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무소속) 의원과 재야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는 백기완 선생,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축구공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지난 19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대한축구협회에서 축구를 화두로 월드컵 D-100일 기념 특별대담을 나눴다. <오마이뉴스>는 정몽준 의원실의 도움를 받아 그 대담 전문을 공개한다. <편집자주>▲정몽준 의원과 백기완 선생 ⓒ 정몽준 의원실정몽준 바쁘신데 고맙습니다. 저는 백기완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백기완 선생님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축구를 좋아하시고 사랑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백기완 선생님의 축구 사랑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거의 10년 전쯤에 백기완 선생님께서 한 일간지에 '어머니'란 글을 기고한 것을 보고서 알게 되었습니다. 백 선생님께서 어릴 적 북한에서 오실 때 축구선수 되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집안의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으로 그 꿈을 이루지 못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제가 경험하지 못한 여러 가지 분야에서 그야말로 어려운 고초를 많이 겪으셨으면서도 마음으로서는 축구에 대한 사랑이 제일 강렬하면서 또 가장 순수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축구협회장으로 있으면서 백 선생님을 생각하면 힘이 나는 느낌이 들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도 많이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이제 월드컵 100일밖에 남지 않은 오늘 바쁘신데도 특별히 참여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면서, 이러한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백기완 선생님을 뵈면 항상 마음이 젊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공자님께서도 그런 말씀 하셨지요. 사람은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마음이 중요하다는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또 최근에는 「젊은 날」이라는 시집을 내셨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오늘 편안한 가운데에서 여러 가지 축구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마음을 젊게 유지하는지 이런 얘기를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백기완 제 경험에 따르면 '축구는 한을 내지르는 것이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을 내지른다. 가로막힌 한을 뚫고 나가고 결국 끝내는 한을 푸는 것이 축구다.' 한이라는 말은 운명이란 말의 진짜 우리 말인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축구는 제 개인적으로 간들(운명)같은 것입니다. 좋다 싫다, 이런 논리가 아니라 축구하고 나하고는 간들, 즉 운명같은 것이 있다 그런 말씀입니다.정몽준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는데요, 어떤 분들은 월드컵을 하면 좋은 점이 무엇이냐 이런 얘기를 합니다. 월드컵을 하면 우리나라에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또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으로 월드컵을 통해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또 우리나라 안에서도 지역감정이라는 게 점점 더 강해진다고 하고, 계층간의 갈등도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월드컵 개최는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과거 월드컵을 개최했던 스페인이나 프랑스는 월드컵대회의 가장 큰 소득으로 월드컵 대회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민화합을 이룬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월드컵을 유치하는 과정에서부터 최근까지도 북한의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 몇 경기를 분산 개최하는 것을 추진했습니다. 