현안에 대한 선수협의 입장설명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이다.
물론, 첫 번째 만남이라는 이유도 있고 아무리 팬들간이라도 서먹서먹하여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결과를 바라는 것도 무리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선수협이 좀더 이번 만남에 대하여 신중하게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하여서 이번 모임에 참석할 운영자들에게 사전 정보를 준 이후 만남을 가졌더라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갖기도 했다.
또한, 이번 만남이 선수협이 서포터스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뜻을 관찰시키는데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할 공산도 있었다.
이번 모임에 참석한 사자후 운영자 신동준씨는 "언제인가 라이온즈 구단이 서포터스에게 도움을 요청을 하여 성심 성의껏 도움을 준 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 라이온즈 구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서포터스를 이용한 것으로 느껴져 상당히 불쾌함을 느낀 적이 있다"며 "만약 이번 모임이나 앞으로의 모임이 선수협의 일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서포터스를 이용하는 꼴이 되면 안될 것이다"라고 자신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하여 선수협의 나진균 사무국장은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며 일어난다 해도 팬들이 용납하면 안될 것"이라고 확실하게 못박았다.
 |  | | | ▲ 거인뭉치의 지승용씨가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있다. | | | ⓒ 이성환 | 그러나, 이런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이번 모임은 선수들을 대표하는 선수협과 팬들을 대표하는 서포터스 회장 및 동호회, 팬클럽 운영자들이 프로야구의 동업자로써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이번 만남에서도 비 활동기간의 단체훈련금지 문제, 구장 내 긴급구호조치 문제 등 실제적인 사안에 대하여 팬들이 알고, 선수들과 함께 이런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었다 것에 아주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몇몇 참여자들은 실제로 "구장 내 긴급구호조치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라며 "이런 문제는 도대체 누가 해결해야할 문제이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번 만남에서는 특히 서포터스간의 상호관계를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서포터스를 비롯하여 동호회, 팬클럽들은 단독적인 운영만을 해왔을 뿐 상호협조관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상호협조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구단별 팬클럽들의 상호관계정도였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각 구단 서포터스, 팬클럽, 동호회들은 비록 각기 다른 팀을 응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프로야구라는 같은 테두리 안에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틀을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  | | | ▲ 이날 유일하게 지방(광주)에서 올라온 '타이거즈여 영원하리'의 운영자 배재석씨 | | | ⓒ 이성환 | 과거에 비교한다면, 많은 부분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한국 프로야구에 있어서 프로야구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KBO와 구단들이고, 선수들은 단순히 구단을 위해 돈을 받고 뛰는 것이며, 팬들은 그저 그들의 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팬들은 그저 방관자일뿐 어떤 의견을 내더라도 그 의견을 들어줄 루트는 거의 없었다. 구단들도 "싫으면 보지 말아라"라는 식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팬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칠 수 있다면, 구단과 KBO도 그들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벌써 많은 부분 팬들의 목소리가 프로야구 현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팬들은 이제 그들도 한국프로야구의 동반자이며 주인이라는 것을 인식하길 바란다.
선수들을 대표하는 선수협과 팬들의 첫 만남. 앞으로 충분한 토론과 모임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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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2-18 09:09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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