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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 익수자 발견!" 강사의 선창.
차례를 기다리던 강습생들은 "익수자 발견!"을 복창하며 물로 뛰어든다.
"파파파파." 헤드 업 대시(head up dash - 머리를 든 자유형으로 빠르게 나가는 영법.)로 익수자의 위치를 응시하며 물을 헤친다. 수상인명 구조원이 익수자 발견 즉시 취하는 행동이다.
지난 1월 17일 대한적십자사에서 수상인명구조원(Life Guard) 동계 강습을 시작했다. 강습 목적은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법, 그리고 수상안전지식을 보급하여,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있다고 한다. 강습 내용은 기본 영법과 변형 영법, 물에 빠진 사람에게 접근하기, 장비를 이용한 구조와 구조호흡 등등이 있다.
24일 오전 한체대 실내수영장. 그 현장에 가 보았다.
"파이팅!" 강사의 외침에 모두들 '파이팅!'을 따라한다.
붉어진 얼굴, 굳은 인상. 그러나 목소리는 우렁차다. 헤드 업 대시를 하고 있다. 50미터 네 번째 왕복. 강사의 퇴수 소리에 옆구리가 결리는지 허리를 잡고 물 밖으로 나온다. 그러나 뒤처진 세 사람 100미터를 더 돈다.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괜찮냐는 물음에 말을 잇지 못하고 손을 설레설레 저어 보인다.
3인 1조로 줄을 맞추어 구조법을 연습한다. 의식 없는 익수자를 물 밖으로 끌어올리더니 의식, 호흡, 맥박을 확인한다. 호흡과 맥박 유무를 알리고, 119에 신고해줄 것을 외친다. 호흡이나 맥박이 없을 경우 심폐소생법을 실시한다.
강습생은 대부분 20대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강습생이 있다. 43세 주부 신재숙 씨.
- 강습에 참여한 이유는?
"내 자신을 시험해 보기 위해 왔습니다."
- 현재 심정은.
"힘들다는 생각뿐입니다."
오후가 되자 준비해온 군복을 입고 모인다. 옷을 입고 물에 빠진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을 배우는 것이다.
바지의 양쪽 발목을 묶어 수면 위로 허리 부분을 힘차게 내리치는가 싶더니 어느새 그럴 듯한 '튜브'가 만들어진다. 오랜 시간 힘들이지 않고 견딜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다. 연습을 하다보면 튜브에 공기가 빠지기도 하고, 수영모자가 벗겨지기도 한다.
다음은 35미터 잠영. 구조활동을 위해 35미터 정도 숨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고. 호흡조절을 잘 못하면 깨질 듯한 두통이 있다든가 하는데 그럴 땐 물을 먹어가며 해야 한다고 한다. 강습생의 절반쯤이 통과했을까. 어디선가 "아악!" 소리가 들린다.
한 강습생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물 위로 떠오른다. 대기하던 강사들이 물 밖으로 끌어올린다. 흐트러진 분위기도 잠시. 부상자는 수영장 밖으로 이동, 강습은 계속된다. 강습생들은 그렇게 익수자가 되어보기도, 구조자가 되기도 했다.
"너무 힘들기 때문에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바뀌겠죠. 그 마음이 어떻게 바뀔는지 현재로서 생각할 기운도 없답니다. 너무 힘들 뿐이에요"라는 신재숙 씨.
그들의 어깨는 처져 있었다. 하지만 강습에 임하는 눈빛은 초롱초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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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02-01 08:50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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