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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와 악마가 야구에 대해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악마는 천국과 지옥의 중립 지역에서 저마다 선수를 뽑아 경기를 한번 해 실력을 가리자고 제안했다.
천사는 흔쾌히 "어디 한번 해보자"며 "우리는 최고의 선수와 가장 뛰어난 코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악마는 "물론 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무 문제 없다"며 "심판들 다 우리 편에 있다"라고 큰소리쳤다(jokes.glowport.com 2001).
이 이야기는 최근 인터넷 유머란에서 발취한 내용이지만, 야구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유행해온 야구심판에 관한 유머이다. 이야기가 보여주듯 야구인들이나 야구팬들에게 있어서 심판의 이미지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혹자는 보통 사람들은 좋은 추억보다는 아픈 상처를 더 많이 기억한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들이 뛰었던 팀이나 좋아하는 팀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정을 내려준 심판보다는 자신의 팀에게 결정적인 상황에서 불리한 판정을 내린 심판을 더 기억나게 하는 것인 줄도 모른다.
그렇기에 야구팬들은 심판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심판을 생각할 때 야구의 동반자이기보다는 적으로 볼 때가 많다. 심지어는 판정에 불만을 가지고 심판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야유를 보낼 때가 종종 있다. 심판은 죽어서 지옥에 간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필자 자신도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면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질 때가 많았고, 심판 때문에 경기를 졌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물론 심판도 인간이기에 오심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정확한 판정이라도 한쪽 팀에게 유리한 판정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야구팬들로서 우리는 심판들에 대해 정확한 지식도 갖고 있지 않은 채 그들을 평가하려 할 때가 많다.
기자는 기자자신과 야구팬들의 심판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그들을 평가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번 취재를 시작하였다.
기자는 취재를 위해 7월22일 일요일 LG, 두산 잠실경기를 찾았다. 원래 전날인 21일에 심판위원들과의 취재계획이 잡혀 있었지만, 장마전선이 한반도 중부지방을 강타하며 필자의 취재계획에도 큰 차질을 주었다. 이날(22일)도 아침부터 내린 장대비로 '오늘 경기도 취소되겠군'하는 생각을 가지고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잠실야구장을 찾아야했다.
잔뜩 낀 먹구름, 후덥지근한 날씨, 축축한 운동장 - 하늘에서는 당장 비가 쏟아질 듯 보였지만, 잠실야구장 1층에 위치한 심판 실에서는 오늘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경기시간 1시간 30분전부터 경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대기 심을 맞은 임채섭 조장, 주심을 맞은 강광회 심판위원, 1루심의 이영재 위원, 2루심의 최규순 위원, 3루심의 최수원 위원은 굳은 날씨 속에서도 야구경기를 진행시켰고, 이날 1루심을 맞은 이영재 위원은 경기 후의 인터뷰에 대해 흔쾌히 응해 주었다.
이날 경기는 무척 어렵게 진행되었다. 물론 기상청에서는 이날 비가 내릴 확률이 80%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야구 규칙상 경기시작 전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기에 심판은 비가 오든 안 오든 항상 경기를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준비를 하고 있어야한다.
이날 심판들은 "선수들도 힘들겠지만, 우리 심판들도 무척 힘들다. 이렇게 비가 오나 안 오나 우리는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고, 경가가 취소되더라도 어차피 올 해 안에는 경기를 치러야 할 것 아닌가? 어쨌든 경기를 빨리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심판들은 어떤 면에서 야구에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 가장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선수들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연봉이 높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경기에서 약간의 오심이나 자신의 팀에 불리한 판정이라도 나오면, 선수, 팬 할 것 없이 일제히 심판에게 야유를 보낸다.
