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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스포츠 신문은 다르다

01.12.27 21:03최종업데이트01.12.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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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 20%, 300명 : 60명. 포르투갈 스포츠 신문과 국내 스포츠신문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속한 나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일간스포츠(이하 '일간')와 스포츠서울(이하 '서울')은 포르투갈의 스포츠 신문과 제휴하기로 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각 신문에 소개된 제휴 신문사는 '일간-아볼라', '서울-헤코르드'.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상당히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스포츠 일간지다. 아볼라 1945년, 헤코르드 1949년 창간.
2. 판매부수는 아볼라가 13만부/1일, 헤코르드가 15만부/1일이다.
3. 대부분의 지면을 축구에 할애한다. 아볼라는 54개면 중 약 42개면. 헤코르드는 48면 중 1면부터 37면, 마지막 면을 축구에 할애한다. 나머지 10개면에 기타 스포츠를 다룬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포르투갈 신문들이 축구에 할애하는 지면 비율이다. 아볼라 79.2%, 헤코르드 77.8%로 80%에 육박한다.

포르투갈의 두 스포츠 신문 모두 타블로이드판으로 일반 신문의 절반 크기. 15일자 '일간'과 '서울'이 발행한 지면은 각각 32면으로, 타블로이드 크기로 계산하면 64면이 되는 셈이다. 반으로 접으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일간'의 경우, ▲스포츠 25%, ▲연예등 기타 46.9%, ▲광고 28.1%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면 광고만을 계산에 포함했기 때문에, 정확한 지면 비율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스포츠 신문 거의 매지면마다 볼 수 있는 각종 광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전체 신문 크기(51cm×37cm)의 1/3을 차지하는 이른바 '5단 광고(17cm×37cm)'다.

특히 타블로이드판으로 놓고 보면, 5단 광고가 실린 지면은 광고가 2/3 정도를 차지하므로 더 더욱 계산에서 제외할 수 없다. 그래서 5단 광고가 실린 지면을 기사 1/3, 광고 2/3으로 계산해봤다. 1개 지면을 '1'로 봤을 때, 기사 0.33 광고 0.66이 되는 셈이다. 물론 돌출광고 등 기타 광고는 제외했다.

'일간'의 경우 ▲스포츠 17.7% ▲연예등 기타 33.4% ▲광고 48.8%, '서울'은 ▲스포츠 18.2% ▲연예등 기타 37.5% ▲광고 44%로 나타났다. 거의 절반 가까운 광고 비율이다.

결국 포르투갈 스포츠신문들이 80%에 가까운 지면을 축구 기사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취재가 이루어진다는 얘기다. 과연 몇 명의 기자들을 보유하고 있을까. 적어도 '아볼라'신문의 기자 숫자는 알 수 있다. '일간' 스스로 기사를 통해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아볼라에 근무하는 기자수는 300여명. 그러나 견습기자 해외통신원 등을 더하면 400여명에 이른다. (15일자 일간스포츠)

우리의 경우는? 모 신문사 스포츠 담당 기자는 매년 한국체육기자연맹에서 발급하는 수첩을 근거로 "보통 메이저 스포츠 신문사의 스포츠 취재 기자는 45-50명선이며, 편집기자까지 포함하면 60명 정도"라고 밝히고, "조선, 동아 등 주요 일간지의 스포츠 기자는 각각 15명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발매 부수는 대외비로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가판을 중심에 놓고 봤을 때, 일간스포츠와 스포츠서울의 경우는 하루 40만부 정도가 발매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루 13만명이 읽는 아볼라의 기자는 300여명. 반면 40만명이 사보는 스포츠 신문의 스포츠 기자는 60명 정도. 3배 가까운 발매 부수. 하지만 1/5 정도밖에 안 되는 스포츠 기자. 국내 스포츠 신문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연예신문', '연예스포츠'
지하철 가판대에서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언제부턴가 연예 주간 신문들이 제호에 '스포츠'를 넣은 것. 한번쯤 스포츠 일간지들도 고려해 볼만한 시도가 아닌지.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스포츠 기사 비율. 스포츠 신문을 표방하기에는 부끄러운 수치다.
2001-12-27 21:0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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