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준결승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열리는 6월 25일. 먼 이국에서 자신들의 조국을 응원하는 두 나라 대사관은 지금 어떤 분위기일까? 현지 교민들과 함께 응원준비에 한창이라는 주독 한국대사관(대사 황원탁)과 대사관 건물 내에 독일축구팀 홍보관을 마련했다는 주한 독일대사관(대사 후베르투스 폰 모어)에 전화를 걸었다. 양국의 대사관 역시 불어오는 '월드컵 열풍'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한마디로 감동과 흥분이죠. 여기 독일에서의 응원열기도 한국과 다를 바 없습니다"라는 말을 전하는 주독 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 이현표(52)씨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이는 그 역시 계속되는 한국팀의 선전에 고무되어 있다는 반증.주독 한국대사관은 월드컵 개막식이 열렸던 지난 5월31일부터 문화홍보원 강당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교민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쳐왔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전이 열리던 날에는 250여명의 교민이 강당을 가득 메우고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오늘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몰릴 겁니다. 그들을 위해 대사관에서 붉은 티셔츠와 태극기를 준비했죠"라는 말을 덧붙인 이현표 원장은 "이번 한국축구팀의 이어지는 승리와 한국응원단의 열기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 이미지 홍보"라며 뿌듯해했다.'실제로 주독 한국대사관에서 정기구독 하는 31개 신문들 거의 모두가 한국팀의 선전과 '붉은 악마'에 관련한 기사를 연이어 싣고있고, 기사량 또한 엄청나게 늘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이어지는 설명. 최근엔 독일 프로축구팀에서 활동한 바 있는 차범근(MBC 축구해설위원)씨의 아들 차두리씨의 인기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오늘 만약 한국이 이기면 교민 차량 50대에 태극기와 독일국기를 꽂고 카퍼레이드를 펼칠 예정입니다. 밤에는 한국 대중문화를 알리는 공연도 열 예정이고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2대0으로 이길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는 이현표 원장은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도 "필승입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짧지만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는 그 한마디 말에서 외교관이건, 해외동포건 조국을 떠나있는 사람들이 조국에 대해 어떤 마음을 품고있는지를 읽어낼 수 있었다.주한 독일대사관의 축구열기 역시 뜨거웠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드러내놓고 상대팀을 경원하거나 하진 않지만, 독일대사관의 독일팀에 대한 지지와 성원은 한국대사관의 한국팀 응원열기에 결코 모자라지 않는다.주한 독일대사관 도필영 공보관은 "한국축구를 상당히 높이 평가하고, 그런 까닭에 어느 팀이 일방적으로 승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대부분은 독일팀이 이길 거라고 예상하고 있죠"라는 말로 독일대사관의 분위기를 전했다.도 공보관에 의하면 "월드컵이 시작된 후로는 대사관 내에서도 축구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고, (독일)외교관들도 한국 선수들에 대해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이 열기와 관심을 보여주듯 대사관 내 홍보실에는 독일팀의 유니폼과 축구화, 미니골대, 축구관련 포스터 등이 전시됐다.후베르투스 폰 모어 대사는 한미전이 열리던 지난 6월10일 비 내리는 광화문에 나가 붉은 악마들의 열띤 응원을 직접 목도하곤, "그들의 열기와 질서의식에 감동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오늘은 독일과 결승진출을 다투는 날이니 라이벌 의식도 느끼겠죠"라고 도필영 공보관이 웃으며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