흥분한 홈팀 팬들 때문에 새벽시간까지 야구장에 숨어 있다가 나온 적도 있다고 한다. 무거운 보호장비 때문에 땀띠나 피부병에 걸리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150km/h에 달하는 투구나 타자의 파울볼에 맞아 땅 위를 뒹구르는 심판의 모습은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TV중계를 통해서나 야구장에서 직접 본 기억이 한 두 번 정도는 다 있을 것이다.
지난 6월 27일 삼성과 한화의 대전경기에서는 허운 구심이 홈으로 파고드는 삼성의 마르테니스 선수를 피하지 못해 충돌하고 부상까지 입은 적이 있다.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팀 닥터가 뛰어나오고 동료선수, 감독, 코치와 모든 팬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지만, 심판이 부상당해 넘어지면, 큰 신경 안 쓰거나 오히려 박수까지 치는 팬들도 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왜 그들은 프로야구 심판을 고집하는 것일까? 아마 그것은 그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 때문일 것이다. 이영재 심판위원과의 인터뷰 중 심판생활 중 언제가 가장 보람되느냐는 질문에 "하루의 경기를 마치고, 진 팀이나 이긴 팀이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들었을 때"라고 답하였다.
심판들은 심판직을 하면서 그리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야구경기에 참여하며 프로야구의 한 부분으로써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그 기회 자체를 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그들을 심판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만 해준다면 일주일에 6일을 야구장에서 살아야 하는 노고도 그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심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일까?
심판들의 가치를 인정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은 크게 4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선수, 감독, 코치 등 경기를 같이 치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먼저 이들은 심판들을 심판으로써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영재 심판위원은 인터뷰에서 "선수, 코칭스태프들이 자신을 심판으로 봐주지 않고, 야구계의 후배로 억누르려 할 때가 가장 힘들다"라고 밝혔다. 심판의 공정한 판정은 심판들이 권위의식을 가지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판정을 내릴 때만이 정확하게 이루어진다.
선수들이나 감독들이 심판을 야구 후배쯤으로 생각하고 억누르다 보면, 어느덧 중립적인 입장의 공정한 판정은 나오기 힘들어진다. 선수, 코칭스태프들이 심판들을 인정하는 자세가 확실히 이루어져야만 공정한 판정이 나올 것이다.
또한 심판의 고유권한도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 아웃, 세이프, 스트라이크, 볼, 파울, 페어 - 이 6가지는 심판이 내리는 고유 권한이다. 원칙적으로 이 고유권한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제기를 할 수 없게 되어있다. 물론, 오심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면, 누구라도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 감독, 코치들이 이런 문제를 가지고 시시콜콜 어필을 하고 혹 어필을 받아드리지 않는다고 심판을 모독하는 극언을 서슴지 않는다면 승부에 집착하는 경직된 모습, 심판과 선수간의 불신 등만이 커질 뿐이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승복정신은 꼭 필요할 것이다.
심판의 가치를 인정 해줄 수 있는 두 번째 그룹은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 일 것이다. 그 동안 여러 문제가 생겼을 때 KBO측에서 '강 건너 불 보듯' 대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빈 볼 시비나 판정시비가 발생할 때마다 가벼운 징계 정도로 마무리하고 넘어가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한 적이 많았다.
그리고, 만약 심판의 고유권한인 퇴장선언이라도 있는 날이면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 양 다음날 상벌위원회를 열고, 심판들에게 출장정지 같은 불이익을 줄 때가 다반사였다. 이런 상황에서 심판위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욕설을 한마디라도 하면 곧바로 퇴장을 선언한다.
그리고, 심판, 감독, 선수, 야구관계자, 팬들 모두가 이것을 당연한 것을 받아드린다. 물론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심판 자신이고,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분위기를 일차적으로 만들어야 할 사람들은 선수나 코칭스태프들이다.
하지만, 심판의 고유권한에 대해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은 누가 뭐라도 KBO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KBO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심판위원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도 있고,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다.
