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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2002 칸느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피아니스트 | | | ⓒ 드림맥스 | 폭격과 살인, 유령의 도시처럼 변한 도시 한 귀퉁이 폐가에서 한 사내가 몸부림친다.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쏟는 그의 앞에 갑자기 등장한 독일군 장교. 자신을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한 사내는 장교의 명령에 의해 생의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연주를 시작한다.
6백여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한 제2차 세계대전, 쇼팽의 모국 폴란드에서도 50여만명의 유태인이 죽어갔다. 이러한 짐승의 시대에 어떤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을까.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감옥속 죄수들은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들으며 잠시나마 천국을 꿈꾸었고,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유대인 교도소에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를 울려 퍼지게 했다.
내년 1월 1일 개봉하는 <피아니스트>는 나치 치하에서 살아난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블라디 슬로프 스필만의 삶을 다룬 영화다. 폐허화된 도시와 피폐해진 일상이 영화를 가득 뒤덮지만, 이 곳에도 쇼팽의 야상곡, 베토벤의 월광 등이 숨결을 불어넣는다.
영화는 전쟁의 기운이 한창 타오르던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블라디 슬로프 스필만(에이드리언 브로디 분)은 폴란드 국립 라디오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한다. 그러나 연주를 마치기 전에 방송국은 폭격당하고, 스필만은 쫓기게 된다.
이 영화는 험난한 시대를 헤쳐 나온 한 인간을 다루었지만, 영웅의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 스필만은 간신히 하루하루의 삶을 연명하는 나약한 예술가로 그려진다. 자신 혼자서는 아무 대책도 세울 수 없고, 주위의 도움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나약한 인간일 뿐이다. 그가 생의 마지막 연주가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통조림을 놓지 않는 장면은 생존의 문앞에 선 나약한 인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음악으로 위로받는 주인공을 보며 관객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독일인의 눈을 피해 들어간 은신처에서 피아노 위에 손만 올려놓으며 상상할 때, 흘러나오는 쇼팽의 왈츠. 다락방에 숨으며 은신처를 마련하는 긴박한 순간의 베토벤의 월광, 전쟁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쇼팽의 야상곡 등이 처절했던 전쟁시대를 수놓는다.
|  | | | ▲ 쇼팽의 왈츠, 야상곡 등이 영화 곳곳을 수놓는다 | | | ⓒ 드림맥스 | 스필만이 독일군 장군 앞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 연주하는 장면은 폴란드 피아니스트 자누스 올레니작이 맡았으며, 그는 영화 도입부와 마지막 부분에서도 쇼팽의 녹턴을 연주한다.
영화 피아니스트는 나치의 잔혹함을 묘사한 장면들이 잘 드러난다. 독일군 장교의 심기를 거슬렸다는 이유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유태인이 살해되는 장면들이 건조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피아니스트는 전쟁의 참혹함을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다가서지 않는다. 철저하게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극을 진행시킨다. 또한 '예술의 위대함'을 부르짖지도 않는다. 역시 '예술은 위대해!'라고 느끼기에 주인공은 너무 우스꽝스럽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주인공 블라디 슬로프 스필만은 1911년생으로 1931년 베를린 음악아카데미에서 피아노를 배웠다. 이 때 수많은 곡을 작곡했으며, 1935년부터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국영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했다. 1961년 폴란드 소폿에서 국제음악제를 개최했고, 1964년에는 폴란드 작곡가협회 멤버로 선출됐다. 2000년 7월 6일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감독 로만 폴란스키는 자신의 어머니도 가스실에서 잃었으며, <시고니 위버의 진실>(1994), <비터문>(1992), <대해적>(1986), <테스>(1979), <차이나타운>(1974), <멕베드>(1971) 등을 연출했다. 1월 1일 개봉.
덧붙이는 글 | 영어제목 : The Pianist
제작국가 : 프랑스 / 영국 / 독일
상영시간 : 148 분
홈페이지 : http://www.the-pianist.co.kr/
특징 : 2002 칸느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연출 : 로만 폴란스키
음악 : 보체크 카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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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12-31 1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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