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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와 텍사스 보안관 친구들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의 새로운 팀과 동료들은......

01.12.30 13:24최종업데이트01.12.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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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한국인 최초로 MLB에 진출한 이후 94년 텍사스주에 있는 마이너리그팀 더블A 샌안토니오의 힘겨운 생활들 그리고 그가 어렸을 때부터 가장 존경하고 동경해오며 하이킥을 모방했던 역대 최다 탈삼진(5714개), 최다 노히트 노런(7회)등 은퇴하기 전 무려 42세의 나이에도 탈삼진 타이틀을 딴 영원한 K 아티스트 놀란 라이언의 마지막 팀 "텍사스 레인져스".

어쩌면 이렇게 그와 인연이 많은 텍사스에 그가 그의 메이저 야구인생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FA로의 신분으로 8년의 LA생활을 떠나 이적을 하게 되었다.

2001시즌 중 기대했던 거대한 규모의 계약은 아니지만 9.11 테러로 인한 미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 그리고 지나친 연봉인플레를 우려하는 MLB사무국과 구단주들의 팀 연봉 축소계획과 팀 퇴출 계획 아래서 이루어낸 거물급 대접의 엄청난 계약임에는 틀림없다.

입단식에서도 석유재벌 구단주 탐 힉스를 비롯 메이저 4대 단장중 한명인 존 하트 신임단장, 알렉스 로드리게스, 라파엘 팔메이로등 슈퍼스타들이 참석했으며 힉스 구단주는 자신의 전세기로 LA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데려오는 등 확실한 에이스급 대접을 그에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던 에이스가 왔다며 상당히 좋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예전 현 미국 대통령인 조지 부시가 구단주로 있었던 텍사스 레인저스. 레인저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소속으로 1961년 워싱턴을 연고지로 창단 72년부터 텍사스에 정착하였고 월드시리즈 챔피언과 리그 우승기록은 없고 지구우승만 3번인 그리 명문팀은 아니고 또한 항상 막강한 타력에 비해 그를 받쳐주지 못하는 투수진으로 지구 하위를 맴돌며 2000∼2001까지 지구 최하위를 기록하여 그들에게는 올 스토브리그 기간중 투수진의 보강이 급선무였고 이를 반영하듯 그들이 처음으로 이끌어낸 계약이 전 시카고 컵스 소속의 수준급 불펜투수 토드 반 포플의 계약이었다.

이런 레인저스에는 미래에 Hall of Fame(명예의 전당)행이 거의 확실시 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라파엘 팔메이로, 이반 로드리게스 3명이 있다.

1. 알렉스 로드리게스

미 야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이며 가장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연평균 2,500만불) 로 풀타임 첫해 타격왕 타이틀, 역사상 3번째로 40(홈런) - 40(도루) 달성, 유격수 최다홈런 기록 갱신(52개), 4년 연속 40홈런 이상(1998∼2001),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와 더불어 행크 아론이 가지고 있는 755개의 홈런을 깰것이 유력한 선수등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로써 왠만한 다른팀의 중심타자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의 어깨가 강하고 수비범위가 넓고 스피디한 선수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유격수 포지션의 인식을 바꾼 올시즌 은퇴한 영원한 전설 칼 립켄 주니어(2,632경기 연속출장기록)의 맥을 있는 현역 최고의 유격수라는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2. 이반 로드리게스

전문가들에게 MLB백년사에 한명 나올까 말까한 포수란 찬사를 듣는 그는 10년연속 골드 글러브 수상과 7년연속 3할의 타율(1995∼2001) 그리고 MLB 포수 최초의 20-20 클럽 달성, 1999년 AL MVP수상등 공,수,주를 완벽히 갖춘 역사상 최고의 포수인 그는 아메리칸 리그 타자들에게는 까다로운 존재가 아닐수 없다. 그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을때는 도루를 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 시속 140km의 엄청난 송구 속도로 통산 52.5%의 믿기지 않는 도루 저지율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수비에 있어서도 투수 리드와 블로킹 능력에서 수준급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3. 라파엘 팔메이로

실력에 비해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MLB에서 가장 저 평가 받고 있는 선수 팔메이로는 7년 연속 30홈런, 100타점 이상(1995~2001) 3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1997∼1999)과 행크 아론등과 더불어 MLB역사상 4번째로 500홈런과 3,000안타가 가능한(현재 홈런:447개 안타:2485개) 명 선수임에 틀립없다. 또한 그는 자선사업도 하고 있어 청소년 당뇨환자를 위한 재단과 여러 자선단체 활동에 관여하고 있고, 품실이 좋고 선행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주는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을 1992년에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이런 대 스타들과 같이 게임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박찬호 본인에게나 팬들의 입장에는 소중한 경험이고 흥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기도 하다.

2001년 아메리칸리그 팀타율 3위(,275), 팀홈런 1위(246개), 팀득점 3위(890), 팀장타율 1위(.471), 팀출루율 4위(.344)등 이것이 올시즌 레인저스가 기록한 타력 성적이다. 정말이지 리그 최고의 타선이라 불릴만 할큼 대단한 성적이다.

