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잔치를 맞는 4팀이 결정된 지금 가장 관심을 끄는 팀은 물론 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두산과 한화 두팀이다.
일찌감치 3위를 확정짓고 놀며(?) 경기하는 두산과, 막판까지 악전고투를 했지만 눈에 띄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화는 서로 일장일단의 무기와 약점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이미 인터뷰를 통해 엄살과 자신감을 동시에 나타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는 김인식 두산감독과 이광환 한화감독이 지키는 양팀의 벤치파워는 서로 한국시리즈에서 축배를 든 경험이 있을 정도로 백중세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준플레이오프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그 어느때보다 선수들의 힘일 것으로 보인다.
야구의 70%라는 투수력에 있어서 양팀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팀이다. 통산 최다이닝투구의 기록을 갖고 있는 현역최다승 투수 송진우를 필두로 하는 한화는 선발진이 강점이다. 한용덕과 리스, 조규수 등이 송진우의 뒤를 받치는데다 현재 마무리로 좀더 자주 출장하는 이상목도 선발요원 중 한 명이다. 그러나 뒤를 확실하게 믿고 맡길 만한 투수가 노장까치 김정수뿐이라는 것이 불안한 대목이다.
두산은 선발이 휑하다. 불안한 제구력을 보이는 외국인 선수 빅터 콜을 중심으로 로테이션을 짜야 한다는 것부터가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구자운 이경필 등을 시범운영하며 명목상 선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후반으로 들어서면 두산의 기세는 확연히 강해질 수밖에 없다.
올시즌 삐그덕 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진필중은 현역 최고의 마무리투수 중 한 명이고, 올시즌 자신의 한시즌 최다경기 출장 기록을 갈아치운 차명주와 스피드건의 숫자를 확인시키는 150km의 영건 이혜천의 두 좌완은 짧은 이닝동안 무너뜨리기엔 상당히 버거운 선수들이다.
거기에다 매시즌을 병마와 싸우며 소일하다 이때쯤 힘을 내는 에이스 박명환의 존재는 가을 사나이라 불리는 한화의 김정수와도 비할 바가 아닐 정도의 큰 위안이다. 장성진이과 정진용등 좌,우, 언더핸드 등 여러 전형의 구색을 갖추고 있는 점도 두산불펜의 강점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양 팀 승리패턴의 투수운영법은 눈에 보이듯 확연할 수밖에 없다. 두산은 경기 초반 이름뿐인(?) 선발들이 최소실점으로 버텨주면 중반 이후 질과 양적인 면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갖고 있는 불펜진으로 평소보다 반박자 빠르게 투수를 바꿔가며 경기를 이끄는 방식을 취할 것이다.
한화는 이와는 반대로 상대적인 강점을 보인 선발진을 최대한 길게 끌어간 뒤에 짧은 이닝을 김정수나 이상목의 부담으로 넘겨주는 경기 운영을 할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한화는 선발에 두산은 마무리의 강점으로 맞붙는 것 같지만 사실 벤치의 신경은 온통 팀의 위크포인트에 집중돼 있다. 각팀의 강점이 강점으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그것을 버텨내줄 지지력이 필요한데 양팀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투수력들이 그다지 미더워 보이지 않는 것에서 양 팀 벤치의 불안이 있는 것이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용호와 구자운의 선발진을 믿어볼 만하다는 김인식 감독과 김정수와 이상목이 지키는 마무리도 해볼 만하다고 강조하는 양 감독의 소리높은 일성에서 숨은 고민을 알 수있다.
투수력과 함께 큰 경기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힘은 누구나 지적하는 포수력으로 이 부분에선 근소하게 두산의 우위가 점쳐진다. 드림팀 포수로서도 맹활약한 경험이 있는 홍성흔은 확실히 조경택과 강인권이 지키는 한화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대부분의 경기를 주전포수로 마스크를 쓰느라 만신창이가 된 몸을 어느 정도 추스렸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한 루키 슬러거 김태균은 한화의 4강진출을 이끈 실질적인 팀의 파워였다. 그러나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포스트 시즌에서 그만한 위력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다. 김태균의 공격력은 경기를 치르면서 급성장 하는 만큼 의심의 여지가 적지만 문제는 그의 내야수비가 공격만큼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책 하나가 팀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는 단기전의 특성상 김태균의 움직임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양 팀을 울리고 웃길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은 내야의 핵 김민호가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내야 최대의 약점이다. 주전유격수로서의 수비도 문제지만 정수근과 함께 상대 내야를 뒤흔드는 빠른 발놀림이 빠졌다는 것과 큰 경기에서 유독 좋은 타구를 많이 뽑아냈던 그간 김민호의 전과를 돌아보면 두산으로선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1차전 선발이 한국의 대표적인 좌완 송진우라는 점을 당연시 할 때 정수근을 대체할 1번타자가 빠졌다는 점은 김인식 감독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점이 아닐 수 없다.
이기고 지는 것은 막상 당일경기를 봐야 아는 것이지만 현재로선 힘을 비축하고 기다린 두산이 반보 정도는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클린업의 타격과 언밸런스한 투수력, 장종훈과 우즈가 지키는 불안한 1루의 수비력과 어느 정도의 약점을 감수해야 하는 내야 등 이 두 팀은 조금은 다르지만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전력을 보이고 있다.
이 비슷한 두 팀이 처절하게(?) 맞붙길 기대하고 또 예상한다. 야구팬으로서 저무는 야구시즌에 위안을 주는 길은 그뿐이기 때문이다.
|
| 2001-10-03 21:41 |
ⓒ 2007 OhmyNews |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