심판의 가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세 번째 그룹은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다. 수년 전 필자는 우연히 TV에서 놀라운 사건을 본 적이 있다. 필자가 어려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상당히 중요한 경기였던 것 같다.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은 한 관중이 던진 사발면이 심판의 머리를 덮친 것이었다. "저렇게 정확하게 던지다니... 야구선수해도 되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저런 비신사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요즘에는 덜하지만, 예전에는 심판들이 원정경기에 가는 것조차 두렵기까지 했다고 한다. 원정경기에서 혹 홈팀이 지기라도 할 때는 관중들의 욕설이 난무하고 심판위원들은 심판 실에서 관중들이 다 돌아가는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팬들 자신들도 심판의 결정에 승복하는 정신을 길러야 할 것이다. 또한 승부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경기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문화도 함께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심판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장 노력해야 할 그룹은 심판자신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야구선수나 심판이나 이밖에 모든 직업이 그렇듯 자신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들이다. 자신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그만큼 가치도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면, 심판들은 그들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심판 자신들부터 몸가짐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심판규칙에 따르면 "심판원은 경기장에서는 선수와 사담에 빠져서는 안되고, 또 코처스 박스 안에 들어가거나, 임무 중인 코치와 말을 하여서도 안 된다.
구단임직원에 대하여는 항상 예의를 차려야 하나 구단 사무소를 방문하거나 어느 구단 임직원과 친밀하게 하려는 행동을 피하여야 한다."(www.koreabaseball.or.kr 2001)
심판이 만약 구단이나 선수들과의 개별적인 접촉을 자주 갖는다면 이것은 분명 오해의 소지를 낳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누구 심판은 어느 구단 누구와 친하기 때문에 편파판정을 한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이럴 경우 심판은 그들의 공정성에 크게 상처를 입을 것이고, 선수와 심판, 야구팬간의 불신이 싹틀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위의 규칙이 말해주듯 심판은 구단과의 개별접촉을 절대 삼가하여 어떠한 오해의 소지도 남겨서는 안될 것이다.
두 번째로 심판위원들은 야구의 흐름을 파악하고 유연함을 길러야 할 것이다. 심판의 유연함에 대한 한 예를 들어보자.
지난 6월 1일 LG와 한화의 청주경기. 한화가 8-2로 앞선 5회말 1사 1,3루 상황 LG의 최창호 투수는 투 스트라이크 노 볼에서 원 바운드 공을 던졌다. 이 볼에 한화 김수연은 하프스윙 비슷한 헛스윙을 하였고, 이날 주심을 맡은 김호인 구심은 아웃선언을 했다.
이때 뛰쳐나온 한화의 이광환 감독과 김구심은 이성을 잃고 멱살잡이까지 갈 기세로 큰 말다툼을 벌였다. 물론 심판고유권한에 대해 항의를 한 이감독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을 것이다. 스트라이크냐 볼이냐는 심판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프스윙인지도 모르는 애매한 상황에서 김구심은 한화 측 항의를 들어주는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었을 수도 있었다. 규칙도 중요하지만, 야구라는 것은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때문에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있는 야구를 위해서라면 심판 자신들도 경기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순간순간 잘 대처하는 유연함도 길러야 할 것이다.
셋째로 심판들은 많은 노력과 교육을 통해 그들의 실력을 보강해야 할 것이다. KBO는 일정은 테스트를 통과한 심판위원들에게 4주 동안 이론 15시간, 실기 40시간을 교육, 일정 기준을 통과한 지원자에게 수료증과 함께 프로야구 심판으로 뛸 기회를 준다(스포츠서울 2000).
필자는 심판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이유로 심판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야구계에서 심판위원들의 실력보강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능력에 따른 퇴출제도를 통해 능력 있는 실력파 심판 진들을 영입하고, 심판위원의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모든 것을 종합하여 볼 때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심판교육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야구의 흐름도 시간이 지나면서 바뀐다. 팬들이 즐기는 야구방식도 예전에 비해 달라졌다. 이런 모든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심판자신들도 야구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이날(22일) 열린 경기는 많은 비로 인해 중단, 속개를 반복하다 결국 3회에 우천으로 취소되고 말았다. 야구경기를 끝까지 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비오는 와중에도 열심히 경기하는 선수들의 모습, 빗속에서도 자기가 사랑하는 팀을 끝까지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은 정말 프로야구의 열렬한 팬인 기자를 기쁘게 해주었다.