과거 88올림픽 때도 북한하고 경기를 하려고 추진한 바 있지만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남북한의 사회적인 분위기라든지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감정, 갈등 이런 것을 화합할 수 있는 좋은 의견이 있으면 말씀을 해 주십시오. "'세계 공차기 큰 잔치' 일본하고 공동개최 못마땅하다"ⓒ 정몽준 의원실백기완 정 회장님이 '세계 공차기 큰 잔치(월드컵)'를 우리나라로 끌고 온다고 한 것이 일단은 좋습니다. 그 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그런데 저는 국제축구연맹이 일본하고 우리하고 공동개최로 한 것은 좀 못마땅합니다. 축구가 원래 한을 내지르는 한 풀이라고 할 때, 지난 200년간 제국주의의 핍박받은 우리민족과 우리에게 한을 맺게 했던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하게 한 것은 물론 세력관계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국제축구연맹이 서운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북 공동개최가 아니라 남북민족이 하나로 해서 먼저 치른 후, 그 다음에 일본이 치르도록 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몽준 일본하고 우리하고는 불행한 역사가 있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통일이 된 다음에 우리가 먼저 개최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만, 그런데 세상일이란 게 마음대로 잘 되지 않지요. 통일이 된다면 좋지만 언제가 될지 잘 모르고요. '친구나 동맹국가는 선택할 수 있어도 이웃나라는 선택할 수 없다'는 말도 있듯이 한국과 일본은 어차피 이웃나라인데 불행한 역사가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여러 가지 우리가 노력을 한번 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백기완 아시다시피 축구는 예술입니다. 그런데 남의 나라를 괴롭히는 전쟁 따위는 반예술이거든요.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세계 공차기 큰 잔치를 열면서 전쟁 도발적이고 전쟁 모험적인 일체의 발언이나 몸부림을 청산하고, 정말 공차기를 좋아하는 세계 여러 사람들의 뜻을 받드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정몽준 선생님 말씀하신 게 제일 중요한 것의 하나인데요. 미국 테러 사태 이후에 월드컵 안전 문제가 제일 큰 문제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하시는 말씀이 이제는 한국과 일본에서 하는 월드컵대회가 안전하게 되느냐 못 되느냐가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번 대회의 안전 문제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백기완 중요한 말씀을 하셨어요. 공차기 잔치라는 것이 안전위협을 받으면 되겠습니까? 철저히 안전을 해치는 요인을 미리미리 차단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진짜 공차기 큰 잔치의 위험을 주는 안전요인이 무엇이냐? 한반도에서 전쟁 어쩌고 하는 국제적인 기류입니다. 그것이 한반도에서 가장 위험한 안전문제의 요인이지요. 우리 공차기 큰잔치를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정말로 우리 공차기 큰 잔치 하는 동안만큼은 한반도에서 전쟁운운하는 일체의 잘못된 분위기를 없애야 된다고 봅니다. 정몽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하면서 여러 가지 외교정책을 통해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하는 것 같은데요.저희들이 보면 88올림픽 당시에도 올림픽 경기를 남북화해의 기회로 활용하려고 저희들도 그렇고 IOC의 사마란치 위원장도 많이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현이 안되면서 오히려 그 당시에 남북간에 군사적인 긴장이 오히려 올라갔고, 그러면서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서 미국이 군사적으로 항공모함을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이번에는 미국에서 테러사태가 나고 미국으로서는 국제사회를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 백선생님께서는 테러를 억제해야 한다고 하는 미국의 외교정책이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긴장을 더 높이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을 해주시는데요. 