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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조퇴하고라도 야구보러 간다!

베어스와 유니콘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풍경

01.10.13 17:35최종업데이트01.10.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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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라 함은 한국 프로야구에 있어서 가장 화려하고 가장 인기 있는 최고의 '가을 축제'이다. 하지만, 작년(2000년)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본다면, '가장 인기 있는'이라는 말은 제외해야 한다. 수원구장에서 열렸던 두산베어스와 현대유니콘스의 2000년도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은 평균관중이 각각 6157명과 4565명으로 아주 저조한 관중 동원율을 보였다. 두 경기의 관중 수를 합쳐봐야 올해 경기 당 평균 관중 수 1위를 차지한 LG트윈스의 경기 평균 관중 수와 비슷한 수치였다. 그러나, 2000년 한국시리즈 6차전과 7차전에서는 관중 동원율이 완전히 달라졌다. 베어스가 3연패 후 2연승을 달리며 상승세의 분위기를 타자, 수원구장은 만원사례를 기록하며, 경기 당 1만4000명의 관중 수를 보였다(잠실야구장의 경우 3만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지만, 수원구장은 구장이 워낙 작은 관계로 1만4000명이 최대로 수용할 수 있는 관중 수이다).





▲ 서울 야구팬들은 자신들의 팀을 응원하기 위해 원정응원도 불사한다. ⓒ 이성환

어떻게 같은 수원구장에서 이런 대조적인 관중 동원율를 보일 수가 있었을까? 시즌 최다승(91승) 기록을 세웠던 유니콘스의 팬들이 한국시리즈 6, 7차전에 갑자기 몰려든 것일까? 많은 언론매체에서도 그 동안 이야기해왔고, 야구팬들도 알고 있듯 이 모든 것은 조퇴를 불사하고라도 지방경기장까지 찾아왔던 베어스 팬들의 팀에 대한 사랑 덕분 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1년 10월 12일, 전년도 한국시리즈에서 맞섰던 유니콘스와 베어스가 이번에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되었다. 기자 자신도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터라 이 중요한 경기를 보기 위해 조퇴를 불사하고(상사의 눈칫밥을 먹으며), 수원구장을 찾았다. 오후 5시 30분 정도에 경기장에 도착한 필자는 작년 7차전에 겪었던 악몽 같은 경험을 생각하며 내심 불안해 할 수밖에 없었다. 작년 한국시리즈 7차전을 보기 위해 승용차를 가지고 수원구장을 찾았던 필자는 5시 30분 정도에 수원구장 입구까지 도착했으나, 주차난과 출입구에서의 문제로 인해 1시간 30분이 지난 7시 정도에나 경기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필자의 걱정과는 달리 수원구장에는 만원사례가 될 만큼의 관중은 없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수원구장은 '가을 축제'답게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 직장을 조퇴하고 찾아온 많은 야구팬들. 그들이 있어 프로야구의 미래가 밝다.ⓒ 이성환
먼저 수원구장 주차장부터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수원구장의 총 관중 수는 7562명이었다. 이 수치와 비교해 보았을 때 수원구장에 주차 되어있는 승용차들의 수는 상대적으로 많아 보였다. 주차되어있는 차량들을 자세히 보니 대다수는 서울 차량등록번호였다. 이는 많은 팬들이 이미 서울부터 승용차로 수원구장을 찾았다는 증거였다. 많은 서울 야구팬들이 필자보다도 먼저 상사나 동료들의 눈치를 이겨내고 조퇴를 해 자신들이 사랑하는 팀의 경기를 보러 온 것이었다. 경기장 내에서도 야구팬들의 사랑을 볼 수 있었다. 이날 경기는 비록 만원사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추운 날씨 속에서도 비교적 많은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최대 1만4000명이 들어올 수 있는 경기장에서 완전매진을 기록할 경우 수원구장은 복도까지 발디딜 틈이 없다. 좌석 수만으로 보았을 때 1만명 정도면 경기장이 꽉 찰 것으로 본다).





