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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발표된 제1회 축구 플레이어 에이전트 시험에 수석 합격한 박재철(28) 씨. 그는 총 49명이 응시, 9명만이 자격증을 따낸 이번 시험에서 법원 사무관, 현역심판, 마케팅 회사 등에 다니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최고 점수로 합격했다.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때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다녀보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 아래 직장을 그만두고 앞날에 대해 고심을 하던 중, 축구협회 홈페이지에서 에이전트 시험 공지를 보게 되었다.
남은 시간은 불과 한 달. FIFA 정관 및 민법, 대한축구협회 규약 등의 내용을 그는 조리 있게 정리해내며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마침내 시험에 당당히 합격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에이전트 자격증을 위해서는 필기시험 합격 2달 내에 10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8000만원) 예치가 필요했던 것. 보증금 성격을 띠는 이 큰 액수의 돈은 제리 맥과이어를 꿈꾸는 청년에게 뜻밖의 암초로 다가왔다.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앞 잔디밭. 취재진은 큰 키에 모자를 쓰고 있는 박재철 씨를 만나보았다. 약간은 창백해 보이는 낯빛이었지만, 한때 운동이라도 했는지 건장한 체격을 가진 청년이었다.
- 먼저 제1회 플레이어 에이전트 시험에 수석 합격한 것을 축하한다. 합격 소식 이후에 신변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주변에서는 아직 플레이어 에이전트라는 것에 대해 생소하다는 반응이다. 이야기가 나와도 내가 주로 설명을 해가야 하는 형편이어서 좀 애매한 상황이기도 하다."
- 에이전트가 되려는 특별한 동기는 있었는가?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에이전트 활동을 놓고 볼 때 생소한 분야여서 약간의 모험이 따를텐데.
"개인적인 사정상,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우연찮게 축구협회 사이트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때 에이전트 시험 공고를 보게 되었다. 당시 투자 상담사 공부를 하고는 있었지만 과감하게 에이전트 시험 준비를 결심했고, 한 달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를 하면서 느낀 건데, 여태까지 무슨 시험을 준비하든 이번만큼 즐겁고 보람 있었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것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준비는 어떻게 했는가? 앞으로 플레이어 에이전트 시험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정보라도 좀 이야기 해달라.
"사실 이번 시험은 첫 회라서 그랬는지 그리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FIFA 정관이라든지 민법, 선수규약 등을 노트에 요약해가며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듯 싶다."
- 에이전트 자격증을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협회에서 요구하는 보증금 10만 스위스 프랑(한화 약 8,0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준비는 잘 되어 가는가.
"막막하다. 사실 직장생활을 오래했던 것도 아니고, 집안에 선뜻 그런 큰 돈을 요구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그래서 몇몇 스포츠 마케팅 관련 회사와 접촉을 하고는 있지만 큰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며칠 내에 다시 한 번 축구협회 담당자와 면담을 해볼 생각이다."
- 다른 합격자들과는 그것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해보지는 않았는지.
"합격자들을 조사해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사회경험이 많으신 분들이다. 나를 포함해서 젊은 사람들이 몇 있기는 하지만 아직 모여서 이야기 해본 적은 없다. 조만간 한번 모여야 할 듯 싶다."
- 아마도 이번이 첫 회라서 협회 측으로서도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는 못한 듯 한데.
"앞으로 이 시험이 매년 두 번(3월, 9월) 치러지는 만큼, 필기시험 합격자 중에도 재력이 없는 젊은 층이 많이 나올 것이다. 나를 비롯한 그러한 사람들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대책은 필요한 것 같다."
- 기존에 활동하고 있는 공인 에이전트들과 연계해서 활동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법인을 만들어 신용 보증을 하면 은행 예치금 문제도 해결될 듯 싶은데.
"그 부분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분들과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다. 워낙 바쁜 분들이 아닌가. 사실 은행 예치금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사무실, 차량 등 들어가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에이전트 분들의 조언과 지원이 필요한 현실이다."
- 현실이 약간 어렵기는 하지만 피 뜨거운 젊음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
"요즘에는 영어, 독어 등의 외국어 공부에 치중하고 있다. 아무래도 에이전트는 해외에 나가서 활동하는 기회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외국어 실력은 필수이다. 앞으로 갖가지 어려움이 많을 수 있겠지만 모두 힘있게 헤쳐나가 유능한 축구에이전트가 되고 싶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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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10-06 1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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