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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과연 2천만불의 사나인가?

막강 보라스 사단이라도 2천만 불은 어려울 듯

01.09.28 11:09최종업데이트01.09.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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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의 몸값이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국민적인 관심사로 등장했음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최대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 박찬호가 최고액 연봉자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투수 최고액, 더 나아가서는 연봉 2천만불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애국심으로 뭉친 국내 언론들은 2천만불을 받아야 한다고 믿고 있지만 미국 현지 언론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다저스 구단 측도 2천만불을 기꺼이 투자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언론들은 미국 언론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박찬호를 흠집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단순히 동양 선수가 2천만불 받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박찬호가 2천만 불을 받을 자격이 있는 투수인지 단순 비교를 해보자.

2천만불은 전세계 투수 중 최고 연봉이며 메이저 리그 전체에서도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연봉이 된다. 그렇다면 과연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이자 메이저 리그를 통틀어서도 2번째로 뛰어난 선수일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메이저리그에는 박찬호보다 뛰어난 투수들이 많다.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즈, 로저 클레멘스, 커트 실링, 그렉 매덕스, 캐빈 브라운 등의 투수들은 박찬호보다 분명히 한수 위다. 그리고 박찬호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 투수들도 많다.

박찬호가 이들보다 뛰어난 점은 그들보다 월등히 젊다는 점. 지금까지 부상없이 전 시즌을 소화해냈다는 점과 가장 중요한 투수로서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보라스는 이러한 점들을 내세워 박찬호가 최고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박찬호가 가진 이러한 장점들은 아직까지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악점으로도 작용한다. 또한 박찬호는 체력적으로는 절정임에도 불구하고 완투경기가 드물고 포스트 시즌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작용한다.

박찬호의 비교대상으로 거론되는 콜로라도의 마이크 햄튼이 투수 최고 대우를 받고 이적할 수 있었던 것은 포스트 시즌에서의 활약이 컸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위의 사실들은 박찬호에게 생각보다 큰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메이저 리그 스타 플레이어들의 연봉 인플레와 그 중심에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가 있다는 사실도 박찬호에게는 또 다른 악재이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연봉 2천만불은 생각할 수 없는 액수였고 1천만불 정도가 꿈의 연봉 수준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연봉 1천만불은 2~3시즌을 활약하면 넘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었던 연봉 총액 2억달러도 스콧 보라스에 의해서 무너져 버렸다.

보라스에게 무참하게 당하고 있는 구단들이, 가능성이 최고인 투수에게, 그것도 동양인 투수에게 연봉 2천만달러를 준다면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구단들과 미국 언론들은 박찬호로 인해서 연봉 인플레가 정점으로 간다는 점을 염려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때, 박찬호가 평균 연봉 2천만불에 너무 집착한다면 앞으로 남은 메이저 리그 경력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새로운 팀으로 옮겨 적응해야 하며 질시의 시선도 이겨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몸값에 대한 부담도 클 것이다.

박찬호에게 필요한 것은 최고연봉액 투수라는 타이틀보다 메이저 리그를 평정한 한국인이라는 타이틀이다. 따라서 평균 연봉 2천만달러 보다는 연봉 총액의 개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8년에 1억5천만 달러 정도면 박찬호의 몸값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구단측에서는 절대 원하지 않겠지만 단기계약 후 2천만불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모두 떨쳐버린 후 최고의 대우를 받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01-09-28 11:47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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