이번에 월드컵에는 미국·일본·한국 그리고 또 중국이 참가를 합니다. 금년이 또 한중수교 10주년이고, 일본하고 중국의 수교 30주년입니다. 이것만 가지고서도 문화행사를 해야 되는 뜻깊은 해여서, 중국은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놨다고 합니다. 이번에 월드컵이 아시아에서 처음하는 대회인데 중국이 참가하게 되어 아시아 전체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이번에 참가하는 네 나라의 정부간에 긴밀하게 협조해 더 안전한 월드컵을 치르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공차기 잔치'하는 동안 남북 휴전선 초소 없애자" ⓒ 정몽준 의원실백기완 참 좋은 말씀하셨는데, 88올림픽 때입니다. 미국사람들이 군함을 우리나라 어디 쪽에 보낸다 이런 말을 해서 내가 야단을 쳤지요. '미국 까불지 말라'고. '우리 침착하게 예술계하고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잔치를 벌리는 데, 무슨 군함이냐 말이야, 그 자체가 나쁘다' 이렇게 한번 성명을 낸 적이 있습니다만, 이번에 한번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미국에서 공차기 잔치를 평화스럽게 치르기 위해서 어떻게 비행기를 보낸다 배를 보낸다 하지 말고, 우리 민족 내부에서 한번 평화를 가져오는 방법을 모색을 해 보자 이것입니다. 휴전선에 있는 초소 있지 않습니까? 총들 들고 지키고 있는데, 남쪽이 됐든 북쪽이 됐든 공차기 잔치하는 동안만큼은 초소 없애자 이겁니다. 정찰초소 없애서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중국에 보여주면 어떻겠습니까.정몽준 좋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해서 우리끼리 우리가 군사적으로 대치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바깥에 보여주자는 말씀 아닌가요? 남들이 볼 때 우리가 남북간에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고 보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주자….백기완 지금 남쪽과 북쪽이 대립되어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은 구조적으로 파악한 방법이 아니지요. 전세계에 미군이 지금 군대를 파견한 군대가 약 140군데가 넘습니다. 전세계를 거미줄처럼 군사적으로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군사적으로 힘이 센 미국하고 우리민족의 안정, 목숨, 번영, 행복이 대립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봐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좀더 우리 나름대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공차기 잔치하는 동안에는 초소 없애자, 초소에서 뭘 총 들고 지키냐, 그런 거를 회장님이 주장해 달라 이 말입니다. 정몽준 그 말씀은 아주 좋은 말씀입니다. 축구얘기 좀 하시죠. 황해도 구월산이 고향이시죠. 어릴 때 아버님 따라서 거기서 오실 때 축구선수가 되는 게 일생의 꿈이다라고 하신 걸로 알고있는데요. 지금 축구선수는 안되셨지만 축구를 제일 사랑하시는 분으로서,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축구에 관한 좋은 의견이 있으면 해 주십시오. 백기완 축구얘기 할 게 아주 많이 있지요. 난 축구에 한이 맺힌 사람입니다. 그런데 축구잔치를 벌리는데 자꾸 성적위주로 문제를 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16강 진출하자 그런 목표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잔치라면 이왕이면 우리가 세계에 으뜸이다 으뜸 중에서 맨 으뜸이다 하는 것을 보여주면 되는 거지. '붉은 악마' 대신 '붉은 쇠뿔이'로… 정몽준 우리나라 축구응원단이 '붉은 악마'인데, 종교단체에서는 악마라는 이름이 좋지 않다며 토론회도 하고 공청회도 하셔서 '붉은 악마' 대신에 '붉은 호랑이'로 하자는 의견을 내시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붉은 쇠뿔이'로 하자는 말씀을 하시는데요, 뜻을 설명해 주시지요. 백기완 이번 우리 공차기 대잔치는 그야말로 어느 한때의 공차기 잔치에 그치지 말고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민족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진짜 예술의 한마당이 되려면 응원부대 이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붉은 악마'에서 악마라는 것은, 서양말이고, 한국적인 것으로 생각하면 악귀, 잡신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조금 그렇더군요. 