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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가을의 축제를 앞두고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고 있다. 선수협은 그동안 약자의 입장에서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며 팬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활동해왔지만 이번의 의외의 강수를 둠으로써 팬들을 볼모로 삼는 기이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KBO와 이사회의 어이없는 행정은 더 말할나위 없었지만 이번에 또한번
그 위용을 자랑하며 프로야구에 염증을 느끼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보통 기업의 노.사(선수협과 이사회 모두 노.사라는 명칭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지만 현실적으로 이 두 단체를 표현하는데 무리가 없어보인다)로 볼 수 있는 이 두 단체는 가을의 잔치를 앞두고 어이없는 감정 싸움으로 축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번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 선수협의 주장이나 이사회의 주장은 반드시 어느쪽이 옳다고 하기엔 모두 어느 정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문제를 거론하는 시기와 그 대응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이 문제에 가장 기본적인 실수를 - 잘못이라고 표현하기엔 선수협의 대응도 '유아틱'했다 - 한 쪽은 물론 KBO와 사장단이었다. 그들은 선수협문제가 큰 파도를 치던 지난 겨울 선수협으로 하여금 외국인 선수한도를 2명으로 조정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끔 행동했다.
물론 현재 사장단이 주장하는 대로 어떠한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요식행위조차 없었다. 단지 그런 분위기를 당시 행정부가 느끼게끔 했다는 것이었고, 의외로 순진한(?) 선수협은 그것을 약속으로 믿어왔다. 이 행위에 대해 KBO와 사장단이나 이사회가 법적인 대응을 받지는 않겠지만 그 행동에 대해 도덕적인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수협도 이 문제에 대한 반응이 절대 옳다고 보기엔 문제가 있었다. 선수협은 사장단이 9월초 2002년 외국인 선수를 3명으로 한다는 의견을 발표한 일에 대해 즉각적으로 강력한 반발을 보이지 않았다. 이슈화 시키지도 않았고 공론화하여 여론을 등에 업는 최소한의 행동도 하지 않았다.(개인적으로 선수협에 대해 가장 불만스러운 부분은 선수협이 가장 큰 동지세력인 팬들을 경시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거리를 둔다는 것이다. 물러나긴 했지만 지난 선수협 사무국장 역시 그 부분에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개선하겠다는 발언을 했지만 그당시와 별로 달라진 것을 느낄 수가 없다)
그리고 가을의 잔치를 앞두고 문득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축제건 뭐건 안하겠다 라는 일방적인 발표였다. 거기에 아마야구의 여러 문제를 끼워넣은 것 역시 그다지 아름다워(?) 보이지 못한 행동이었다.
선수협 공식 사이트에 오른 많은 글들에서 이미 지적하듯이 그동안 프로야구의 선수들은 아마야구에 대해 상당히 무관심해 온 것이 사실이다. 갑자기 아마야구에 대한 애정이 치솟는다는 것은 억지스러워 보이진 않는다고 해도 그리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사장단의 대응은 일단 양면책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강경하게 선수협의 집단행동을 비난하며 준 플레이오프의 강행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2002시즌 이후에 좀더 심도높게 외국인 선수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온건한 발언을 하며 선수협을 달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장단의 행동은 좀더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선수협을 애들 소꿉놀이쯤으로 치부하려는 기존의 자세에서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선수협으로 하여금 이런 사태까지 오도록 발단을 제공한 것은 사장단의 그러한 어정쩡한 유화책으로 일단 달래놓고 나중에 모른척하는 기존의 행동이 선수들로 하여금 서운한 감정을 품게 했고 포스트 시즌 보이콧이라는 강경 대응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다시 사장단은 내년까지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는 조삼모사식(朝三暮四)의 사탕발림 발언으로 대응하며 선수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이다.
돌아보자.
당장에 포스트시즌과 팬들을 볼모로 삼고 축제를 난장판으로 만들만큼 외국인 선수문제가 화급한 일인가? 이 불분명한 감정대립중에 가장 명확한 것은 외국인 선수의 보유숫자 문제가 이렇게 모든 것을 포기할만큼 급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수협이 사장단에게 하는 말대로 내년시즌이 끝나고 할 수 있는 논의를 왜 지금은 못하냐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발언이다. 그리고 그말 그대로 선수협에게 하고 싶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행동은 아니라고
행동은 대화가 있고 난 이후 최후의 카드일뿐 무소불위의 해결책은 아니다. 내말과 행동만이 정의요 진리니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막가파식 대화는 팬들의 뺨을 때려 프로야구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행동이다.
더이상 팬을 실망시키는 선수협이, KBO가(이미 많이 실망시켰지만), 프로야구가 아니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팬들이 언제까지 그 자리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서 모두 깨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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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10-06 00: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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