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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우프는 해냈다, 그럼 설기현은?

[시민기자 관전평] 프랑스 격침시킨 세네갈의 포스트 플레이

02.05.31 23:10최종업데이트02.06.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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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네갈의 디우프가 프랑스의 수비를 뚫고 결승골을 얻어내고 있다. ⓒ 연합뉴스
'연쇄 살인마'는 임무를 해냈다.

프랑스 출신의 세네갈 대표팀 브뤼노 메쉬 감독은 튀랑(30세)-드사이(34세)-리자라쥐(33세)-르뵈프(34세)로 이어지는 프랑스의 노장 포백 라인을 허물 열쇠를 '연쇄 살인마'라는 섬뜩한 닉네임의 '엘 하지 디우프'에게 주었고 그는 성공했다.

전반 25분 TV 중계화면에 프랑스 65% vs 세네갈 35%라는 점유율이 보였지만 이런 수치는 경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세네갈은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알제리, 이집트, 모로코, 나미비아'를 상대로 총 8경기를 하며 실점이 단 2점에 불과한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다. 개막전에서도 세네갈은 '다프, 디아타, 콜리, 시쎄'라는 든든한 수비 라인을 구축하며 미드필드부터 프랑스 공격을 거칠게 대항했다. 특히 페널티박스 바깥에서는 앙리, 윌토르 등의 측면 공격수에게 심하다 싶을 정도의 슬라이딩 태클과 스탠딩 태클을 강력하게 구사했으며 몸이 무거워보이는 프랑스의 미드필더 '조르카에프, 쁘띠' 선수에게 강한 압박을 가했다.

거친 몸싸움과 태클이 난무한 경기였지만 결과적으로 세네갈의 수비수 '시쎄'와 프랑스의 미드필더 '쁘띠' 두 선수만이 공식적으로 옐로 카드를 받았을 뿐이다. 주심의 카드에 기록되지 않는 자질구레한 파울은 경기가 끝나면 TV 중계 하이라이트용으로나 사용될 뿐이다.

세네갈은 아예 공격 위주의 플레이보다 수비 위주의 플레이로 첫 경기를 치르고자 마음 먹은 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세네갈이 이기기 위해 택한 방법은 농구나 핸드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포스트 플레이였다. 엘 하지 디우프 선수를 최전방에 놓고 그 뒤에 '파디가'와 '은디아예' 선수를 포진시켰다. 프랑스의 포백 수비라인 중 중앙에는 '르뵈프'와 '드사이'가 있었고 세네갈이 전반에만 일곱 번에 걸쳐 오프사이드에 걸린 것을 봐도 가운데에 치우친 침투 패스는 성공률이 높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세네갈은 중앙만을 고집하는 공격 방법을 쓰지는 않았다. '엘 하지 디우프' 선수의 좌우로 뛰어다니는 플레이가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전반 5분부터였다. 엘 하지 디우프 선수는 프랑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인 리자라쥐 선수를 가볍게 제치고 엔드라인 부근에서 낮고 빠른 센터링을 날렸다. 아쉽게도 중앙으로 침투하는 세네갈 선수가 한 명 뿐이어서 어설픈 아웃사이드 슈팅을 날렸고 볼은 바르테즈 골키퍼가 정면에서 처리할 수 있었다.

전반 30분, 이번 월드컵의 첫 골이 터졌다. 발단은 하프라인에서 시작되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드리블하던 프랑스의 조르카에프 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볼을 빼앗겼고 이 볼은 즉시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세네갈의 엘 하지 디우프에게 투입되었으며 볼 키핑력과 순간 스피드가 뛰어난 디우프 선수는 슬라이딩 태클로 저지하려는 르뵈프 선수를 따돌리며 볼을 엔드라인까지 끌고 올라갔다. 역시 골은 골문 중앙에서 터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증명해 준 상황이 전개되었다. 프랑스로서는 아쉬웠지만 세네갈의 엘 하지 디우프의 순간적인 스피드와 돌파력은 정말 눈부셨다.

한국 대표팀에서 이런 능력을 가진 선수를 찾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난번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과 잉글랜드의 평가전에서 우리 대표팀의 설기현 선수가 보여준 인상적인 포스트 플레이로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 관계자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잉글랜드의 캠벨이나 페르디난드 같은 노련하고 체격 조건이 좋은 중앙수비수와 대결해서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고 극찬한 바 있다.

축구 경기는 스코어로 판가름한다. 볼 점유율이나 공격 진영에서의 패스 성공률, 골대를 때린 횟수, 경고받은 선수 숫자로 판가름나는 것이 아니다. 개막전 경기에서 세네갈의 볼 점유율은 30%를 겨우 넘겼다. 하지만 훌륭한 포스트 플레이 하나로 프랑스를 격침시킬 수 있었다. 프랑스는 지단의 공백을 조르카에프나 쁘띠, 비에이라 등이 완벽하게 커버하지 못했고 정지된 상태에서 볼을 주고받는 장면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만큼 축구는 승패 여부 말고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엘 하지 디우프가 해냈다. 설기현도 유럽 수비수들 사이에서 능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2002-05-31 23:14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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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