더군다나 잔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바람 아닙니까? 신바람은 사람의 발에서 나오는 바람을 신바람이라고 합니다. 쾌지나 칭칭나네 그럴 때 발가락이 둥실둥실 그렇지 않습니까? 이게 신바람이거든요. 노동할 때, 일을 할 때 나오는 힘의 역동, 이걸 신바람이라 말합니다. 그러면 그 신바람이 어디서 많이 나오느냐? 말뚝이신명 아시죠? 훌쩍 훌쩍 뛰는 것을 보면 춤사위가 몸이나 발에 감겨 있는 쇠사슬을 끊기 위해서 끊임없이 몸부림을 치는 거거든요. 그러나 그 춤엔 한계가 있습니다. 쇠사슬을 못 끊고 말뚝을 빙글빙글 돌기만 하죠. 말뚝이가 끝내 쇠사슬을 끊고서 자기가 자기 해방이 됐을 때, 신바람을 일으키는 말뚝을 쇠뿔이라고 합니다. 그렇듯이 운동장에서 막 신바람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이러니까 악마가 아니고 쇠뿔이가 되는 것이지요. 정몽준 사실 저희들이 월드컵에서 우리의 전통예술을 보여줄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인데 매우 어려운 부분입니다.백기완 그리고 이왕 나왔으니까 얘기합시다. 응원가 중에서 예를 들어서 빰빰빰빠빠빰빰빠바밤~으로 시작하는 드보르작의 신천지가 있는데, 이것은 미국 개척시대에 원주민들을 살상하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노래입니다. 우리 응원가로 이런 노래를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뭘 해야 되느냐? 옹헤야라는 좋은 노래가 있습니다. 옹헤야~ 옹헤야~, 타작노래입니다. .., 껍질을 .. 위선자들을 깨서 빨리 나오게 하자. 옹헤야라는 타령을 수만명 동포들뿐이 아니고 세계 모든 사람들이 목소리로 합창을 부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정몽준 껍질을 깨는 것하고 축구는 어떤 관련이 있나요?백기완 축구라는 것은 예술이라고 했지 않습니까? 반예술은 전제입니다. 전제의 껍질을 깨고, 위선을 깨는 거죠. 인간의 본성을 끊임없이 깨자는 것입니다.정몽준 껍질을 깨면 우리 선수들이 축구도 잘하게 될까요?백기완 시합장에 나가서 욕심을 가지면 안됩니다. 자기를 놔야 합니다. 옹헤야 말고 또 하나 있는데, 뭐냐하면 '쾌지나 칭칭 나네'입니다. 쾌지나는 바위덩이라는 뜻이고, 칭칭은 바위덩이에 눌린 생명입니다. '쾌지나 칭칭 나네'는 뭔고 하니 그 바위덩어리를 걷어차고 올라오는 새싹을 말합니다. '언 땅을 깨고 일어나고 돌멩이를 쥐고 일어서라' 이런 얘기입니다. 어릴 때 할머니들이 둥둥 나네, 둥둥 나네 하지 않던가요? 그게 진짜 바로 쾌지나 칭칭 노래인데 이런 노래가 응원가가 되어야죠. 또 하나 마지막으로 응원구호로 제시하는 것이, 나만 얘기해서는 안 되는데…. 정몽준 말씀하십시오. 백기완 '아리 아리',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은 뭔고 하니 끝없이 산길을 올라가는 겁니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아서 올라가고 그래도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서 올라가는 아리인데, 그러니까 응원가로서 얼마나 좋습니까? '싸우자!(파이팅)', 이러지 말고 '아리 아리 아라리~'', 얼마나 좋습니까? 정몽준 백선생님 시간 내서 한번 붉은 악마대표들에게 특강 한번 해 주시지요. 그래서 응원가를 해주시지요. 백기완 아리 아리 아라리~ 해보세요. 골인하면 아리 아리 얼마나 좋아요. 이 진짜 함축성 있는 말을 세계화하는 예술적 계기를 이번 축구 큰 잔치에서도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정몽준 알겠습니다. 응원가로 '옹헤야'하고 '쾌지나 칭칭'하고 '아리아리'라고 했는데요. 그것이 경기 리듬하고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우리가 리듬에 맞춰야 하거든요. 백기완 우리나라 음악의 장단이 변형장단인데, 우리나라 음악의 변형장단은 7백개가 넘어요. 이 축구라는 것도 하나의 장단입니다. 장단인 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신바람을 일으키는 운동이거든요. 응원의 노래를 세계적인 의식 속에서 골라야 합니다. 정몽준 백선생님께서 시간이 되시면 아까 제가 부탁드린 대로 국가대표응원단에게 한번 좋은 말씀을 해주시죠. 제가 처음에 드린 말씀인데, 88올림픽 때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이 많이 올랐어요. 88올림픽때 1인당 국민소득이 2천 8백불, 3천불이 안 됐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경제가 아주 많이 어렵다고 그래도 만불수준까지 됐습니다만. 월드컵이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이미지도 높이는 그런 효과가 있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끼리 더 좋은 이웃이 되고,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이번 세계의 큰 잔치를 통해서 우리 국민들간의 화합을 이끌어 낼 생각을 해보는데, 백선생님께서 좋은 말씀 해주십시오. 