특히,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을 위해 어떻게 하든 경기를 진행시키려 노력하던 심판진의 모습은 내 머리 깊은 곳에 좋은 인상으로 남게 되었다.
필자는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심판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의 흐름을 위해 없는 듯 있다가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만 나타나 판정을 내려줘야 하는 것이 심판이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욱 빛나게 해주고, 경기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이끌어 가야하는 것이 심판인 것이다.
그렇기에 심판 자신들은 정작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들도 심판들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때가 많다. 앞으로는 심판자신들도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야구팬인 우리들도 그들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아래는 한국야구위원회 심판위원회 이영재 위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만나서 반갑다. 우선 자기 소개를 하자면?
"1968년생 이며, 올해 34살이다. 경북대, 동국대를 거치며 야구선수생활을 하였고, 91년에 삼성 라이온스에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하였다. 95년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접고, 96년부터 프로야구 심판위원직을 맞게 되었다. 심판위원직을 시작한지 꼬박 6년째가 되었는데 처음 3년은 2군 심판 생활을 하였고, 지금까지 3년째 1군 심판 생활을 하고 있다."
- 심판이 되려면 자격요건이 어떻게 되는가?
"재작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출신이나 야구선수 출신이어야만 심판자격이 주어졌다. 하지만, 작년부터 비 야구인도 심판자격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후배 중에는 야구인 출신이 아닌 심판위원이 몇 명 있다.
심판이 되려면 심판학교를 통해 교육을 받고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보통 11월 중순에서 12월 중순 중 심판 아카데미가 열리는데, 이곳에서 실기, 필기, 교육시험을 받게 된다."
- 심판에 대한 교육은 어떠한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심판학교에서 1차 선발된 인원은 전지훈련을 기존 심판위원들과 같이 받게 된다. 전지훈련은 대부분 대구에서 이루어진다. 이곳에서 받는 2차 선발이 제일 중요한데, 심판으로서의 능력을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이 테스트에 합격하면 비로소 프로야구 심판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 지금 현재 심판위원회는 몇 명으로 조직되어 있는가?
"지금 현재 1군, 2군 통틀어 총 35명이다."
- 프로야구는 정규 시즌 동안 각 팀 당 133경기씩 총 1064경기가 벌어지고 있다. 경기진행을 위해 심판진은 어떠한 식으로 배정 되고 있는가?
"1군의 경우 A, B, C, D, 4개조로 나뉘어져 각 조 당 133경기를 치른다. 1군 심판위원은 총 20명인데 한 개조는 5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 프로야구는 4월 개막과 함께 9월까지 매 월요일과 올스타전 기간만 빼놓고는 매일 강행군되고 있다. 심판여러분들이 많이 피곤하실 텐데 휴일은 어느 날 이루어지는가?
"전날 경기에 주심을 맡은 심판위원은 다음날 비번으로 휴일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심판위원 중 부상당하는 위원이 있으면 비번인 위원이 그 자리를 매꿔 줘야 한다. 비번 순번은 주심을 맡은 다음 경기인데, 3루심, 1루심, 2루심, 주심을 4일 동안 맡고 그 다음 날 휴일을 갖게 된다."
- 심판 샐러리(연봉)는 어떠한가? 연봉에 관해 불만사항은 없는가?
"나는 지금 현재 28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확실한 것은 모르겠지만, 1군심, 2군심, 연차 등을 고려해 연봉이 책정되는 것을 알고 있다. (연봉에 대해) 그렇게 큰 불만사항은 없다. 하지만, 더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 많이 받으면 좋은 것 아닌가? (웃음)"
- 근무환경은 어떠한가? 만족하는 편인가? 불만족하는가?
