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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선배가 어느 날 특이한 제목의 시를 지었다. 제목은 '돼지의 딸'.
말 그대로 돼지의 딸을 사랑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우리는 돼지가 누구이며 딸은 또 누구인가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아는 선배에게는 배우 존 보이트가 돼지였으며, 그의 딸인 안젤리나 졸리가 돼지의 딸이 되는 것이다.
<본 콜렉터>, <식스티 세컨즈>에 나왔던 섹시한 용모의 안젤리나 졸리를 보며 침을 흘렸던 그 선배는 어느 날 갑자기 존 보이트가 그녀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존 보이트처럼 돼지같이 생긴 아버지에게서 졸리처럼 섹시한 딸이 태어날 수 있다니..."
그러나 그 사실은 선배에게 또 다른 욕망을 낳게 했다. 그 이후로 선배는 예쁘고 섹시한 여자를 신부감으로 고르고 있으니.. 선배의 원죄는 너무 밝힌다는 것쯤이 아닐까. 아마도 30년이 지난 후에는 "소의 딸"이라는 시를 읊는 젊은 총각들이 많아질지도 모르겠다.
<툼 레이더>의 섹시한 여전사 안젤리나 졸리가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섹시한 남자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함께 영화<오리지날 씬>으로 돌아왔다. <오리지날 씬>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라는 홍보문구와 에로틱한 두 배우의 모습을 담은 영화포스터를 본 것만으로도 불길한 긴장감과 죄의식을 느끼게 한다.
19세기의 쿠바, 커피 회사 갑부인 루이스(안토니오 반데라스)는 펜팔로 사귄 미국여성 줄리아(안젤리나 졸리)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하바나 항구로 마중을 나간다. 처음 만나는 순간 신비로움에 휩싸인 두 사람, 줄리아는 자신의 예쁜 외모에 반하는 것이 싫었다며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보냈다고 고백을 하고 루이스는 자신의 돈에 반하는 것이 싫었다며 커피 회사의 직원이 아닌 경영자임을 밝힌다.
사랑보다 더 격한 감정으로 줄리아를 소유하고 싶어하던 루이스는 행복한 결혼생활의 어느 날 그녀에게서 이상한 점들을 발견한다. 악몽, 등에 있는 상처, 강한 시가냄새, 미국의 언니와 언니가 보냈다는 사설탐정, 죽은 앵무새. 그러던 어느 날 줄리아는 루이스의 거금을 훔쳐 자취를 감추고 그녀에게 속은 루이스는 분노와 혼란의 감정속에서 그녀를 죽이러 떠난다.
<오리지날 씬>은 안젤리나 졸리의 도톰하고 섹시한 입술을 익스트림으로 클로즈업한 장면에서 "사랑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시작되어 "그 사랑이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는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클로즈업된 얼굴로 끝이 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영화라기보다 인간의 욕정을 쫓아가는 영화로 더 가깝게 그려진다. 주인공 루이스는 사랑에 속은 분노의 감정으로 줄리아를 찾아 헤메지만 심리의 변화나 사랑의 인내심으로 그녀를 포옹하기보다는 욕정에 눈이 어두워 한 여자에게 바보처럼 인생을 거는 남자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  | ▲ 기억에 남는 건 두 배우의 전라연기다 ⓒ 영화방 |
원작소설인 코넬 울리치의 <어둠속의 댄스>가 광적인 사랑으로 파멸을 걷는 한 남자의 내면심리와 섹슈얼리티를 잘 그려냈다면, 영화 <오리지날 씬>은 두 사람의 섹슈얼한 정사장면을 잘 그려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화면을 길게 모아 단계적인 긴장감을 갖게 하는 정사장면은 안젤리나 졸리를 흠모하는 많은 남자들에게는 높은 점수를 받을 게 분명하다. 범인을 쫓는 스릴러의 전통적인 구조를 따라가지 않는 것도 신선하게 느껴지지만 그것은 순전히 훌륭한 원작소설 덕분이고. 이 영화의 미덕은 역시 두 배우의 섹시한 전라연기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돼지의 딸 안젤리나 졸리는 팜므 파탈로의 연기 변신을 노렸지만 헐리우드의 섹시스타라는 꼬리표는 한동안 계속해서 그녀를 따라다닐 것 같다. 섹시한 것도 죄가 된다면 섹시함이 그녀의 원죄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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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10-09 18:13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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