백기완 회장님이 걱정을 아주 심중있게 하시네요. '이번 공차기 큰 잔치에서 돈을 벌 수 있다. 그리고 그 역시 세계 속의 한국을 알리자.' 이런 것들도 다 좋습니다. 그런데 공차기 잔치를 하는 데 있어서 자꾸 관객위주로 공차기잔치를 하려고 하는데 이번 공차기 잔치는 우리 민족의 잔치로 하고 세계 60억인구의 잔치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축구잔치할 때, 노점상 철거하려 하는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노동창출이 축구시합을 하는데 지장이 없으면 물건을 팔면서 동참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서 노동상인들도 축구대잔치에 가 볼 수 있도록 해야지요.'이번 잔치를 통해 지역색 없애자' 하시는데 좋은 말씀입니다. 제가 제안하나 하겠습니다. 2천원이면 사는데, 남쪽사는 동포 4000만명이 쌀 한 되씩 모아 가래떡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10만명이 한 되씩만 모으면 40만되가 돼요. 이것을 가래떡을 해 가지고 남북 7천만이 하나로 가래떡을 먹는 잔치를 벌이자는 겁니다. 지구의 둘레가 22만평방킬로니까 가래떡을 만들면 지구를 몇 바퀴 돌더라고요. 그러니까 전세계에서 배고프다는 사람들 다 오라 해서 먹이자는 겁니다. 그럼 진짜 너도 나도 즐겁고 민족적인 잔치여야 합니다.정몽준 가래떡이 떡국 만드는 것이지요. 그것 만드는 것은 좋은데요. 어떻게 나눠주나요? 백기완 나누어주는 방식은 김정일 문제이니까 연구하면 됩니다.정몽준 가래떡 좋은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식량이 부족하다고 그러는데 '우리가 쌀을 주면 그것이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니까 주는 것 반대한다' 이런 분들도 있지 않습니까? 지금 월드컵 열기를 모아서 떡을 주면 그런 문제가 없고 축구발전에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백기완 그리고 또 하나 회장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바른 말만 하면 잡아가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땅입니다. 바른 말만 하면 그 동안에 매도 맞아 보고 또 도망다녀 보고 그랬는데. 때문에 공차기 잔치하는 동안 내 생각은 양심수를 다 내놓자 이겁니다. 잔치할 때 우리만 잔치하면 됩니까? 축구협회에서 한번 이 문제를 제기하면 어떻겠습니까? 정몽준 우리 정부에서는 양심수는 우리나라에는 없다고 설명하거든요. 백기완 거 양심이 없는 사람들이군요.(웃음)정몽준 오늘 백선생님 아주 귀한 시간 내주셔서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앞으로 많이 뵈어야 되는데, 그 얘기 한번 해주시지요.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어떻게 마음이 저희보다 더 젊으신지 비결이 있습니까? ⓒ 정몽준 의원실"축구 좋아하는 사람은 늙을 수 없다"백기완 오늘도 '부시의 방한을 반대한다' 하는 제목을 가지고 강연을 했는데 신문기사 하나 없어요. 방송 하나도 안 왔어요.내가 축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것은 축구는 우뚝 솟은 것도 후미진 것도 다 발로 차버리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축구의 철학적인 뜻, 이걸 알아야 돼요. 그냥 운동장에서 아주 특수한 기량만 발휘해 가지고 1등만 하는 것은 축구정신이 아닙니다. 그것은 경기정신이죠. 우뚝 솟은 곳도 후미진 곳도 한번 발로 차서 편편한, 태평한 세월을 만들자는 것, 이런 것이 축구의 철학적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새 젊은이들 나이만 젊다고 젊은이가 아니에요. 자기만 배 좀 부르면 엉덩이 썩도록 땅에 주저앉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축구를 할 수가 있나요? 축구는 주저않으면, 엉덩이 썩으면 안 된다는 걸 보여주는 예술입니다. 진짜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절대로 주저앉으면 안돼요. 축구 좋아하는 사람은 늙을 수 없습니다. 진짜 축구는 역사의 장단을 느낀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축구는 장단이 없어도 역사의 고동을 느낍니다. 진짜 축구선수는 이 지구, 전율 속에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늙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축구선수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게 얘기가 있는데, 우선 회장님께서 말씀해 주시면….정몽준 예전에 공자에 나오는 것을 함석헌 선생님께서 축구시로 써서 주신 적이 있습니다. 