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워커홀릭과 사랑스런 그녀

<스위트 노벰버> 로맨틱한 모든 것이 모였다

01.09.27 01:00최종업데이트01.09.2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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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NOVEMBER
감독/ 팻 오코너 촬영/ 에드워드 라흐만 음악/ 크리스토퍼 영 주연/ 키아누 리브스·샤를리즈 테론 러닝타임/ 119분 개봉일/ 9월28일


멜로드라마엔 공식이 있다. 그 공식은 쉽고도 간단하지만 자칫 잘못 쓰면 너무 진부해 버리기 일쑤이다.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다소 공식에서 벗어나는 활용도 해봄직하다. 멜로드라마라는 장르의 공식과 관습에 우린 질려버린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키아누 리브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함께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인간의 탐욕이라는 악마를 다룬 <데블스 애드버킷>(The Devil's Advocate)에서의 공포에 떠는 아내와 자신의 양심을 속이고 출세가도를 달리는 남편으로 첫 만남을 가진 이들은 4년만에 다시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만났다. 그 당시 영화의 첫발을 내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샤를리즈 테론 이지만 조연으로 톡톡한 역할을 해냈었다.

사랑 없는 섹스, 그리고 끊임없이 어디론가 핸드폰을 해대는 넬슨(키아누 리브스)은 크리에이티브함을 강요받는 광고회사의 전도 유망한 직원이다. "난 일이 곧 삶이야"라고 하는 과중한 업무에 얽매여 자신의 삶에 투자할 시간조차 없는 워커홀릭(workaholic)이다. 어느 날 문득 넬슨을 'November'라 칭하며 뜸금없이 동거를 제안하는 이가 나타난다.

그녀(샤를리즈 테론)는 자신이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가 보다. 잘 나가는, 어느 하나 부러울 것이 없는 남자와 안하무인 겁없고 당돌한 그녀. 엔야가 들려주는 'Only Time'의 독특한 현악기의 선율을 타고 흐르며, 새러의 자기식 '남자 길들이기'가 시작된다.

잘 빠진 양복바지대신 청바지를 건네고, 넬슨의 시계를 풀러 쓰레기통에 치워버리는 새러. 그녀에게 시간은 무의미하다. 넬슨의 피폐해진 영혼을 치유하려는 그녀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남에게 부여하여 연장하고픈 의지가 강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동안 새러의 병색을 짙어진다. <러브스토리>에서부터 <뉴욕의 가을>까지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그녀들은 참으로 밝고, 상대가 병을 안 이후로 병색은 급격히 악화된다.

낭만적인 빅토리아풍 주택가와 오래된 케이블카와 바다는 두 아름다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이다. 카메라를 어느 곳에 들이대어도 사랑에 빠진 이들과 함께 그 정취가 자연스레 녹아든다. 오렌지색 티를 입은 새러가 샌프란시스코의 모래사장에서 컬이 들어간 금발 머리카락을 흔들며 개들과 함께 뛰어 노는 모습은 그녀가 그리도 사랑하는 자유로운 삶을 느껴지게 해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도 적지 않다. 로맨스 영화에 한번씩은 등장했음직한 것들을 모아놓은 향수와 꽃, 댄스 교본과 LP판 어니(강아지)와 책 등 한꺼번에 쏟아진 선물들 속에 어떤 것이 가장 좋은지, 뭘 먼저 집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지 아님 많으면 넘치는 것인지? 이는 <스위트 노벰버>에서 로맨틱한 코드를 찾아가며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01-09-27 11:16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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