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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밥꽃양' 사전검열 논란 가열

공식사이트 폐쇄되고 안티사이트 개설

01.09.28 11:00최종업데이트01.10.0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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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폐쇄된 울산인권영화제 게시판(오른쪽)과 라넷이 만든 인권영화제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노조식당 아주머니들의 98년 정리해고 싸움을 담은 영화 ‘밥꽃양’ 사전 검열 논란이 9월 21일 밤 갑작스런 울산인권영화제의 사이트 폐쇄 이후 더욱 확산돼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9월 11일 '현대자동차 식당아줌마 영화가 뭐길래' 기사가 올라간 이후 울산인권영화제 게시판에서는 영화제 관계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이번 논란에 대한 의견을 올리며 관심을 표명했다. 이후 울산인권영화제는 인권운동사랑방의 요청에 따라 '인권과 평화를 위한 울산영화제'로 명칭 변경을 알리고,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울산참여연대가 13일 탈퇴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어 사회당, 진보평론, 노동문화정보센터, 계간 문화과학,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문화연대),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민의련), 사회진보연대, 노동자뉴스제작단 등 각 단체들과 개인들이 바라보는 밥꽃양 사태에 대한 성명과 입장 발표가 줄을 이었다.

성명이나 입장을 통해 이들이 공통적으로 밝힌 내용의 요지는 “영화제 상영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과정이 어떻든 간에 사전검열이며 영화제 조직위는 이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게시판을 통해 9월 18일 영화제 개최연기와 함께 이번 사건이 사전검열인지 여부를 가리는 공개토론회 개최를 제안했고, 19일에는 영화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했던 울산인권운동연대가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울산인권영화제 홈페이지는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21일 밤 10시경 “울산인권운동연대의 활동을 중단합니다”는 문구만을 남긴 채 패쇄되고 말았다.

안티인권영화제 홈페이지에서는 25일부터 매일 5분씩 밥꽃양 시사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태가 사이트 폐쇄로 이어지자 밥꽃양을 제작한 라넷은 곧이어 영화제 미러 사이트를 (http://larnet.jinbo.net)을 만들어 게시판 글을 복구시키고 '인권과 평화를 위한 검열영화제'라는 타이틀을 걸고 9월 25일부터는 홈페이지 영상자료실에서 하루 5분 씩 밥꽃양 사이버 시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이번 울산인권영화제 김창완(울산인권연대 사무국장) 집행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

- 영화제 홈페이지는 왜 폐쇄했나.
"단체 정체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활동을 중단했고 홈페이지도 폐쇄했다."

- 홈페이지를 아무 설명 없이 폐쇄한 건 잘못 아닌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 게시판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번 영화제 논란과 관련 '사전 검열' 성격이 짓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외압은 분명히 없었다. 자기검열이라고 한다면 나도 그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비슷한 주제를 가진)영화 '평행선'이 울산 상영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기 때문에 대회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 라넷 쪽에서는 '문제제기' 부분이 자꾸 바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밥꽃양에 대한 문제 제기 부분은 공식적으로 밝혔듯이 현대자동차 노노갈등, 식당아주머니 프라이버시 문제, 저작권 문제 3가지였다. 1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사선으로 들어오는 정보가 여러 가지다. 내부토론과정이나 혹은 사석에서 나왔던 말들이 자신의 생각 덧붙여 해석되고 전달됐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 앞으로의 계획은.
"사전검열인지 아닌지 영화제를 준비했던 단체들과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단체, 그리고 라넷이 참여할 수 있는 공청회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공청회 개최에 대해 밥꽃양 임인애 감독은 "사전검열이 명백하기 때문에 먼저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공청회를 열겠다는 것은 작품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진행하는 또 다른 검열"이라며 공청회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한편 이번 논란과 사전검열 진위 여부에 대한 토론회 개최에 대해 문화연대 이원재 정책실장은 "여러 가지 맥락 속에서 봤을 때 이번 영화제는 사전 검열 성격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공개토론회 위상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영화제 준비위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을 정당화시키려는 수단으로 공청회를 열겠다는 생각은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 씨는 "여러 가지로 영화제에 대한 논의가 게시판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이트를 일방적으로 폐쇄시켜 놓고 열리는 공청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영화제 조직위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의 한 관계자는 "영화제를 책임지고 있는 단체가 영화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알고 여러 가지 이견들에 대해 입장을 갖는 건 너무 당연한 일 아니냐"며 "여론몰이식으로 이번 사태를 검열 운운하며 극단적으로 끌고 가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인 노혜경 씨는 26일 밤 안티 인권영화제 자유게시판에 '사건의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울산인권영화제 집행부의 잘못에 대해 성토하기 보다는 이 영화를 울산 사람들 즉 사건의 당사자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볼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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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