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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었습니다.
이태리와의 경기처럼 극적인 동점골이 터질 수도 있다는 기대로 가슴 조이며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끝까지 응원했으나 결국 1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게임이 종료되자 어떤 선수는 운동장에 길게 누워 버렸다.
선수들도 여기까지 오면서 받은 수많은 비난과 갑작스런 찬사에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필자는 외국에 거주하는 관계로 외국선수들의 인터뷰가 길어져 한국선수들의 인터뷰를 전부 듣진 못했고 홍명보 선수의 인터뷰만 들었는데 홍 선수의 인터뷰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 최선을 다했으나 져서 죄송하고 독일 선수들이 우리를 많이 연구 했는지 많이 힘들었습니다."
나이 30이 넘도록 축구만 알고 지내 온 노장선수의 기교라고는 없는 말을 들으니 왠지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이 날 것 같아 고개를 돌리다 깜짝 놀랐다. 응원을 하기위해 모였던 그 많던 사람들이 어느새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주위에 몇 사람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모일 때부터 4강도 기적이라고 하는 분위기였으니 돌아가면서 '그 정도도 잘했어.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야'라고 생각 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월드컵 개막 당시만 해도 4강 진출은 상상도 못했으니 꿈같은 현실이다. 그러나 이 6월 한 달 우리에게 뭔가 될 것 같은 꿈을 준 선수들이 어렵게 시합을 했다고 했을 때 힘찬 박수라도 치고 끝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그들에게 해준 것?
유럽의 어느 축구 웹사이트를 보면 표지 전면에 한국의 승리를 비난하는 사진과 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주심이 옐로카드를 들고 있어야 할 사진에는 옐로카드 대신에 돈을 들고 있었으며 어떤 사진은 주심이 돈과 여자를 안고 있었다.
이러한 덕분인지 스페인과 경기에서는 안정환 선수가 볼만 잡으면 태클을 걸어 넘어뜨려 안쓰럽게 했고 독일과의 경기는 오히려 주최국에 불리하다 싶을 정도로 퇴장을 시켜도 이의가 없을 1번의 반칙과 몇 번의 경고성의 반칙에는 제재를 가하지 않고 우리팀에게는 지나치다 할 정도로 휘슬을 불어 경기 흐름을 끊었으나 우리 선수들은 항의 한번 못했는데 아무도 심판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을 듣지 못했다.
오직 히딩크 감독만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문제 제기에는 유치하다고 했고 스페인과의 문제는 오히려 스페인이 레드 카드를 받을 상황이 더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다고 언급을 했더군요.
그런데 우리가 한일은 뭔가?
일부 신문에서 오심이 아니라는 외신을 싣기도 했고 네티즌들이 흥분을 하기도 했지만 공식적으로 정부나 축구협회에서 항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를 못했다.
그러면 그 웹사이트에 등장한 주심의 명예는 어떻게 되는가?
독일에 진 것이 심판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심판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것이 독일전의 주심에게는 부담이 되어 그런 판정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홍명보 선수가 힘들었다는 것은 물론 경기 내용에 관한 것이겠지만 경기 외적인 문제의 바람막이가 되어주지 못하는 우리들에 대한 원망처럼 들리는 것이 저만 느끼는 것일까요?.
나 때문에 우리팀이 졌다
오늘 신문에 어느 식당의 주인이 100여 뿌리의 산삼을 캤는데 그 중에서 좋은 것을 골라 축구선수단에 전달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식당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으나 서민들의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을 그 식당의 주인이 존경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언론에서는 아직 월드컵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월드컵 후의 후유증을 걱정하고 어느 중앙일간지의 만평에는 3,4위 결정전을 남긴 한국팀과 결승에 진출한 독일팀을 하늘과 땅에 비유하고 있지만 그런 걱정은 며칠 참았다 월드컵이 끝나고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모두 그들에게 산삼을 선물하지는 못했지만 어떤 주부는 우리가 독일에게 진 것이 설거지 하다 깬 접시 탓이라고 자책하고 어떤 회사원은 자신의 징크스가 전해질까 봐 한 달 동안 손톱을 깍지 않고
대표팀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한 일이 지금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며 잘 마무리하는 것이 이번 월드컵의 후유증을 줄이는 것이고 그 동안 수많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자기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팀을 조련한 히딩크 감독과 가족과 떨어져 힘든 합숙훈련과 해외 전지훈련을 감내하며 우리 모두에게 오늘의 영광을 가져다 준 대표팀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참고자료http://www.raisport.rai.it/raiSportSezioneIndex/0,5785,_75_82_1082,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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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6-27 2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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