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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들도 올림픽 출전 선수인데..."

올림픽 선수단 기자 회견 때 나머지 선수들은?

02.02.27 21:31최종업데이트02.03.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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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6시 40분, 인천 국제 공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선수단 귀국 기념 기자회견이 VIP실에서 열리고 있다. '슈퍼스타' 김동성과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집중 조명의 대상. 잠시 뜨겁게 달아 오른 회견장에서 눈을 돌려 밖으로 나와 본다. 이후 대표팀의 계획은 기자회견이 끝나면 해단식을 갖는 것. 공교롭게도 해단식 행사가 있을 '출국카운터 A, B'에는 기자회견장에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이 멀뚱히 서 있다. 소파에 앉아 있는 선수, 이야기를 나누는 선수들도 눈에 띈다.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30여 분의 시간은 그들에게 누구보다 더 길게 느껴지지는 않을는지. 그들에게도 기자회견 기회를






▲ 변종문 선수(스키 알파인) ⓒ 이원영
쇼트트랙 민룡(21) 선수는 "내가 잘못해서 부상을 입었다"면서 "경기를 더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괴로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선배들이 큰 경기 후 주목받는 선수들에게만 언론이 집중될 때 서운했다고 말했는데 그 마음을 이제야 이해할 것 같다"며 "그래도 스스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비교적 고참급인 알파인 스키 변종문(26) 선수는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라 긴장이 조금 덜됐고 나름대로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면서 "성적은 안 좋았지만 원 없이 달려봤다"며 만족해 했다. 변 선수는 또 "이번 올림픽 폐막식 때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스키는 많이 나왔지만 쇼트트랙은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는데..."라고 아쉬움을 대신 표현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인다. 스포츠 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비인기 종목의 아픔. 서운함 그리고 작은 바람.






▲ 이천군(오른쪽), 양태화 선수(피겨 스케이트) ⓒ 이원영
피겨 스케이트 아이스 댄싱 부문에 첫 출전한 이천군(21), 양태화(20) 선수는 "첫 출전이기 때문에 등수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4만5천석이 꽉 찬 경기장에서 최고의 빙질 가운데 경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다"고 미소짓는다. 이어 그들은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은 어쩔 수 없지만 동계 종목에 대한 시선이 모아졌으면 한다"며 "동계 올림픽 선수단에도 하계 때 의 1/100만이라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이 하계 올림픽에 비해 동계 올림픽에 대한 지원이 적다며 더 많은 지원을 부탁했다. 한편 알파인 여자스키의 유혜민(20) 선수는 "쇼트트랙이 스키보다 경기 스포츠로 더 인기가 있는 이유는 보는 재미(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움직이므로)가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스키는 직접 즐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경기를 보는 것에는 덜 매력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막간을 이용해 이야기를 나눈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한 것에 대해서는 행복해 했지만 자신이나 자신의 종목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쟤들도 올림픽 출전 선수인데..."






▲ 민룡 선수(쇼트트랙) ⓒ 이원영
같은 시간, 해단식 장소를 둘러싼 경찰들과 환영인파를 건너 선수들의 가족들과 팬들이 모여 있었다. 그곳에 있던 쇼트트랙 최은경 선수와 주민진 선수의 어머니, 박성심(43) 씨와 박주미(46) 씨는 입을 모아 "언론에서 너무 인기 종목에만 치우쳐 보도한다"며 "아마추어 종목 중에서 또 다른 차별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에서 비인기 종목을 조금 더 비중 있게 다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한 선수의 어머니는 "쟤들도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인데 똑같이 국가대표로 뛰는데 쇼트트랙 선수들만 집중 조명을 받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며 한숨쉬었다. 곧 이어 기자 회견이 끝나고, 해단식을 할 때까지도 카메라의 방향은 정해져 있었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고정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눈 선수들의 눈빛은 그런 '집중 조명'을 원하지 않았다. 과정에 박수를 쳐주고 결과에 미소지어줄 수 있는 그런 작고 지속적인 관심을 원했을 뿐. 쇼트트랙 주민진 선수의 어머니 박주미 씨는 말한다. "쇼트트랙에 대한 관심도 올림픽까지가 전부죠. 1년에 한 번 있는 세계 선수권대회라도 중계 방송 해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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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