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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도 국가대표선발전에서의 심판판정에 항의하며 김운용 대한태권도협회장과의 면담을 추진하던 경희대와 용인대 학생들이 집행부의 성의없는 대응에 반발하여 어제(25일) 오후 1시 결국 가두시위를 벌였다.
대한체육회가 위치한 올림픽회관 앞에서 시작된 어제 시위에는 특히 경원대 태권도학과 재학생 30여명이 동참했고, 앞으로 장안대와 수원여대 학생들도 참가 의사를 보이고 있어 이번 사태가 전국의 대학 태권도학과는 물론 태권도 동아리들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두 200여 명. 150여 명의 경희대생들을 시작으로 오후 1시 30분경 경원대생 30여 명이 도착했고, 이어 2시간 후인 오후 3시 30분경 20여 명의 용인대생들이 합류했다.
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20여 개의 피켓과 현수막에는 '조작꾼 임윤택 자진 사퇴하라', '우리는 깨끗한 태권도를 원한다', '태권도계 역행꾼 임윤택은 물러가라' 등 원색적인 내용으로 현 집행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학생들은 용인대생들이 합류한 직후인 오후 4시경 올림픽회관을 시작으로 약 100여 미터 떨어진 몽촌토성역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학생들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김운용 회장과의 면담, 둘째는 임윤택 전무의 사퇴이다. 그러나 김회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학생들의 임전무 사퇴건의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 결국 임전무의 사퇴여부가 이번 사태 해결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시위에 앞서 인터뷰에 응한 이동찬 경희대 태권도학과 학생회장은 24일 KBS뉴스 보도와 관련해 기심회 임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임윤택 전무를 보며 이제는 기심회 임원들이 불쌍할 정도라고 말하며 임전무는 국가대표 선발전의 대회장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30여 명의 학생들을 이끌고 처음으로 시위에 합류한 김태형 경원대 태권도학과 학생회는 역시 부정부패한 태권도계를 바로 세우는 데 학생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며 참가동기를 밝혔다.
학생들은 송파경찰서로부터 이달 30일까지 이미 집회신고를 마쳐 놓은 상태로 김 회장과의 면담이 이뤄지는 대로 시위를 해산할 계획이지만 30일까지도 면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국의 태권도인들과 결집해 계속적인 투쟁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가두시위 첫날, 이모저모
전투경찰 2개중대가 배치된 첫날 시위는 학생들의 평화적인 시위모습으로 불상사없이 진행되었다. 합법적인 시위였기 때문인지 경찰측에서도 진압복이 아닌 정복차림에 방패만을 갖춘 채 올림픽공원 내에 대기하며 한가로운 모습을 보였다.
시위에 참석한 200여 명의 학생들 모두 깨끗한 도복을 차려 입고 질서정연하게 행진하는 등 태권도인으로서의 자긍심만은 지키겠다는 표정이었다. 시위시작 전 한 켠에서는 열심히 피켓에 문구를 적고 있는 경희대 여학생들의 진지한 모습이 보였다.
본격적인 시위가 시작되며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자 지나가던 일반 시민들도 호기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학생들의 피켓을 주의 깊게 읽어보는 등 관심을 보였다.
처음엔 의아해하던 시민들도 어제 TV에 나왔(KBS 뉴스)다고 서로 얘기를 주고받으며 그제서야 학생들의 시위가 왜 일어났는지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학생들의 시위를 지켜보던 모관장은 이 학생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태권도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용산구 한남동에 산다는 김모 씨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던 어제 오후 생업도 뿌리친 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찾아 학생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해 관심을 모았다.
자신의 아들도 모 중학교 태권도선수라고 밝힌 이 시민은 액수가 얼마냐는 질문에 학생들 음료수 값 정도라고 쑥쓰러워하면서도 잘못된 점을 바로잡겠다고 나선 학생들 소식을 듣고 가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아들도 "편파판정으로 승부가 뒤집혔던 적이 있다고 말한 이 시민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저 태권도가 좋아 밤늦도록 연습에 몰두하는 대다수 선수들이 다시는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경희대 전익기 교수는 이날 시위현장을 찾아 이제는 학생들이 내 말도 듣지 않는다며 "어용교수가 되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학생들의 가두시위만큼은 자제시키기 위해 24일 밤늦도록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다는 전교수는 이번 사태로 혹여나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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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04-26 10:01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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