축구경기는 자기운동인데, 모든 선수가 다 같이 잘 하지 않으면 그 팀은 집니다. 축구에는 스타플레이어도 필요하지만 자기운동이기 때문에 전부 잘 굴러가야 된다는 의미의 글이어서 그 글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백기완 우리선수들이 이번에 해외에서 훈련경기를 했는데, 자꾸만 져서 약이 올라 밥맛이 다 없어졌습니다. 일단 연습경기라도 나가면 어느 정도는 이겨야지 자꾸만 지면 답답하더라고요. 선수의 축구기량을 높이기 위해서 연습경기를 한다고 해서 가만 보니까 선수들이 선수로 나서는 것 같습니다. 선수로 나서지 말고 춤꾼으로 나서야 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춤꾼!회장님, 우리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버들가지 물이 오르듯이, 어깻짓을 하라' 버들가지 물이 오르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어깻짓하고 몸짓하라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버들가지가 바람에 흔들거리듯이, 버들가지가 바람을 몰고 가듯이 부드럽게 어깻짓을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부드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완전히 자유 분방하게 자기를 다 놓고 우주를 몰고 가라, 자연을 몰고 가라는 뜻입니다. 우리 선수들이 버들가지가 물위를 몰고 가듯이, 자유를 몰고 가듯이 몸놀림을 해야 합니다. 논리적으로 하면 무슨 뜻이냐? 우리 선수들은 운동장에 나가면 '내가 출중한 기량을 보여야 한다, 내가 꼭 골을 하나 넣어야겠다'며 경직되어 있습니다. 그렇게만 되면 좋긴 좋지만 경직되어서는 안됩니다. 자기가 적지를 향해서 바람을 몰고가듯이 몰고가면 운동장 전체를 자기 마음대로 뛰어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정몽준 고맙습니다. 백선생님께서 한번 시간을 내주셔서 선수들에게 좋은 말씀해 주십시오. 백기완 우리 신문, 방송에서 다 성적이 좋아야 된다고 하는데 성적 좋은 것도 물론 좋지요. 경기인데, 어느 정도는 이겨야지요. 이기게 해야 되지요. 그러나 우리의 기량과 힘이 최고가 되게 하기 위해서는 너무 이긴다 말고 긴장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월드컵을 정말로 우리 4천만 축제로, 아니 7천만 남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또 60억 인구가 다 함께 하는 축제로 할 때,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펼칠 것입니다. 이제 월드컵 문화를 바꿔야죠. 월드컵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한 단계 높이자 이겁니다. 정몽준 아주 좋은 말씀이십니다. 그리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국제축구연맹이 그 동안 월드컵을 잘 해왔지만 월드컵 문화를 바꿔보자 그것도 진짜 좋은 말씀인 것 같습니다. 백기완 지금 구라파식 축구문화는 진짜 돈의 볼모, 상업주의적인 발상입니다. 물론 돈이 어쩌고 어쩌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지만,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축구 큰 잔치를 하는 것을 제대로 해 가지고 돈이 진짜로 큰잔치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걸 만들어야 인류문화에 기여하는 축구 큰 잔치가 됩니다.정몽준 백선생님께서 평상시에도 축구를 저보다 더 좋아하시고, 저보다 더 잘하신다고 들었는데, 오늘 저보다도 축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말씀하셔서, 제가 회장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백기완 저는 일생을 축구를 하고 싶어 해 왔는데 축구공이 있어야 하지요. 공이 있다면 축구화가 있나 운동화가 있나? 어릴 적 축구선수들이 빨간 제복을 입고 달리기를 하는데, 나중에 내가 따라서 달리기를 했더니 쫓아온다고 때리더군요. 그래서 맞고 또 따라갔더니, 정말 재수없다고 진짜 몰매를 맞았어요. 그런데 그 당시 하나도 안 아팠어요. 축구선수들이 때리니까 하나도 안 아프더라고요. 그 이후에 중학교 들어가서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데, 중학교를 못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결국은 축구선수가 못 되어 내가 축구에 한이 맺힌 사람이에요. 그때 회장님이 내 옆에 있었다면 내가 축구선수가 되는 기회가 되는데, 천추에 한이 맺히지 않았을 겁니다. 정몽준 백선생님, 계속 좋은 말씀을 듣고 싶은 데 시간이 아쉽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백기완 고맙습니다. 정몽준 다들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