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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서 만나는 '네티즌의 힘'

01.06.28 23:52최종업데이트01.07.0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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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스포츠 신문에 의하면, 메이저리그 올스타투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애틀 이치로 선수의 열풍이 일본 네티즌들과 조직적인 일본인 야구팬들의 일반투표에 의한 것으로 보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조만간 특단의 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시애틀은 현재 지구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 동안 랜디 존슨이나 켄 그리피 주니어,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의 수퍼스타들이 트레이드나 FA자격으로 팀을 떠나 올스타에 출전할 만한 선수가 별로 없었다.

메이저의 올스타전은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진짜 스타들의 경연장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예가 볼티모어의 칼 립켄 주니어.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 철인은 20년이 넘게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연속경기출장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대표적인 아메리칸 베이스볼 플레이어다.

이미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에 대한 야구팬들의 사랑은 전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잘못하면 이 위대한 선수를 이번 올스타전에서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세계의 야구팬들을 당황시키고 메이저 사무국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를 밀어낸 대스타(?)는 현재 0.250대의 타율에 허덕이는 시애틀의 데이비드 벨.

일본의 많은 팬들이 이치로에게 무한한 애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같은 팀원인 데이비드 벨도 한몫 잡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세계의 야구팬들은 메이저 사무국의 적절한 대처를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네티즌들의 조직적 몰표행동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울까? 안타깝게도 우리의 수준도 일본과 크게 다를 바 없거나, 오히려 더한 수준에 있는지도 모른다. 가깝게는 우리의 올스타 투표가 그렇거니와, 박찬호에 대한 미국 현지의 사이트 투표에 있어서도 민족의 하나된 힘을 곧잘 표현하곤 한다.

현재 우리의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보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득표순위 1,2위를 다투는 삼성의 이승엽과 LG의 이병규가 팬들의 조직적인 몰표를 지원받고 있다. 득표에 관한 기사가 나오는 날 양팀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글들을 보면, 1위냐 2위냐를 두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팬들을 볼 수 있다.

만일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2위로 떨어지게 되면 게시판에 당장 난리가 난다. 계속해서 투표를 종용하는 글을 올리거나 한꺼번에 많이 투표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도 올라온다. 그나마 이 정도는 애교에 불과하다.

네티즌들의 파워는 실제 그들이 느끼는 것보다 대단하다. 그러나 그 힘과 애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집중될 때 애정을 쏟아붓는 대상이 받는 것은 감격이 아니라 모욕이 되는 것이다.

이치로가 올스타전 투표에서 1위를 하면 정말 순수하게 기뻐할까? 만일 올스타 투표에서 이승엽이나 이병규를 제치고 1루나 중견수 자리를 차지하는 선수가 생긴다면, 그 선수가 정말로 그것을 팬들의 성원으로 받아들일까? 그것은 그 선수에게 공개적인 조롱이고 모욕만이 될 뿐이다.

스포츠는 상대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신사적인 놀이다. 이제 20살, 성인이 된 프로야구의 팬들도 상대편 선수의 잘한 점을 칭찬하는 여유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된다.

덧붙이는 글 | 박찬호 선수에 대한 우리나라 팬들의 행동도 미국에선 자주 지적을 당한다. 작년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사이영상 후보로 등록된 박찬호를 두고 인터넷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박찬호는 네티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애리조나의 랜디존슨을 추월한 적이 있었다. 그 열렬한 네티즌들이 누군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2001-06-29 00:57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박찬호 선수에 대한 우리나라 팬들의 행동도 미국에선 자주 지적을 당한다. 작년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사이영상 후보로 등록된 박찬호를 두고 인터넷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박찬호는 네티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애리조나의 랜디존슨을 추월한 적이 있었다. 그 열렬한 네티즌들이 누군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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