"심판이나 선수의 근무환경은 둘째치고라도 야구장 시설 면에서 너무 열악하다. 야구장을 찾아오는 팬들에게 미안할 정도이다. 일본과 미국의 프로야구장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곳에 비해 우리 나라 구장들은 시설이 너무 열악하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야구팬들을 바라기란 힘들 것이다. 외야에 폭포가 있고, 수영장이 비치된 그런 구장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팬들이 찾아와 편안하게 야구를 볼 수 있을 만큼의 환경을 원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인천이 건립 중인 문학구장(지금 현재 인천에서는 야구전용구장을 건설 중이다) 같은 전용구장이 많이 생기면 팬들은 자연적으로 야구장을 찾을 것이다. 야구전용구장은 단순히 선수들만이 바라는 것이 아니다. 심판, 야구팬 모두가 바라는 꿈인 것이다.
- 심판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1군에 처음 올라왔던 1999년에 일어난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신문지상에 크게 보도되고, TV뉴스에 나올 정도로 큰 사건이어서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999년 한화 이희수 감독의 심판폭행사건의 당사자가 바로 나다. 아마 그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일 것이다."
- 심판으로서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웠던 때는 언제인가?
"솔직히 1군 3년차로 큰 경기경험은 별로 없다. 심판이라는 것은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항상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확한 판정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다 보면 인간이기에 오심도 나올 수 있고, 한쪽 팀에 유리하게 판정이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경기 후 진 팀이나 이긴 팀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한마디를 들을 때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 심판으로서 활동하며 가장 큰 애로사항이나 문제점은 무엇인가?
"가장 힘들 때는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나를 심판으로 대해주지 않고, 선배가 후배 대하듯이 할 때이다. 가끔 심판인 것을 무시하고 후배라는 인식으로 억누르려 할 때가 있다. 심판의 공정한 판정을 위해서라도 심판의 권위를 찾아주었으면 한다. 어린 심판들도 심판으로서 대해주길 바란다."
- 6월 21일 삼성, 한화 전부터 최근까지 빈볼시비가 계속 이어져왔다. 어떠한 면이 문제였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빈볼시비는 삼성 용병선수 갈베스의 위협구로부터 시작된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솔직히 한번도 갈베스의 고공을 직접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갈베스의 볼을 본 선배들의 말에 따르면, 갈베스의 공이 빈 볼은 아니라고 한다. 이 문제의 시발점은 위협구와 빈볼에 관한 관점의 차이에서 왔다고 본다. 바깥쪽 공을 던지기 위한 몸 쪽 위협구는 야구에서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위협구를 던지다가 잘못해서 몸에 맞는 볼이 나온다면, 그것을 빈볼로 보기 힘들다. 야구를 하다보면, 데드볼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것이 경기를 하다 나온 것인지 일부러 던진 빈볼인지 구분하기 솔직히 힘들다. 하지만, 우리 심판들도 그것을 정확하게 보기에 노력중이다."
- 이번 올스타기간 중 개최된 8개구단 감독회의에서 박용오 총재는 "빈볼 시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강력한 대처'란 무엇을 뜻하고 있다고 보는가?
"우리 심판위원들도 빈볼시비에 관하여 엄격히 규제하라고 심판위원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상태이다. 빈볼은 퇴장이다라는 원칙을 엄격히 따를 예정이다."
