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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스타로 위장한 꽃미남 뱀파이어

꽃미남, 꽃미녀가 아니면 뱀파이어가 될 수 없다?

02.06.27 19:18최종업데이트02.07.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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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로 유명한 소설가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 시리즈 중 <퀸 오브 뱀파이어>(원제 Queen of the Damned)가 영화화됐다. 이 영화는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인해 22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인기 가수 알리야의 두 번째 영화출연작이자 유작이 되어 지난 2월 미국 개봉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알리야는 영화 속에서 이집트 여왕이자 뱀파이어의 여왕으로 분해 섹시한 매력을 한껏 뽐낸다. 또한 그녀의 긴 잠을 깨우는 뱀파이어로 분한 스튜어드 타운센드도 카리스마 강한 모습을 선보여 뭇 여성들의 시각과 감성을 자극하니, 이젠 피를 빨아먹는 뱀파이어도 꽃미녀, 꽃미남이 아니면 안되는 모양이다.

뱀파이어 캐스팅의 바늘구멍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주연한 당대 최고의 꽃미남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계보를 따지자면 말이다. 자, 그럼 꽃미인들이 즐비한 영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100년이라는 긴 잠에서 깨어난 래스태트(스튜어드 타운센드)는 인간세계에 적응하기 위해 하드코어 록커가 된다. 꽃미남 뱀파이어가 록스타라니? 믿겨지지 않지만, 그의 노래는 전세계를 흔들고 광적인 팬들과 언론들은 그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그러나 그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 비밀스런 자신의 음악을 숨어사는 뱀파이어들에게 전해 이 세계를 뱀파이어가 떳떳이 살 수 있는 악의 세계로 만드는 것이다. 래스타트는 그 목적을 위해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뱀파이어의 여왕 아카샤(알리야)를 깨우고, 그의 발자취를 추적해나가는 연구생 제시에게 접근한다.

아일랜드 출신의 스튜어트 타운센드는 섹시하고 차가운 뱀파이어 역에 단연 적격이다. 마리우스로 분한 프랑스 배우 뱅상 페레의 이지적이고 날카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신선한 꽃미인들을 뱀파이어로 캐스팅해 묘한 분위기를 빨아들이는 것이 이 영화의 에센스이며 록커로 변신해 긴 머리를 치렁대며 고도의 음을 뿜어대는 현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절묘했다.

▲ 뱅상 페레(좌)와 스튜어트 타운센드 ⓒ 워너브라더스

그러나 앤 라이스의 명성과 원작에서 느낄 수 있는 아우라를 이 영화는 담고 있지 못한다. 피만 빨아먹을 뿐 관 속에서도 음악을 듣고 수만명의 팬들에 들러싸여 인간과 비슷한 생활을 영위하는 래스타트의 모습에는 <뱀파이어의 인터뷰>에서처럼 고뇌하는 뱀파이어들의 잔상이 없다.

영원히 죽지 않으며 피를 빨아먹고 살아야 하는 뱀파이어의 고단한 숙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초상화에 슬프게 그려져 있지만, 그 초상화의 시선에는 진정성이 없다. 영웅의 모습뿐이다. 그 대신 이 영화가 남기는 것은 락 음악의 진정성이다.

귓가를 멍하게 울리는 하드코어 록음악은 몇 십년 전 뱀파이어 영화에 나오던 클래식 음악의 자리를 완전히 정복했다. 마릴린 맨슨, 엑스, 웨인 스태틱 오브 스태틱-엑스 등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영화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피보다 진한 갈증 해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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