▲ 베어스 응원단(왼쪽)과 유니콘스 응원단(오른쪽). 원정팀인 베어스의 응원석은 꽉 찬 모습이지만, 유니콘스 응원석은 빈곳이 많이 보인다. ⓒ 이성환

이날 8천명 정도의 관중이 들어왔으니 경기장 내에는 그만큼 많은 팬들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수원구장에는 잠실야구장 분위기와 비슷하게 1루측 응원석을 홈팀인 유니콘스의 팬들이, 3루측 응원석은 원정팀인 베어스의 팬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유니콘스 응원단이나 베어스 응원단 모두는 플레이오프 응원전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한 듯 보였다. 응원용 막대기, 색깔 풍선, 깃발, 폭죽 등 자신들의 팀 응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넘쳤다. 그러나 응원석의 팬들이 숫자만큼은 차이가 났다. 원정팀인 베어스 응원단이 자리잡고 3루 측은 외야까지 꽉 찬 반면, 유니콘스 응원석은 빈자리가 군데군데 많이 보였다. 대부분의 팬들이 서울에 있는 베어스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원정응원을 왔음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작년 한국시리즈 준 우승팀인 베어스를 진정한 '2000년 가을잔치'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던 팬들의 힘이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보며 한가지 큰 아쉬움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언론매체들(특히, 공중파 방송국)의 무관심이었다. 플레이오프를 포함한 포스트시즌은 1년 동안의 야구시즌 중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이 기간동안 경기장을 직접 찾는 야구팬들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지만, 그렇지 못한 야구팬들도 TV중계를 통해서라도 경기를 보길 원한다.





▲ TV 중계방송 카메라들. 공중파 방송국들의 무관심으로 케이블채널이나 유선방송을 시청하지 않는 야구팬들은 이번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볼 수 없게 되었다. ⓒ 이성환
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 에서는 이런 야구팬들의 TV중계를 통해 야구경기를 볼 야구팬들의 권리를 공중파 방송국들은 뺏고 말았다. 이날 경기인 플레이오프 1차전은 경기도 지방 방송국인 인천경인방송, 케이블 방송국인 SBS 스포츠채널, 그리고, KBS 위성2TV만이 경기를 중계했을 뿐 공중파 채널인 MBC, SBS, KBS1, KBS2에서는 전혀 방송되지 않았다. 물론, 방송국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시청률도 무시 못하겠지만, 방송국들은 야구팬들은 이 포스트시즌을 위해 1년을 기다렸다는 것을 알아 주어야할 것이다. 이런 방송국들의 무관심 속에서 어떻게 한국 스포츠의 발전이 있을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 나라 모 방송국은 스포츠 캠페인으로 '한국스포츠를 살리자'를 슬로건으로 삼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방송국들이 지금 같은 무관심을 보인다면, 한국 스포츠를 살리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본다.





ⓒ 이성환
이날 경기는 결국 '이기는 야구의 대명사인 유니콘스가 팽팽한 투수 전이었던 경기를 5대1로 역전시키며 2001년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끌어내었다. 하지만, 응원단의 모습은 달라 보였다. 승리를 거둔 유니콘스의 팬들은 먼저 퇴장한 반면, 많은 베어스 팬들은 끝까지 남아 응원을 하며 관중석을 떠날 줄 몰랐다. 야구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다. 정규시즌 승률1위를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프로야구라는 것은 한국에서 20년 동안 존재해왔고, 앞으로 40년 아니 100년 후에도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한 경기 승리하고, 올해 한해 우승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 지더라도 화끈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올해 우승을 놓치더라도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구단과 선수들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이성환
우리 프로야구에는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팀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팀들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팀들이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경기를 보여준다면, 성적과 관계없이 팬들의 사랑을 받는 팀이 될 것이다. 이제 2001년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가 시작됐다. 유니콘스와 베어스는 눈앞의 성적을 생각하기보다 팬들을 생각하고,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플레이를 펼쳐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12일(토요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베어스가 유니콘스를 5대 3으로 이겨 각팀 1승 1패를 기록했습니다. 잠실야구장에서도 팬들에게 사랑받는 플레이를 펼쳐주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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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환의 <야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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