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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렇게 글을 쓰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첫 기고문의 주제가 약간은 기분 좋은 내용이 아니어서 또한 씁쓸하군요. 어쨌든 박찬호 선수는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었는지 콜로라도의 에이스 마이크 햄튼에 완승을 거두었군요.
박찬호 선수에 대한 박기자님의 글 그리고 그에 대한 조기자님의 반박글을 읽어봤습니다. 글쎄요, 제가 박찬호 선수의 심중을 어찌 알겠고 또한 그의 미국 진출에 있었던 속사정을 어찌 다 알겠습니까. 다만 박기자님의 글은 다소 흥분된 어조로 팔려갔느니 행운아라느니 하는 격한 어조로 일관된 듯해서 약간 읽는 본인의 입장으로선 아리송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기사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는 박찬호 선수에 대한 비난, 옹호가 아닌, 다른 차원에서의 박찬호 선수와 메이저리그 이야기를 하고자 이렇게 용기를 내봅니다.
스포츠신문, 여러분께선 얼마나 자주 읽으십니까? 제가 재학중인 대학에서도 가판대에서 각종 신문을 파는데요, 단연 스포츠신문의 구독률이 으뜸입니다. 다소 진보적인 대학생들이라 할지라도 재미있고 자극적인 내용이 풍부한 스포츠신문은 공부하다 짬짬이 시간내어 읽긴 딱 좋은 내용이 가득하지요. 물론 스포츠신문의 내용을 그대로 신뢰하고 믿는 분은 적으리라 믿습니다만 그래도 명색이 '신문'인지라 그 영향력은 적지 않지요.
박찬호 선수가 풍운의 꿈을 안고 미국에 진출한 지 이제 벌써 5년이 넘었죠. 그 동안 우리에게는 남의 일로만 알았던 미국야구가 이제는 일상의 일부가 되었죠. 듣도보도 못한 피아자니 맥과이어니 이제는 심지어 이치로, 노모를 비롯한 일본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조차 한국인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스포츠신문은 덩달아 큰 이득을 보고 있죠. 실제로 박찬호 선수에 대한 기사가 헤드라인에 실리면 신문 판매부수가 최소 20% 정도 오른다고 하더군요. 놀랍죠?
그런데 이러한 스포츠신문의 박찬호 기사는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으며 또한 사실에 가까울까요. 대부분의 기사는 미국현지 기자들에 의해 쓰여집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각색이 있게 마련이고 또한 국내에서도 다소 자극적인 문구로 손질이 되죠. 박찬호 선수에 대한 내용 역시 쉽게 말해 '뻥'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의 사생활이라든가 일거수일투족 심지어 뭘 먹는지 대부분 내용은 본인의 실제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요즘 역시 뜨고 있는 김병현 선수의 경우, 의도적인지 아닌지 그의 팀동료와의 갈등과 감독과의 불화를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계속 싣고 있는데,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록 사실이다 하더라도 이런 것은 선수보호차원에서라도 알려서는 안 되겠죠.
박찬호 선수의 성공(물론 박기자님은 약간 다른 생각이시던데요)은 사실 우리나라 스포츠신문의 역할이 큽니다. 언론플레이 맞는 얘기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스포츠신문의 이런 호들갑과 과장이 과연 사회악인가 하는 것이죠. 박세리 선수가 몇 해 전 US오픈을 우승하고 아버지와 포옹하고 얼싸안을 때 '품위 있는'기존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꼬집더군요. 매너의 운동인 골프에서 그런 '몰상식'한 행동을 한 것을 두고 말이죠. 물론 그 후 박선수의 아버지는 상당히 '세련된' 품위를 지키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묻고 싶군요.(이 내용은 딴지일보의 관련기사내용과도 일치합니다)승리의 기쁨을 꼭 그렇게 절제하면서까지 품위를 지켜야 하는지요. 박선수가 우승 후 상대선수를 팬 것도 아니고 아버지와 포옹 후 상대선수(이름은 어려워서 까먹었는제 추아시리퐁이던가요?)와 악수도 했죠.