- 경기시간이 많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전반기까지 평균 경기 소요시간이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인 3시간 14분(종전 3시간 7분, 2000년)을 기록하고 있다. 8개구단 감독회의에서 또한 감독들은 불필요한 타임아웃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는데 경기시간 감축을 위해 심판들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이 문제가 프로야구 심판위원들로서는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경기지연의) 가장 큰 이유는 불필요한 타임아웃이 많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우리 심판위원들로서의 대처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이것은 각 팀의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자제해주어야 할 문제이다. 우리도 불필요한 타임아웃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프로야구 규칙에는 게임당 타임아웃의 개수를 제한하는 규칙은 없다. 하지만, 이번에 한 게임당 3변의 타임아웃으로 타임아웃의 개수를 제한하는 지시사항이 내려왔다. 물론 투수 교체시 타임아웃은 제한개수에서 제외된다. 경기 시간을 짧게 하기 위해 이 지시 사항을 확실히 따를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이닝이 바뀔 때마다 1루심과 3루심이 수비수들을 빨리 나오게 유도하고, 타자와 투수의 불필요한 행동을 제지하며, 클리닝 타임을 1~2분이라도 단축하고, 파울 등 경기 가 정지된 이후 신속하게 경기를 진행시키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경기 중 심판의 권위 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가? 권위향상을 위해 무엇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지금보다는 당연히 권위 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선수나 코칭스태프들이 심판위원들을 야구계의 후배로 보지 않고, 심판으로 봐준다면 권위 향상 문제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다. 지금 현재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선수나 코칭스태프들이 우리를 심판으로 존중해준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심판판정 6개사항 (아웃, 세이프, 스트라이크, 볼, 파울, 페어)에 관해 서의 이의 제기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이의 제기를 자제해주길 바란다. 6개사항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이것에 대해 어필하기 시작하면 심판의 권위는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선수나 코칭스태프들 모두가 엄격히 지켜주길 바란다."
- 최근 프로야구와 아마야구간의 심판교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야구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심판교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만약 심판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심판교육도 같이 받고, KBO측에서 월급도 주고, 2군과의 교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렇게 하여 그들에게 우리와 같은 소속감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아마야구계가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 최근 프로축구에는 대전 팀 서포터스와 심판간의 문제가 법정시비로까지 번질 조짐이 보이는 등 팬과 심판간의 대결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종목은 다르지만, 같은 프로심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렇게 된데 무엇이 문제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며,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든 프로스포츠는 서비스의 일종이다.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렇기에 스포츠는 항상 팬과 공존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법정시비까지 가는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 심판 측에서 (법정시비)는 자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축구심판들의 마음은 이해한다. 팬들이 스포츠를 스포츠로 이해해주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 팬,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가 승부에 집착하는 생각은 없애야 한다. 우리 팀이 이기든 지든 경기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 조금은 방대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프로야구를 이끌어 가는 분으로써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어떠한 것이 이루 졌으면 하는가?
"우선 야구장환경부터 개선되어야 한다. 모든 야구팬과 야구인들의 바램이겠지만, 야구전용구장이 꼭 필요하다. 좋은 환경이 되어야 팬들도 즐기고 선수들도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심판위원 자신들도 이것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선수나 코칭스태프들도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은 결과에 승복하는 승복정신을 기르고, 심판위원들은 오심을 줄이기 위해 보다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야구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야구경기에 있어서 오심은 없을 수 없다. 오심은 야구의 일부분으로 항상 따라다닌다. 그것을 마음먹고 일부러 하는 심판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솔직히 오심을 하면 나 자신도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다. 정말 한번 오심하면 그것이 며칠, 몇 달이 간다. 심판위원의 입장에서 팬들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보다 넓은 마음을 가지고, '오심도 야구의 일부분이다'라는 생각으로 야구를 즐겨주시길 바라는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1000경기, 2000경기 뛴 선배 심판위원에 대해 조금의 대우를 해주십사 하는 것이다. 그들도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좀더 많은 분들이 야구장을 찾아 야구를 즐겨주시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영재 위원과의 인터뷰는 경기가 취소된 후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습니다. 진솔한 그의 답변은 심판위원들을 다시 보게 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해준 이위원님께 감사드리며, 취재에 협조해준 심판위원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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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7-26 2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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