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감동이 없어도 좋다. 내 눈은 즐거웠으니까!"

게임매니아가 본 영화 '파이널 환타지'

01.07.30 21:54최종업데이트01.07.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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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씩 게임에 빠졌다 깨어나면 '허무함'이라는 단어가 모니터 주위를 맴돈다. 게임에 빠지는 동안 사람들은 환상 속을 헤맨다. 잠깐 컴퓨터가 다운되어 게임이 멈추면 현실에 대한 감각은 그때서야 꿈틀거린다. 꿈 속에서 벌어진 일을 잠에서 깨고도 현실과 구분하지 못하듯 영화 '파이널 환타지'(http://www.finalfantasy.com)는 게임중독자들의 머리에 환각제를 심어놓는다. 그 약은 2시간 동안 모든 신경을 시각에 집중시킨다. 예민해진 내 눈은 미세한 이미지들을 쫓아서 요동친다.

와레즈에서 보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컴퓨터 그래픽에 푹 빠져있는 게임중독자들은 스타크래프트에서 나오는 동영상을 보면서 한번쯤 생각해봤을 것이다. '이거 영화로 안만드나?' 동명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스타쉽트루퍼스'가 나오고 또 그 영화를 3D 에니메이션으로 재탕해 비디오테입으로 출시했지만 게임매니아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불충분했다. 그러나 '파이널 환타지'는 기존 게임 팬들 뿐만아니라 그 게임의 명성만 익히 듣고 자라왔던 사람들까지 그 무리로 끌어들였다. 나는 아직 그 게임을 해 본적이 없다.

이미 와레즈 사이트에 이 영화는 퍼져 있다. 그러나 모니터가 크고 동영상에 강한 그래픽카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컴퓨터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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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하이퍼 리얼리즘의 실체다!
이것은 차라리 하나의 혁명이다.
전 세계를 긴장시킨 디지털액션스타의 파워액션!
100% 3D로 제작된 모든 캐릭터들은 행동은 물론이고 피부의 질감, 찰랑이는 머리, 동공의 움직임, 피부 주름의 움직임, 모공, 핏줄 등 전혀 흠 잡을 데 없는 완벽한 인간으로 태어났다. 흩날리는 6만개의 '아키'의 머리카락을 표현하기 위해서 캐릭터 개발비의 50%이상을 쓸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 영화를 보다가 대화 장면에서 약간의 지겨움을 느낀다면 그대는 이미 인물 속에서 실사영화와 헷갈리고 있다는 증거다. 영화 상영 내내 머리에서 서성거린 단어는 '경이로움'과 '흥미진지함'이다. 그래픽에 대한 '경이로움'은 다음 장면에서 어떤 효과로 어떻게 나를 사로잡을 것인가하는 '흥미진지함'을 낳는다. 모든 일들이 평면에서 벌어지지만 영상은 이미 그 한계를 무색하게 만든다.

"내 눈은 무척이나 즐거웠다"

영화에서 큰 감동을 느끼지는 못한다. 아니 별 감동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나는 애초부터 내용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내 눈은 무척이나 즐거웠다. 게임매니아는 시각적인 즐거움만으로도 만족한다. 나는 게임을 하면서 감동을 느껴본 적이 없다.
2001-07-30 21:5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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