사람은 감정적일 수밖에 없죠. 특히 미국야구시장은 사실상 축구의 월드컵과도 같은 존재죠. 마치 월드컵에서 국기를 흔들고 옷벗고 바디페인팅하는 것과 박찬호 선수에 대해 약간은 오버한다 싶을 정도로 환호하는 것은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스포츠신문의 과장된 태도는 이런 면에서 사실 전달의 정확성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나도 괜찮다는 게 제 생각인데요. 스포츠신문은 정론지가 아닌 일종의 시간 때우기용 잡지로 그냥 이해한다면 쉽지 않을까요. 언론의 선정성을 비난하는 것은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언론의 선정성을 적절히 즐기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요즘 주목받는 B급문화(영화 음악 등)에 대해 단순히 선정적 저질이라고 매도하기엔 다양한 문화적 취향이 있는 것이니까요. 박찬호 선수의 영웅화에 대해 비판을 하는 분들의 입장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박선수의 5일마다의 국민을 위한 '쇼'를 그냥 영화보듯이 이해해주는 것은 무리일까요.
스포츠신문의 역기능은 사실 적지 않지요. 제가 여기서 말하려는 기사도 절대 스포츠신문의 모든 면을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성적기사의 부각이 점점 정도를 더해가는 요즘의 내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요. 하지만 미국야구시장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파이팅을 하는 박선수에 대해 좀 '뻥'을 치더라도 너그러히 이해해주는것은 어떨까요. 물론 열성야구팬이라면 사실적인 보도를 보고 싶겠죠. 그럴 땐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 어떨까요. 관련사이트만 해도 엄청납니다.
이제 주제를 바꿔 박찬호 선수 때문(!?)에 생기는 경제적 손익을 따져볼까요. 이 부분에서 박기자님은 다소 편협(!)하신 사고를 하고 계신 듯해서 지적하고 싶습니다.
부분적인 측면에서 박찬호 선수는 외화벌이 역군이죠. 990만달러의 연봉에 가욋돈 광고수입까지요. 그런데 한걸음 더 나아가 박선수 때문에 생기는 외화유출-방송중계료, 각종 메이저리그용품의 수입 등-을 생각하면 적자가 납니다. 예 맞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박찬호 선수때문에 생기는 계산외적 효과를 생각해 보셨는지요. 박찬호 선수가 이김으로써 얻는 국민적 만족감(이것 적지 않다고 봅니다), 또한 박찬호 선수의 중계로 인한 파생적 경제효과와 야구관련산업의 발전, 그리고 경제외적인 현상입니다만 우리나라 스포츠의 질적 획기적 발전은 역시 고려되어야 하지요.
사실 까놓고 말해서 박찬호 선수 미국 진출 전만 해도 우리나라 야구는 거의 수준 이하였습니다. 무자비한 선수혹사, 원칙없는 선수기용, 선수들의 나태함, 비시즌시 몸 망가뜨리기 등 말이죠. 그러나 박찬호선수를 훌륭히 조련시킨 미국의 야구시스템은 너무 많은 변화를 가지고 왔죠. 설마 우리나라 야구가 미국의 시스템을 따라간다고 해서 미국화에 대해 반감을 가지진 않으시겠죠?
미국을 좋아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뛰어난 시스템(이것은 야구 뿐 아니라 다른 사회, 경제 시스템을 포함합니다)은 확실히 배워야 한다고 봅니다. 감정을 가지고 메이저리그야구를 본다면 이처럼 분통터지는 일도 없을 겁니다. 얼마 전 박선수의 팀동료인 셰필드 선수도 말했습니다만은 메이저리그에도 인종차별이 있고 선수간 알력이 있고 빈부구단간 격차도 있죠.
하지만 말입니다, 메이저리그는 그냥 우리 국민에게는 5일마다하는 쇼일 뿐입니다. 그냥 팝콘을 먹으며 보는 액션영화라는 말이죠.(이것이 정치성 있는 영화일 경우는 물론 얘기가 다릅니다만)
무조건적인 미국추종 또한 문제겠습니다만 이런 프로스포츠조차 문화 종속과 반미감정을 이입한다면 글쎄요, 너무 세상살이가 삭막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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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5-31 2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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