또한 총 162경기중 3점 이하의 득점을 한 경기는 단 21경기에 불과하고 완봉패를 당한 경기는 단 한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5.71의 이러한 팀 공격력에 전혀 도움 되지 못하는 팀 방어율(AL 최하위)로 인해 올시즌 지구 최하위의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레인저스 투수력 보강을 최대 목표로 삼으며 올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박찬호를 필두로 토드 반 포펠, 제이파웰, 데이브 버바, 존 로커, 이라부등의 영입으로 그들은 올시즌 보다는 보다 나아진 투수력으로 새 시즌을 맞이 할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박찬호를 받쳐줄 기존의 다른 선발투수들 덕 데이비스, 데이브 버바, 케니 로져스, 롭 벨등은 덕 데이비스(26살로 올시즌 방어율4.45, 11승 10패의 괜찮은 성적을 기록)를 제외하고는 나이가 맣은 노장 들이어서 남은 기간동안 뛰어난 선발재원을 확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리고 박찬호에 이어 2선발을 맡기려고 영입이 눈앞에 있던 올시즌 리그 최다승 기록을 세운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FA로 풀린 애런실리가 같은 지구인 애너하임으로 옮겨 그들의 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남은 FA투수중 수준급 선발요원인 페드로 아스타시오(방어율 5.09 8승 14패), 테리 아담스(방어율 4.33 12승 8패)등 의 영입을 고려하거나 트레이드를 통한 선발 재원 확보가 필요할 것이다.

박찬호 선수 역시 8년간의 내셔널리그 생활을 마치고 새롭게 아메리칸 리그로의 적응이 필요할텐데 아메리칸리그는 우선 타석에 투수대신 타자가 나오는 지명타자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박찬호는 또 한명의 야수와 상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명타제도로 인해 과거 90년대 중반에서 말까지만 하더라도 아메리칸 리그 방어율이 내셔널리그보다 0.5-0.7정도 높았으나 최근에는 아직도 아메리칸 리그가 높기는 하지만 0.2-3정도 높은 선을 적당한 정도로 보고 있다.

그리고 리그가 바뀌는 부담은 상대 경험이 부족하므로 타자와 투수 모두 상대하기가 부담이 되는 것이고 2000년의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 레즈)와 션 그린(LA다져스)의 부진처럼 투수는 타자에 비해 리그 적응이 적게 부담이 간다.

또한 레인저스의 홈구장인 알링턴 파크는 흔히 알려진 바와는 틀리게 해발 1700M의 고지대가 아니라 168M 정도의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고온 건조한 기후조건, 좁은 파울지역등 전체적으로 타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의 구장이며 이로 인해 94년 개장이래 단 두명의 3점대 방어율 투수(케니로져스 : 3.38 / 켄 힐: 3.63)와 단 한명의 20승 투수(릭 헬링 20승 7패)를 배출하기도 했다. 특히나 좁은 파울지역은 땅볼투수가 아닌 전형적인 플라이볼 투수인 박찬호에게는 또하나의 풀어야할 과제일 듯 싶다.

그러나 재밌는 볼거리가 생길 것인데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박찬호의 빠른 퀵 모션과 주자 견제는 인정을 받고 있는데 통산 도루 저지율이 52%에 달하는 이반과의 호흡은 상대 타자들에게 아예 도루 시도 조차 힘들게 할거라 생각한다.

건물을 지을 때 내부 구조가 단단하고 조합이 잘 이루어져야 오래가고 튼튼할 것이다. 이번에 새로 영입한 FA중 메이져 최고의 악동들이 끼어 있는데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존 로커 그리고 심판을 폭행하고 감독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던 칼 에버렛이 그 선수들이다. 또한 일본인 투수 이라부까지. 미 현지에서 조차 레인저스를 악동집합소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으니 이 문제 역시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과거처럼 이들이 돌발 행동으로 올시즌 레인저스 조직에 영향을 줄지 안 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운동에만 전념한다면 상당한 실력들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라 그들의 행동 여부에 따라 팀 성적도 영향이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지난 5월 초, 팀 부진의 이유로 사임했던 자니 오츠 전 감독을 대신해 자리를 물려받은 제리 네론(전 3루 주루코치) 신임 감독의 풀타임 플레이 능력이 역시 중요한 변수일 것이다.

또한 팀의 구성 중 마이너리그 즉 팜 시스템의 역할 역시 간과할 수 없는데 90년대까지 텍사스의 팜은 최악에 가까웠지만 덕 맬빈 전 레인저스 단장의 지속적인 투자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의 스카우팅 시스템을 구축하여 작년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는 레인저스의 팜 시스템을 시카고 컵스에 이어 30개 구단중 2위로 선정하기도 하였다.

현재 텍사스는 지난 10시즌 동안 클리블랜드 인디언즈 단장직을 역임하면서 지난 7년간 두차례 월드시리즈 진출을 비롯 6차례나 팀을 포스트 시즌에 진출시키며 과거 최하위의 클리블랜드를 치밀한 계획과 선수영입으로 일약강팀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존 하트 단장을 필두로 부분적인 리빌딩에 들어가고 있는 팀이다.

리빌딩이 한순간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올시즌 보다는 향후 2∼3년 안에는 그 효과가 나타나 박찬호가 입단식때 말했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도와줄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또한 박찬호 영입을 위해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차후에 연봉을 받도록 연봉 유예를 결정했고 다른 선발 투수 영입을 위해 라파엘 팔메이로나 칼 에버렛등도 함께 뜻을 따르기로 해 현재 팀이 상당히 좋은 분위기다.

LA시절 알링턴 파크에서 인터리그때 등판하여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박찬호 그가 남은 기간 동안의 훈련으로 허리부상을 극복하여 아직도 놀란 라이언의 강속구를 그리워하는 텍사스 팬들에게 삼진을 선물하며 이제 펼쳐질 제2의 야구인생에서 진정한 황금기를 펼치길 기대한다.
2001-12-30 13:3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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